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가 처음인 여행자에게 자신있게 전한다.
청두에서 꼭 가봐야 할 6곳.
춘시루(春熙路) & IFC 몰
청두 패션의 중심
청두 다운타운 완전정복의 시작점은 단연 춘시루다. 1924년, 낙후된 도심을 현대화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조성된 이 거리는 청두에서 가장 오래된 상업지구이자 패션의 중심지로 통한다. 동서남북으로 시원하게 뻗은 거리에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노포들과 글로벌 브랜드 매장들이 어우러져 활기찬 에너지를 내뿜고 있다.
춘시루를 걷는 사람들 중 열에 아홉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데, 그 시선을 따라가보면 건물을 기어오르는 거대한 판다 조형물에 멈춰 있다. 청두의 랜드마크인 IFS 몰이다.
춘시루 거리에서 보는 판다는 아찔한 뒤태지만, IFC 몰 옥상에서는 건물을 올라오려는 판다의 얼굴을 정면으로 만나볼 수 있다. 옥상 정원은 그 귀여운 모습을 담으려는 사람들로 언제나 붐빈다. IFC 몰은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부터 트렌디한 편집숍과 마트, 식당 등이 입점해 있어 청두의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기에 좋은 장소다.
타이쿠 리(Taikoo Li)
전통과 현대의 하모니
IFS 몰 바로 맞은편으로는 청두에서 가장 힙한 타이쿠 리가 있다. 이곳은 1,400년 역사의 고찰 '대자사(大慈寺, Daci Temple)'를 중심으로 저층형 전통 건축 양식을 살려 조성된 오픈형 쇼핑 복합단지다. 하지만 단순한 쇼핑 복합단지라고만은 볼 수 없다.
타이쿠 리는 홍콩의 '스와이어 프로퍼티(Swire Properties)'와 '시노오션 그룹(Sino-Ocean Group)'이 공동 개발한 대규모 도시 재생 프로젝트로, 대자사를 비롯해 6개의 역사적인 고찰들을 훼손하지 않고 정교하게 복원했고, 주변의 전통 가옥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배치했다는 점에서도 건축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겉모습은 저층 전통 가옥이지만 서까래 아래로 구찌, 에르메스 같은 명품 매장이 들어선 모습이 이색적인데, 오래된 나무 기둥 옆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수백 년 된 은행나무 아래서 최신 패션쇼를 구경하는 일은 타이쿠 리이기 때문에 가능한 경험이다.
타이쿠 리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하나로 꼽히는 ‘팡쒀 서점(Fangsuo Commune, 方所)’도 만나볼 수 있다. 1,200평 규모의 거대한 서점은 해리포터의 도서관처럼 신비로운 분위기를 뽐내는데, 지역 아티스트들이 만든 각종 수공예품과 향수, 그림 등의 퀄리티도 수준급이라 특별한 기념품을 구매하기에도 손색 없다.
진리(锦里, Jinli) 거리
청두판 인사동으로 초대
청두 다운타운의 서남쪽으로 삼국지의 낭만이 흐르는 길이 있다. 제갈량과 유비를 모신 무후사와 맞닿아 있는 진리 거리다. 진리 거리는 삼국지 영웅들의 피규어나 관련 공예품 등을 판매하는 상점이 많아 인사동과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집 건너 한집마다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흥미진진한 이곳은 특히 해 질 무렵 방문하길 권한다. 붉은 홍등이 켜진 저녁이 진리 거리의 낭만을 더한다. 또 꼬치, 떡, 차, 아이스크림, 튀김 등 각종 간식을 맛볼 수 있는데 시식을 권하는 곳이 많아 각종 간식을 시식하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청두에서는 길에서 귀청소를 받는 풍경이 흔하다. 초소형 카메라를 귀 깊숙한 곳까지 넣어 화면을 보며 귀지를 제거하는 모습을 종종 만나볼 수 있는데, 귓속을 공개적으로 바라보는 게 다소 부담스럽고 부끄럽다면 진리 거리에서 가볍게 체험해도 좋겠다. 귀지를 떼어낸다기보다 솜과 깃털 같은 도구로 가볍게 털어내는 정도의 강도다. 바로 앞에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걸리긴 하지만 정작 현지인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콴자이샹즈
청나라 시대로 타임슬립…귀족적인 산책
청나라 시대의 고택들을 보존해 만든 '콴샹즈(넓은 골목)'과 '자이샹즈(좁은 골목)'는 청두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로 꼽힌다. 회색 벽돌과 기와 지붕이 이어지는 골목마다 정갈한 기념품점, 쓰촨 요리 전문점 그리고 공연장이 줄지어 있다.
