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미국 자동차 협회(AAA)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경찰에 신고된 전체 교통사고의 15%, 즉 7건 중 1건이 뺑소니 사고로 나타났다(출처: IIHS)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최근 미국 도로에서 뺑소니 사고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단순 교통 법규 위반을 넘어 자동차 산업 구조 변화와 맞물려 생각해 볼 여지를 남긴다.
20일, 미국 자동차 협회(AAA)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경찰에 신고된 전체 교통사고의 15%, 즉 7건 중 1건이 뺑소니 사고로 나타났다. 또 같은 해 약 91만 건 이상의 사고가 접수됐고, 24만 명 이상의 부상자와 28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AAA 자료의 핵심은 뺑소니 사고의 운전자 상당수가 유효한 면허가 없었거나 본인 명의로 등록되지 않은 차량을 운전하고 있어 향후 더욱 강력한 법 집행 및 교통 카메라 등을 활용한 다각적 해결 방법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다만 이번 통계에서 함께 살펴볼 부분은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가 뺑소니 사고의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으며 보행자 사망자의 4명 중 1명은 뺑소니 사고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는 사실이다.
보행자 사망자의 4명 중 1명은 뺑소니 사고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출처: NHTSA )
지난 10여 년간 자동차 시장이 SUV와 픽업트럭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차량 구조 변화가 교통 안전 환경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대형 SUV와 풀사이즈 픽업트럭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형 SUV와 픽업트럭은 높은 차체와 수직에 가까운 전면부, 큰 차체 무게를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구조는 충돌 시 보행자의 상체를 직접 가격하는 형태로 이어지며 사고 치명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AAA 데이터에서 보행자 피해 비중이 높은 것도 이러한 구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뺑소니 사고 사망자의 상당수가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로 나타났으며, 사고는 주로 야간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최근 도심 환경은 보행자 이동 증가와 차량 대형화, 야간 이동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다. 이로 인해 사고 위험과 피해 규모가 함께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자동차 산업 측면에서 보면 완성차 업체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SUV와 픽업트럭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온 점도 이러한 변화와 연결된다. 대형 차량은 높은 가격과 옵션 구성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형 SUV와 픽업트럭은 구조 상 충돌 시 보행자의 상체를 직접 가격하는 형태로 이어지며 사고 치명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출처: IIHS)
이런 결과 시장은 세단 중심에서 대형 SUV 중심 구조로 빠르게 이동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보행자 안전에 대한 고려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동화 전환을 통해 전기차 시대에서도 이 같은 문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전기 SUV는 배터리로 인해 무게가 증가하고 차체 구조 역시 기존 SUV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유럽을 중심으로 보행자 보호 기준 강화와 전면부 설계 규제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관련 분석이 확대되는 추세다.
한편 자동차 산업은 지금까지 더 빠르고, 더 강하고, 더 큰 차량을 만드는 경쟁을 이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차량 외부 안전, 즉 보행자 보호까지 고려하는 새로운 기준이 요구될 가능성이 높다. 차량이 커질수록 사고 위험 역시 증가하고 SUV 중심 시장 확대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위험도 함께 키우고 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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