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산업이 속도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온 가운데, 최근 그 속도가 오히려 리스크로 전환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출처: BYD)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중국 전기차 산업이 속도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온 가운데, 최근 그 속도가 오히려 리스크로 전환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배터리와 가격 경쟁력으로 성장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이제는 소프트웨어 완성도라는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선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BYD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신의 눈(God’s Eye)' 논란이다. 해당 시스템은 전 차종에 기본 적용되는 형태로 빠르게 확산됐지만, 최근 일부 차량에서 급가속과 비정상 조향 등 이상 동작이 보고되며 신뢰성 문제가 제기됐다.
실제 중국 내 사례에서는 차량이 제한 속도를 초과해 가속하거나 차선을 이탈하는 움직임이 발생했다는 사용자 경험도 공유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특정 모델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프리미엄 모델뿐 아니라 대중형 모델에서도 유사 사례가 언급되며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성 논란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이는 단순 품질 문제가 아닌 기술 확산 방식 자체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BYD 신의 눈 시스템은 최근 일부 차량에서 급가속과 비정상 조향 등 이상 동작이 보고되며 신뢰성 문제가 제기됐다(출처: BYD)
그리고 이 같은 배경에는 BYD의 성장 전략이 자리한다. BYD는 배터리 내재화와 높은 수직계열화를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실제로 대부분의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구조를 통해 비용 절감과 생산 속도를 동시에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자율주행 및 ADAS 영역은 전혀 다른 접근을 요구한다. 배터리와 달리 소프트웨어는 반복적인 데이터 축적과 검증이 핵심이며, 단기간 내 완성도를 확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BYD는 해당 기능을 옵션이 아닌 기본 사양으로 확대 적용하며 보급 속도를 우선시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실제 BYD는 '신의 눈' 시스템을 20개 이상의 모델에 확대 적용하며 빠른 확산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수천 건 규모의 소비자 불만이 단기간에 집중된 사례도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전면 확대 전략이 품질 리스크를 동시에 키울 수 있다는 부분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자율주행 보조 기능을 제한된 환경에서 단계적으로 확대해 왔다. 특정 모델과 지역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능을 점진적으로 고도화하는 방식이다.
BYD는 신의 눈 시스템을 20개 이상의 모델에 확대 적용하며 빠른 확산을 추진해 왔다(출처: BYD)
반면 BYD는 카메라 기반 시스템과 라이다 적용 모델을 병행 운영하며 기술 구성을 다양화했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는 차량별 성능 편차를 키우고, 문제 발생 시 원인 규명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자율주행 기술 경쟁의 본질이 성능에서 신뢰성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테슬라, GM, 포드 등 주요 업체들도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과 관련한 사고 및 조사 과정을 반복하며 기술 검증 단계를 거쳐왔다.
또한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차량 안전뿐 아니라 데이터 보안 문제까지 함께 제기되고 있다. 커넥티드카 환경에서 차량 데이터가 외부 서버로 전송되는 구조가 일반화되면서, 기술 경쟁이 안전성과 신뢰성 전반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한편 현재의 자율주행 기술은 단순 구현 여부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로보택시와 같은 무인 서비스로 확장될 경우, 단 한 번의 오류도 사업 전체를 흔들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한다.
BYD 신의 눈 논란은 단순 품질 이슈를 넘어 산업 구조 전환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출처: BYD)
BYD의 사례는 전기차 시대 이후 자동차 산업의 경쟁 축이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초기 전동화 단계에서는 배터리와 가격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 품질과 시스템 안정성이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BYD의 '신의 눈' 논란은 단순 품질 이슈를 넘어 산업 구조 전환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속도를 앞세운 확장 전략이 일정 단계 이후에는 품질과 신뢰성이라는 또 다른 장벽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자율주행 기술 경쟁은 속도보다 완성도, 확산보다 검증이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전기차 산업 역시 양적 성장 단계에서 질적 경쟁 단계로 진입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누가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느냐가 시장 주도권을 가를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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