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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벌레 공포증이라면 이 게임은 피하세요 TOP 5

2026.03.13. 11: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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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벌써 3월 중순이다. 곧 있으면 봄이 찾아오고, 강철의 연금노래(벚꽃엔딩)가 거리 곳곳에 울려 퍼질 것이다. 이 계절이 다가오면 항상 걱정되는 게 있다. 바로 징그러운 벌레들이다.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방충망에 달라붙고 얼굴로 달려드는 진짜 벌레 말이다. 파리나 모기의 경우 짜증날 뿐이지만, 바퀴벌레나 거미 정도 되면 눈만 마주쳐도 기절할 것 같다. 팅커벨이라 불리는 거대 나방이나 징그러운 애벌레쯤 되면 그야말로 엉엉 울며 당근마켓에 '벌레 잡아주실분ㅠㅠ 5만원 드려요'라고 올리고 싶은 심정이다.

어찌저찌 현실에서는 샤시 교체와 미세 방충망 등으로 벌레를 피해 다닌다고 쳐도, 이번엔 게임 속에서 벌레들이 습격한다. 특히 최근 몇 년새 게임 그래픽이 실사 수준으로 뛰어오르면서, 게임 속 벌레 역시 잔털 하나하나까지 잘 보일 정도로 세밀해졌다. 특히 이런 벌레들이 화면을 가득 덮어버릴 정도 되면 차라리 피와 내장이 낫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그 중에는 게임 개발자들이 일부러 유저들을 괴롭히기 위해 벌레들을 이토록 열심히 만든 것인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게임들도 존재한다. 바로 오늘 소개할 게임들이다.

TOP 5. 마라톤

번지에서 부활시킨 익스트랙션 슈터 '마라톤'은 시작부터 유저들의 감각을 묘하게 후벼 판다. 접속할 때마다 털이 보송보송한 나방 한 마리가 전선을 아작아작 갉아먹는 영상을 보여주는데, 개발진은 '죽음과 재생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그것이 굳이 나방이어야 할 이유도, 미래에 걸맞게 리모델링 된 나방이 아니라 곤충 그 자체인 이유도, 그리고 그 나방을 로딩 화면에서 저리 큼직하게 보여줘야 할 이유도 모르겠다. 누에나방을 개조한 '위브웜'이 3D 프린팅 기술의 미래니 뭐니 하는 얘긴 듣기도 싫다. 그냥 저 나방 좀 치워줬으면 하는 바람 뿐이다.

여기에,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만나게 되는 거대 애벌레 '노나'쯤 가면, 번지 개발자들이 의도를 가지고 벌레 싫어하는 게이머들을 공격하고 있다는 설에 확신을 가지게 된다. AI 에이전트면 겉모습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었을 텐데, 굳이 빨간 눈에 이빨까지 보이는 거대 애벌레를 화면 가득 채워놓다니. 기계가 판치는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에서 고치 틀고 앉아있는 거대 애벌레를 굳이 구현한 수고가 참으로 가증스럽고 무서울 뿐이다. 저런 벌레 가득한 세계에서 살아야 한다면, 로그아웃을 택하겠다.

로딩 화면에서부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로딩 화면에서부터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인게임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벌레의 향연이 몰려온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인게임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벌레의 향연이 몰려온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TOP 4. 그라운디드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의 '그라운디드'는 플레이어를 개미만 한 크기로 축소시켜 뒷마당에 던져버리는 생존 게임이다. 평소엔 무섭지만 대충 피해가면 되던 무당거미와 늑대거미가 건물만 한 크기로 쉿쉿거리며 달려오는 모습을 보면, 없던 곤충 공포증도 실시간으로 생성된다. 오죽하면 유저들이 게임 하다가 기절할까 봐 개발진이 무려 0에서 5단계로 조절 가능한 거미 공포증 안전 모드까지 마련할 정도다.

여기에 2편으로 오면 무려 바퀴벌레까지 등장한다. 게임메카 선정 '인간이 가장 혐오스러워하는 벌레' 1위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는 그 바퀴벌레 말이다. 손가락만한 바퀴벌레도 무서워 죽겠는데, 화면을 가득 채울 정도로 커다란 바퀴벌레(심지어 목이 떨어진 상태로 마구 뛰어다닌다!)를 보고 있으면 그야말로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다. 여기에 거미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미 공포증 안전 모드의 적용도 받지 않는다. 다른 의미로 버그가 너무 많은 게임인지라, 벌레 공포증 게이머에게는 공포게임보다 더 무서운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머리가 떨어져서 미친 듯이 돌아다니는 장면은 차마 기사에 실을 수 없었다 (사진출처: 레딧 ID Section8Balrog 게시글)
▲ 머리가 떨어져서 미친 듯이 돌아다니는 장면은 차마 기사에 실을 수 없었다 (사진출처: 레딧 ID Section8Balrog 게시글)

