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에도 업계 소식은 멈추지 않습니다. 신뢰도가 낮더라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루머들이 매주 쏟아지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우리가 쓰게 될 차세대 제품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죠. 흥미롭거나 실현 가능성이 높은 소식들을 한번 추려봤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확인해 보시죠!
| 노바에서 레이저를 지나 타이탄ㆍ문까지 진격의 인텔, 거침없는 CPU 로드맵 유출 |
한동안 끊임없는 지연과 로드맵 수정, 구조 개편이라는 단어를 달고 살던 회사가 "이제는 흔들리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듯합니다. 공급망 보고서를 통해 흘러나온 이번 로드맵은 노바 레이크(Nova Lake), 레이저 레이크(Razor Lake), 타이탄 레이크(Titan Lake), 문 레이크(Moon Lake)라는 네 개의 아키텍처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노바 레이크는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미 공개된 정보들을 모아보면 꽤 인상적인 수치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데스크톱 플래그십 기준 최대 52코어, 캐시는 288MB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어 구성은 코요테 코브(Coyote Cove) P코어와 아틱 울프(Arctic Wolf) E코어의 하이브리드 조합이고, 소켓 규격은 기존 LGA 1851에서 LGA 1954로 바뀝니다.
288MB라는 숫자, 얼마나 큰 걸까요? AMD의 현행 라이젠 9 9950X3D2조차 192MB인데, 노바 레이크는 이를 50%나 웃도는 캐시 용량을 담습니다. 게이밍이나 레이턴시에 민감한 작업일수록 캐시가 많을수록 유리한데, 인텔이 AMD의 X3D를 정면으로 겨냥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죠.

▲ 요즘 인텔이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는 것 같네요
또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이 있습니다. 레이저 레이크는 2027년 4분기에 등장할 예정인데, 그리핀 코브(Griffin Cove) P코어와 골든 이글(Golden Eagle) E코어를 탑재하면서 IPC(클럭당 명령어 처리 성능) 개선에 집중합니다. 무엇보다 노바 레이크 플랫폼과 핀 호환이 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쉽게 말해, 노바 레이크용 메인보드를 사면 레이저 레이크가 나와도 교체 없이 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매년 소켓 규격이 바뀐다는 비판을 받아온 인텔이 드디어 변하는 모습입니다.
가장 파격적인 변화는 타이탄 레이크가 공개될 2028년에 찾아올 전망입니다. 현재 유출된 내용에 따르면 '코퍼 샤크(Copper Shark)'라 불리는 통합 코어 아키텍처를 도입해, P코어와 E코어의 구분 자체를 없앨 가능성이 높습니다. 앨더 레이크 이후 인텔의 상징처럼 굳어진 하이브리드 빅리틀 전략을 버리겠다는 것인데, 작게는 설계 패러다임의 전환이고 크게는 경쟁 지형의 재편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엔비디아와 협력해 RTX GPU 타일을 프로세서 패키지 내부에 직접 통합한다는 루머도 있습니다. 현재 AMD 스트릭스 헤일로(Strix Halo) 같은 CPU-GPU 통합 APU가 고성능 모바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타이탄 레이크가 이 시장을 정면으로 노리겠다는 시나리오입니다. 물론 2028년 이야기라 아직 변수가 많습니다.
끝으로 문 레이크는 크롬북이나 보급형 노트북을 겨냥한 E코어 전용 플랫폼으로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성능보다 전력 효율과 제조 원가를 우선시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지금의 인텔은 사실 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애로우 레이크의 데스크톱 게이밍 성능이 전작인 랩터 레이크에 밀리는 해프닝까지 있었고, 시장에서의 신뢰가 많이 흔들렸습니다. 노바 레이크부터 시작하는 이 연간 출시 주기 전략이 실제로 이행된다면 인텔 입장에서는 진정한 반격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선언과 실행 사이의 거리, 지금은 그것이 인텔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겠죠.
