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 국제 오토쇼' 세계 최초 공개한 콘셉트카 네오룬. (제네시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제네시스 플래그십 전기 SUV ‘GV90’의 출시 일정이 다시 한 번 유동적으로 바뀌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올해 상반기 또는 9월 중순 공개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현대차는 구체적인 시점을 특정하지 않고 있다.
GV90 출시 일정을 묻는 질문에 현대차 관계자는 “상품성이 완벽하다고 판단했을 때”라고 답했다. 이어 “GV90는 단순한 플래그십 전기 SUV가 아니다”라며 “시장 상황이나 일정에 맞추기보다는 어떤 프리미엄 브랜드와도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완성도를 확보했을 때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출시 시점을 단언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결정은 단순한 일정 지연을 넘어 제네시스 전동화 전략 전반을 관통하는 방향 전환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속도’보다 ‘완성도’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네시스는 올해 하반기 GV90을 필두로 GV80 하이브리드, G90 부분변경, G80 하이브리드 등 신차를 연이어 투입하는 공격적인 제품 전략을 준비해왔다. 특히 GV90은 이후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와 함께 판매 반등을 이끌 핵심 모델로 기대를 모아왔다.
GV90은 제네시스 전동화 전략의 정점에 위치하는 모델이다. 전장 5m가 넘는 초대형 전기 SUV로 브랜드 최초의 차급으로콘셉트카 ‘네오룬(Neolun)’을 기반으로 한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럭셔리 감성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이 처음 적용되고 대용량 배터리를 바탕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800km 수준의 주행거리 확보가 목표로 제시된다.
가격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 최상위 플래그십 수준이 예상되고 있어 단순한 신차를 넘어 기술력을 집약한 ‘기술 과시형 플래그십’ 성격이 강하다. GV90은 제네시스가 전동화 시대에도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시험대라는 평가다.
GV90는 5m가 넘는 전장과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 탑재 등 브랜드의 전동화 전략 최정점에 위치하는 모델이다. (제네시스)
현대차가 핵심 모델의 출시를 늦춘 배경에는 분명한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최근 제네시스 전기차 판매가 둔화하는 흐름 속에서 성급한 출시보다 상품성과 품질을 끌어올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순수 전기차의 수요가 많지 않은 만큼 판매량보다 브랜드 신뢰와 완성도가 더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는 전기차 수요 둔화 국면에서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전동화 전략을 전기차 중심에서 하이브리드까지 확장하고 있다. GV80과 G80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도입해 수요 변화에 대응하고, 향후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등 다양한 전동화 옵션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GV90의 역할을 단순한 신차 이상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선도 업체들과 경쟁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전동화 전략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따라서 ‘언제 나오느냐’보다는 ‘어떤 모습으로 나오느냐’가 더 중요하다. 대신 완벽해야 한다. 전동화 시대 프리미엄의 기준이 속도가 아니라 완성도에 있다는 점을 GV90에 담아야만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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