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등장한 GM의 순수 전기차 EV1. 주요 완성차 업체가 처음부터 전기 구동 시스템을 전제로 개발한 초기 양산형 전기차다. (GM 제공)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GM이 생소한 차 'EV1' 복원 지원에 나섰다. 모델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100% 순수 전기차다. 2009년 출시돼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로 불리는 미쓰비시 i-MiEV보다 무려 13년이나 앞선 1996년 데뷔한 모델이다.
최근 EV1 한 대가 미국 조지아주의 한 차량 보관소에서 발견돼 경매에 등장했다. 낙찰가는 10만 달러가 넘었다. 차량을 낙찰받은 애호가가 복원 프로젝트를 시작하자 GM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EV1에 대한 관심도 다시 커지고 있다.
1996년 등장한 EV1은 주요 완성차 업체가 개발한 현대적 순수 전기차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나온 모델이지만 대중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미시간주 랜싱에 마련된 전용 시설에서 약 1000대만 생산됐고 일반 판매가 아닌 리스 방식으로만 공급됐기 때문이다.
GM EV1 구조도. 전기 모터와 배터리, 전자식 제어 시스템 등 전기차 전용 구조로 설계된 초기 전용 플랫폼 모델이다. (GM 제공)
이후 기술적 문제와 사업성 등의 이유로 차량이 회수돼 대부분 폐기되면서 EV1은 자동차 역사 속 상징적인 모델로 남게 됐다. 그럼에도 EV1은 전기차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EV1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개조한 것이 아니라 전기 구동 시스템을 전제로 처음부터 설계된 전용 전기차였다.
차체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섀시를 적용했고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유선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주행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저구름저항 타이어도 EV1을 위해 별도로 개발됐다.
기술적으로도 매우 앞선 시도들이 포함됐다. EV1은 히트펌프 방식 공조 시스템, 회생 제동과 유압 브레이크를 결합한 전자식 제동 시스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변속기 등을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바이와이어 시스템을 적용했다. 지금 전기차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기술들이 30년 전 이미 적용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GM EV1 실내. 가속 페달과 제동 시스템을 전자식으로 제어하는 바이와이어 기술 등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전기차 기술이 적용됐다. (GM 제공)
복원 프로젝트의 목표는 차량을 완전한 주행 상태로 되살려 EV1 데뷔 30주년이 되는 2026년 11월 공개하는 것이다. GM도 미시간 워런에 있는 글로벌 기술센터에서 EV1 부품을 제공하는 등 복원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V1은 상업적으로 성공한 모델은 아니었다. 그러나 전기차가 실험적 기술이 아니라 현실적인 이동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 보여준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30년 전 GM의 EV1은 시대를 앞선 도전이었다. 이번 복원 프로젝트가 자동차 산업 역사 속에서 다시 조명받는 이유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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