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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움직이지도 않은 QM6 급발진 논란...RPM 상승, 꽤 흔한 일

2026.04.17. 13: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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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군 고흥읍 산길에서 발생한 급가속 사고 운전자가 사고 직전까지 브레이크 페달이 아닌 가속 페달을 수 차례 조작하는 페달 블랙박스 영상. 이 영상으로 급발진 주장 사고의 대부분이 '휴먼 에러'라는 주장에 힘이 쏠리기 시작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전남 고흥군 고흥읍 산길에서 발생한 급가속 사고 운전자가 사고 직전까지 브레이크 페달이 아닌 가속 페달을 수 차례 조작하는 페달 블랙박스 영상. 이 영상으로 급발진 주장 사고의 대부분이 '휴먼 에러'라는 주장에 힘이 쏠리기 시작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최근 한 방송사가 보도한 르노코리아 QM6 차량의 ‘급발진 의심’ 영상이 온라인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제의 영상에는 2019년식 QM6 차량에서 시동을 거는 순간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엔진 회전수(RPM)가 급격히 상승하는 장면이 담겼다.

 차주는 “갑자기 굉음이 나면서 RPM이 끝까지 치솟았다”고 주장했고 방송사는 해당 영상을 근거로 ‘이래도 급발진 없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보도를 내보냈다. 여기에 더해 르노코리아가 보증기간 만료를 이유로 수리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한 점까지 지적되면서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비판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영상의 내용과 달리 문제가 된 차량은 최초 경미한 사고로 보험 수리를 하기 위해 르노코리아 서비스센터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수리가 끝난 차량을 출고한 차주가 논란이 된 영상을 르노코리아에 보내면서 시작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차주는 RPM이 상승하는 영상을 서비스센터에 보내고 보험 수리가 되는지를 물었다"라며 "사고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보험 수리가 안되니 차량을 입고하고 수리하기 위해서는 결제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한 것이 전부"라고 했다.

처음부터 RPM 상승을 이유로 서비스센터를 찾지 않았고 비용 부분도 사고와 관련이 없는 부위를 수리하는 데 따른 안내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다만 고객을 응대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했다.

문제는 급발진의 확실한 증거 영상이라는 점에 자동차 전문가들은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차량이 정지한 공회전 상태에서 RPM이 급상승하는 현상은 비교적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주로 공기 유입, 연료 공급, 전자 제어 시스템 가운데 하나 이상에서 문제가 생길 때 나타난다. 예를 들어 흡기 계통의 호스가 손상되거나 누설이 발생하면 엔진으로 유입되는 공기량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RPM이 상승할 수 있다.

또한 스로틀 바디에 카본이 쌓이거나 아이들 공기 제어 장치에 이상이 생긴 경우에도 공회전 회전수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센서 오류 역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공기량을 측정하는 MAF 센서가 오염되거나 스로틀 위치 센서(TPS)에 문제가 생길 경우, 차량의 전자제어장치(ECU)가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연료 분사량을 조절하면서 RPM이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

인터뷰 당사자로 추정되는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다양한 원인으로 RPM이 급상승할 수 있으며 이는 급발진과는 아무 연관이 없는 현상이라고 했다. (유튜브 화면 캡쳐) 인터뷰 당사자로 추정되는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다양한 원인으로 RPM이 급상승할 수 있으며 이는 급발진과는 아무 연관이 없는 현상이라고 했다. (유튜브 화면 캡쳐)

냉각수 온도 센서 이상으로 엔진이 실제보다 차갑다고 인식할 경우에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밖에도 전자식 스로틀 시스템의 일시적인 오류로 인해 엔진 회전수가 급등하는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대부분이 차량의 시동을 걸때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어서 급발진, 급가속으로 연결하는데 무리가 있다.

이러한 현상이 드라이브 모드(D) 또는 주행 중 발생했다면 실제 급발진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차량은 주차(P) 또는 중립(N) 상태에서 시동이 걸리고 D단으로 변속하기 위해서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만 한다.

또한 차량이 가속 상태에 있더라도 제동 시스템이 정상이라면 브레이크 조작을 통해 충분히 차량을 정지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급발진으로 보기 어려운 영상"이라며 "RPM 급상승은 운전자의 가속 의도와 엔진의 실제 반응을 연결하는 핵심 센서인 APS(Accelerator Pedal Sensor)와 TPS(Throttle Position Sensor)의 오류에 따른 현상일 가능성이 높고 어떤 이유로든 급발진 또는 급가속과는 무관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APS와 TPS는 운전자가 액셀레이터를 얼마나 밟았는지, 스로틀이 실제로 얼마나 열렸는지를 감지하는 장치로 이상이 발생하면 RPM이 급상승하거나 급하강하는 원인이 된다.

온라인에서는 열띤 반응들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확실한 급발진 증거”라며 방송 내용을 지지했지만 다른 이들은 “단순한 RPM 이상 증상을 급발진으로 몰아가고 있다”, “페달이나 스로틀 계통 문제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라며 보다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방송사가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음성을 변조하고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논란이 제기됐다. 영상에서는 자동차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전문가를 인터뷰하면서 이름과 소속을 밝히지 않은 것은 물론 음성까지 변조하는 일반적이지 않은 내용이 나온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RPM 상승 현상’을 급발진으로 볼 수 있느냐는 점에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영상만으로는 차량 결함이나 급발진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급발진은 운전자의 제어를 벗어나 차량이 지속적으로 가속되는 상황을 의미하는 만큼 정차 상태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엔진 회전수 상승과는 구분해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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