여행자 시선에서 콴자이샹즈는 얼핏 진리거리와도 비슷한 분위기인데, 속을 들여다보면 결이 다른 장소다. 진리거리는 한나라 시대부터 상업 거리로 유명했듯 지금도 전형적인 전통 야시장의 느낌이 강하다면, 콴자이샹즈는 청나라 시대 만주족 군대와 그 가족들의 거주지였던 만큼 좀 더 정갈하고 귀족적인 전통 가옥 분위기가 짙다.
음식에도 차이가 있다. 진리거리에서는 길거리 간식이 주를 이루는 반면, 콴자이샹즈에서는 중정이 있는 예쁜 카페에서 티타임을 즐기거나 격식 있는 쓰촨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그러니 야경이 예쁘고 가성비 좋은 곳을 찾는다면 진리거리를, 세련되고 깔끔한 곳에서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콴자이샹즈를 선택할 일이다.
인민공원
청두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청두 사람들의 진짜 일상을 엿보고 싶다면 인민공원을 추천한다. 청두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도심 한 가운데에 있지만 도심의 소란과는 한 발짝 떨어진 인민공원은 청두 시민들이 일상에서 찾는 소박한 공원이다.
1911년 조성된 공원에는 키가 훌쩍 자라 울창한 나무 사이로 태극권을 수련하거나 천천히 산책하는 노인들, 나룻배를 타고 유유자적 평온한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 크고 작은 길거리 공연에 맞춰 노래 부르는 사람들까지 사람 냄새가 폴폴 풍긴다.
인민공원을 걷다 보면 여행자의 눈에 가장 생경하면서도 흥미로운 구역을 만나볼 수 있다. 바로 자녀의 짝을 찾기 위해 부모님들이 직접 자녀의 프로필을 붙여둔 '구혼 시장'이다. 이름과 나이, 사는 곳, 최종 학력, 키, 몸무게, 성격, 자산(연봉) 그리고 원하는 배우자상에 부모님 직업과 재력, 전화번호까지 꽤나 디테일한 개인 정보가 간절한 마음과 함께 종이 한장에 담겨 있다. 족히 수백장이 넘게 걸려 있는 프로필을 살펴보는 부모님들의 얼굴이 사뭇 진지하다. 여행자에게는 번역 어플을 사용해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한 편.
헤밍 티 하우스
차 한 잔에 담긴 여유
인민공원에서 꼭 찾아가야 할 곳은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헤밍 티 하우스'다. 1923년 문을 연 헤밍 티 하우스는 청두 전통 차문화를 경험하기에 최적의 장소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울창한 공원 안, 대나무 의자에 앉아 따뜻한 차 한 잔을 가운데에 두고 담소를 나누는 청두 사람들의 얼굴에는 여유가 있다. 여행자라면 ‘장취호(长嘴壶)’ 퍼포먼스에 지갑을 열어 보자. 무술과 경극의 동작을 결합한 퍼포먼스로 전문가가 주전자를 등 뒤로 돌리거나 공중으로 던지는 등 아슬아슬하고 화려한 동작을 선보이며 차를 따라준다.
주둥이가 길게 뻗어 있는 주전자에서 가느다란 물줄기가 찻잔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 마냥 신기할 뿐. 과거 사람들로 빽빽하게 붐비는 찻집에서 멀리 있는 손님에게도 따뜻한 차를 대접하기 위해 고안된 퍼포먼스라는데, 지금은 그야말로 예술과 무술 사이 어딘가에 있는 청두만의 차 문화가 됐다.
글·사진 손고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