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테슬라와 BYD. 2026년 1분기 테슬라가 1위 자리를 탈환했지만 약 5만 대로 추정되는 재고로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오토헤럴드)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테슬라가 다시 전기차 시장 정상에 올랐다. 2026년 1분기 글로벌 순수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35만 8023대를 팔아 31만 389대를 기록한 BYD를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테슬라는 지난 2023년 BYD에 첫 분기 실적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여왔다.
테슬라의 실적은 수치로 봤을 때 시장 주도권을 회복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시장 반응은 차갑다. 테슬라의 1분기 실적은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의 예상한 수치보다 4%, JP모건이 제시한 38만 5000대보다 7% 낮았다.
JP 모건은 특히 생산량이 판매량을 크게 웃돌면서 테슬라가 현재 5만 대 이상의 재고를 쌓아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현금 흐름 악화 가능성을 경고하는 한편, 주가가 60% 이상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 놨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1위 탈환이 ‘수요가 폭발한 결과’라기보다 경쟁 환경 변화와 외부 변수에 따른 반사이익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테슬라의 1분기 성적은 최근 1년 기준으로 보면 가장 부진한 수준에 속한다.
사업 구조 역시 여전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테슬라는 여전히 모델 3와 모델 Y 중심의 판매 구조에 의존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은 아직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등도 실체가 불분명한 ‘미래 가치’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글로벌 경쟁 심화까지 겹치면서 테슬라의 기존 자동차 사업 자체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경쟁사인 BYD도 예상 밖의 부진을 겪었지만 평가는 다르다. BYD의 1분기 판매는 전년 대비 약 30% 감소하며 테슬라에 1위 자리를 내 줬다. 최근 7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는 BYD의 하락세는 단순한 수요 둔화라기보다 중국 시장의 구조 변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결과다.
중국 정부는 2026년부터 전기차 구매세 면제 혜택을 축소하고 일부 과세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과열된 가격 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원가 이하 판매를 제한하는 규제도 강화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해온 BYD에 특히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가격 인하 판매 확대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면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된 것이다.
다만 BYD는 테슬라와 다르게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에 차이가 있다. BYD는 유럽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생산 거점을 확대하며 해외 시장 비중을 빠르게 늘려 내수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테슬라와 BYD의 엇갈린 성적은 전기차 시장의 판도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단순히 판매량과 가격 경쟁력이 승부를 갈랐다면 이제는 정책과 지정학, 그리고 시장 구조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됐다.
중동 지역 긴장으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전기차 수요가 자극되는 동시에, 각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규제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변수로 떠올랐다. ‘누가 더 많이 팔았는가’의 경쟁에서 ‘누가 더 유리한 환경을 확보했는가’의 경쟁으로 전기차 시장의 판세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테슬라는 1위를 되찾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수요 둔화, 재고 증가, 제품 라인업 의존 구조,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 사업까지 어느 하나 가볍지 않다. 반대로 BYD는 일시적인 부진을 겪고 있지만 글로벌 확장이라는 새로운 성장 축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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