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BMW가 라이프치히 공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본격 시험 투입하며 공장 자동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출처: BMW)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그동안 전기차 전환이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변화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 공장 내부에서 또 다른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동차 생산 현장에 투입되며 제조 방식 자체를 바꾸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은 지난 100여 년 동안 세 차례의 기술 혁명을 겪어 왔다. 첫 번째는 대량 생산 시스템의 등장이었다. 1913년 포드가 이동식 조립 라인을 도입하면서 자동차 생산 방식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수작업 중심이던 자동차 생산은 대량 생산 체계로 전환됐고 자동차는 일부 부유층의 사치품에서 대중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게 됐다.
두 번째 혁명은 산업용 로봇 자동화였다. 1960년대 이후 자동차 공장은 산업용 로봇의 핵심 적용 분야가 됐다. 용접과 도장, 조립 공정에 로봇이 도입되면서 생산 효율은 크게 높아졌고 자동차 제조업은 세계에서 가장 자동화 수준이 높은 산업 가운데 하나로 발전했다.
그리고 지금 자동차 산업은 세 번째 변화의 문턱에 서 있다.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이 결합된 새로운 생산 시스템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인간형 로봇을 생산 현장에 투입하는 실험을 시작했다.(출처: 현대차그룹)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인간형 로봇을 생산 현장에 투입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로봇 스타트업 피겨 AI(Figure AI)는 BMW 공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한 물류 작업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테슬라는 옵티머스(Optimus) 로봇을 공장 작업에 투입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자동차 공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간처럼 두 팔과 다리를 활용하는 로봇이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을 대신 수행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변화는 중국에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스마트 공장 구축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AI 기반 자동화 기술 도입 속도도 매우 빠르다. 대표적으로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는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을 자동차 생산 공정에 투입하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샤오펑은 로봇 기업을 통해 자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나섰고 전기차 생산 공정에서 로봇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산업이 배터리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생산 기술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인간형 로봇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는 생산 구조 변화 때문이다.(출처: CATL)
이처럼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인간형 로봇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는 생산 구조 변화 때문이다. 전기차 시대에는 소프트웨어와 배터리 기술이 중요해졌지만 동시에 생산 효율 역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공장 자동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AI와 로봇이 결합된 스마트 공장은 이러한 경쟁을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특정 작업만 수행할 수 있었지만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은 다양한 작업을 학습해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범위가 크게 넓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긍정적인 영향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 노동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일자리 변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 노동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일자리 변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출처: 테슬라)
그럼에도 자동차 산업에서 자동화 기술의 발전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자동차 생산은 대량 생산 시스템을 통해 시작됐고 산업용 로봇을 통해 고도화됐으며 이제 AI 기반 로봇을 통해 또 한 번의 변화를 맞고 있다.
결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 경쟁력은 더 이상 엔진이나 모터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 구조에 놓였다. AI와 로봇이 결합된 생산 기술 역시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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