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바히아주 카마사리 산업단지에 위치한 BYD 전기차 공장 전경 및 생산 라인(출처 : BYD)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중국 BYD가 브라질 정부의 ‘노예노동 블랙리스트(Lista Suja)’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존재감을 키워온 BYD가 핵심 성장 거점으로 삼은 브라질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기업 명단에 오르면서 브랜드 신뢰도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브라질 노동부의 ‘리스트 수자(Lista Suja)’는 노동자를 노예제와 유사한 조건에 처하게 한 사업주와 기업을 공개하는 제도다. 공식 명칭은 ‘노예제 유사 노동 사업주 명단’으로 단순한 근로기준 위반이 아닌 강제노동, 임금 통제, 비인간적 주거 환경 등 중대한 인권 침해가 행정적으로 확정된 경우에만 포함된다.
이 명단에 오른 기업은 최소 2년 동안 금융·사업 활동 전반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브라질 국책은행과 주요 금융기관 대출이 제한되고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도 ESG 기준에 따라 거래를 중단하거나 재검토하는 사례가 많다. 사실상 ‘공식 낙인’이 찍힌 셈이다.
BYD가 명단에 오른 배경은 지난 2024년 말 브라질 바히아주 카마사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거진 노동 착취 논란이다. 당시 중국인 노동자 160여 명이 과밀 숙소, 여권 압수, 임금 통제 등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브라질 노동당국 조사로 드러났고 이후 행정 절차를 거쳐 이번에 최종 등재가 확정됐다.
브라질 당국은 해당 노동자들이 하청업체를 통해 고용됐더라도 원청인 BYD가 현장 관리와 노동 조건을 감독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BYD는 단순한 ‘연루’가 아닌 책임 주체로 분류하고 현지 시간으로 6일, 다른 기업들과 함께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명단을 발표했다.
브라질 바히아주 카마사리 공장 건설 당시 중국인 노동자들이 생활하던 숙소 내부. 매트리스 없는 침대와 과밀한 공간, 열악한 위생 환경이 확인되며 ‘노예제 유사 노동’ 논란의 핵심 근거가 됐다. (영상 캡처)
브라질 정부는 BYD 등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에 대해 "사업주가 단순한 근로기준 위반을 넘어 노동자를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수준의 조건에 놓이게 했다"라고 지적했다.
브라질은 BYD가 중국 외 시장 가운데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전략적 거점이다. 카마사리 공장은 남미 생산 허브 역할을 맡고 있는 주요 거점으로 BYD는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미국의 관세 부담을 줄이고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BYD는 최소 2년간 금융 접근성과 사업 파트너십에서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동시에 ‘노예노동 기업’이라는 낙인은 브랜드 이미지에도 장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ESG 기준이 강화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이번 이슈는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닌 기업 가치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브라질은 남미 시장의 관문이자 생산 거점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며 “이번 사안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BYD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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