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 시장이 2만~3만 유로대 보급형 전기차로 재편되며 가격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출처: 기아)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유럽 전기차 시장의 경쟁 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그동안 프리미엄과 중대형 중심으로 형성됐던 전기차 시장이 2만~3만 유로대(약 3500만~5200만 원대) 보급형 전기차로 재편되며 가격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르노, 폭스바겐, BYD, 기아 등 주요 업체들은 이 구간에서 정면 충돌을 예고하며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기준선을 만들고 있다.
먼저 르노는 '르노 5'를 통해 약 2만 5000유로 수준의 가격대를 제시했고, 향후 '트윙고' 전기차로 2만 유로 이하 시장까지 확대를 예고했다. 폭스바겐 역시 'ID.2'를 통해 2만 5000유로 이하 진입을 목표로 하며 대응에 나섰다.
여기에 BYD는 이미 3만 유로 초반대 모델을 앞세워 가격 경쟁을 현실화했고, 기아는 'EV2'를 약 2만 6000유로 수준으로 투입하며 가격과 상품성 균형 전략을 제시했다.
그리고 이 같은 흐름은 단순 신차 경쟁이 아니라 전기차 시장 구조 자체의 변화를 의미한다. 과거 전기차 경쟁이 대형 배터리, 고성능, 800V 아키텍처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400V 시스템, 배터리 용량 최적화, 플랫폼 단순화, 현지 생산 확대 등 구조 효율화가 핵심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유럽 전기차 시장 변화는 단순 신차 경쟁이 아니라 전기차 시장 구조 자체의 변화를 의미한다(출처: 테슬라)
이 같은 변화는 최근 글로벌 전기차 판매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성장 방식은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 2024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약 1700만 대를 넘어서며 전체 신차의 20% 이상을 차지했지만, 유럽과 북미에서는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2025년에는 약 2000만 대 이상 판매가 예상되며 시장은 확대되고 있지만, 증가 속도는 점차 완만해지고 있다. 특히 2026년 들어서는 지역별 격차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유럽은 보조금 정책과 규제 강화에 힘입어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는 반면, 북미 시장은 보조금 축소와 정책 변화 영향으로 판매가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역시 시장 자체는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를 유지하지만, 보조금 정책 변화와 세제 조정 영향으로 단기적으로는 판매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결국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성장 둔화가 아니라 구조 전환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해석된다. 초기에는 고가 전기차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됐다면, 이제는 대중형 모델이 성장을 이어가야 하는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결국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성장 둔화가 아니라 구조 전환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해석된다(출처: 폭스바겐)
이 지점에서 가격 경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실제로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도 보급형 모델 출시와 함께 가격이 평균 4% 이상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수요 확대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의 경쟁은 단순히 누가 더 싸게 파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비용 구조를 낮출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배터리, 플랫폼, 생산 방식까지 포함한 전반적인 제조 구조 혁신이 동반되지 않으면 가격 경쟁력 확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2만~3만 유로대 전기차 경쟁은 단순한 신차 출시가 아니라,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향후 이 구간에서의 경쟁 결과가 전기차 보급 속도와 산업 구조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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