TOP 3. 바이오하자드 RE:1

거대 벌레계의 조상님이자 수많은 잼민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겨준 전설의 게임이 있으니, 바로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되시겠다. T-바이러스 먹고 거대해진 거미 '웹 스피너'와 '블랙 타이거'는 좀비나 돌연변이도 아니고 그냥 징그러운 타란툴라를 수십 수백 배 확대해 놓은 모습(그래서 더 무서움)이다. 특정 구간에서 이중문 열고 들어갔는데 내 등 뒤 천장에 집채만 한 거미가 붙어있을 때의 그 공포란! 그래픽이 투박할 때도 무서웠는데, 현대 그래픽으로 재구성된 '바이오하자드: RE 1'에서는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였다.

관절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에 끈적한 독까지 뱉어대니, 이 장면에서 게임을 포기한 유저가 수두룩했다. 항의가 많았는지, 이후 출시된 RE: 2나 RE: 3에서는 거대 거미 몬스터가 등장하지 않는다. 거미 싫어하는 유저들의 집단 항의를 피해 해당 몬스터들을 아예 통째로 삭제해버렸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래픽의 진보가 몬스터를 멸종시킨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저 거미를 계속 등장시켰다간 소송의 나라에서 집단소송이 일어났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저 거미를 계속 등장시켰다간 소송의 나라에서 집단소송이 일어났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TOP 2. 호그와트 레거시

해리포터 세계관에선 마법으로 안 되는 게 없다지만, 금지된 숲에 우글거리는 '애크로맨투라' 거미 떼만큼은 머글 세계의 샷건이나 전기톱을 그립게 한다. 늑대거미를 베이스로 아주 섬세하게 빚어낸 이 녀석들은, 빛나는 여러 개의 눈알과 바스락거리는 다리로 미친 듯이 돌진해 온다. 수많은 털 묘사와 둥지에 매달린 고치들을 보고 있자면, 내가 호그와트에 입학한 건지 아마존 정글에 조난당한 건지 헷갈릴 지경이다. 결국 전 세계 거미 혐오자들의 대폭동이 일어났다.

이에 개발진은 패치를 통해 '거미 공포증 모드'를 도입했다. 소리 끄고, 이펙트 없애고, 사체 투명화까지 모조리 적용했는데, 문제는 시각적 변환이었다. 거미의 징그러운 다리를 없애는 대신 롤러스케이트를 태웠는데, 허공에 뜬 몸통과 이빨이 나를 향해 롤러를 타고 미끄러져 오는 꼬라지가 원본보다 천 배는 더 기괴했던 것. 기껏 배려해 줬더니 '불쾌한 골짜기'를 건드리며 불만을 부추긴 셈이다. 이쯤 되면 그냥 눈 감고 체인 라이트닝형 아바다 케다브라나 난사하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로울 듯 하다.

아무리 '기록조차 남겨서는 안 될 자'라고 하더라도, 이런 비주얼을 마주치면 공포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아무리 '기록조차 남겨서는 안 될 자'라고 하더라도, 이런 비주얼을 마주치면 공포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리가 없다고 안 무서울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라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다리가 없다고 안 무서울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라 (사진: 게임메카 촬영)

TOP 1. 엠파이어 오브 디 앤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엠파이어 오브 디 앤트'는 언리얼 엔진 5까지 사용해 가며 곤충 생태계를 아주 미친 듯한 현실도로 구현해 놨다. 플레이어는 고작 1cm짜리 10만 3,683번째 병정개미가 되어 숲을 탐험해야 하는데, 문제는 이 숲에 사는 포식자들의 퀄리티다. 사마귀, 딱정벌레, 거미 등의 껍질 질감과 다리털 하나하나까지 세밀하게 구현돼 있다. 시각적 경이로움을 넘어 심부전이 올 것 같은 모습들이다.

특히 개미 입장에서 보는 거미의 무시무시함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원래 이런 게임이라서인지 딱히 곤충 비주얼 필터 같은 것도 지원하지 않는 점은 덤이다. 게임을 오래 하다 보면 쇠똥구리나 애벌레 정도에는 내성이 생기지만, 거대한 거미는 오히려 더욱 무서워진다는 건 덤이다. 없던 거미 공포증도 만들어주는 게임이 바로 여기 있다. 

맙소사 (사진출처: 스팀 커뮤니티)
▲ 맙소사 (사진출처: 스팀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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