| Zen 6는 멀고 기업 시장에 팔기는 해야겠고... 조용한 출시를 준비하는 AMD 라이젠 프로 라인업 |
AMD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조용히 포트폴리오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최근 며칠 사이에 미공개 PRO 프로세서 두 개가 벤치마크 데이터베이스 패스마크(PassMark)에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바로 라이젠 9 PRO 9965X3D와 라이젠 7 PRO 9755입니다. AMD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제품들이지만, 패스마크에 실제 벤치마크 수치가 올라왔다는 건 출시가 그리 멀지 않았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우선 라이젠 9 PRO 9965X3D부터 살펴보죠. 이 칩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PRO 라인업 역사상 처음으로 3D V-캐시(V-Cache)를 달았기 때문입니다. V-캐시는 AMD가 게이밍 성능 극대화를 위해 쓰는 기술로, 기존 PRO 라인에서는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었습니다. 게이밍 성능이 주목표가 아닌 기업용 제품에 이 기술이 탑재된다는 건 꽤 이례적인 선택이죠.

▲ AMD가 X3D를 적용한 라이젠 프로 라인업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입니다
스펙은 16코어 32스레드로, 현재 PRO 9000 시리즈 최상위 모델인 12코어 라이젠 9 PRO 9945를 단숨에 뛰어넘습니다. 패스마크 점수는 멀티스레드 6만 5111점, 싱글스레드 4614점을 기록했는데, 소비자용 9950X3D 대비 각각 7.3%, 2.7% 낮은 수준입니다. TDP가 소비자 제품보다 낮게 설정될 가능성이 높아 생기는 차이로 보입니다. 참고로 L3 캐시는 패스마크에 32MB로 잘못 식별됐지만, 9950X3D와 동일한 128MB를 탑재한 것이 맞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라이젠 7 PRO 9755는 조금 다른 방향의 소식입니다. 이 칩은 기존 라이젠 7 PRO 9745 바로 위에 자리 잡는 모델로, 코어 수(8코어 16스레드)와 캐시(L3 32MB + L2 8MB)가 동일합니다. 차이는 클럭 속도에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패스마크 결과를 보면 멀티스레드에서 2.7% 향상됐고, 싱글스레드는 사실상 동일합니다. 비교 대상인 9745는 기본 3.8GHz, 최대 부스트 5.4GHz, TDP 65W 사양인데, 9755도 부스트 클럭을 약간 끌어올린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AMD가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PRO 9000 시리즈 데스크톱 라인업은 라이젠 9 PRO 9945(12코어), 라이젠 7 PRO 9745(8코어), 라이젠 5 PRO 9645(6코어) 세 가지에 불과합니다. 9965X3D와 9755가 정식 출시된다면, 이 라인업은 16코어 X3D 플래그십부터 실속형 8코어까지 훨씬 촘촘한 구성을 갖추게 됩니다.
PRO 시리즈는 일반 소비자보다 기업 고객이나 OEM 파트너를 위한 제품군입니다. 성능만 보는 게 아니라 안정성, 보안 기능, 장기 지원 여부까지 따집니다. 그런 환경에서 V-캐시까지 얹은 16코어 칩이 등장한다면, 게이밍 워크스테이션이나 고성능 편집 시스템 수요까지 함께 흡수할 수 있습니다. AMD가 기업용 시장에서도 최대한 빨리 경쟁 우위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도로 읽힙니다.
| 늦게라도 출시되니 다행인데 그 전에 구매한 사람들은? 조용히 출시된 엔비디아 노트북용 RTX 5070 12GB |
보통 신제품을 출시할 때 발표 행사를 열거나 적어도 공식 보도자료 하나는 내놓기 마련입니다. 엔비디아는 그냥 드라이버 업데이트 패치 노트에 슬쩍 끼워 넣었습니다.
최신 지포스 드라이버 596.36 업데이트 노트에 RTX 5070 노트북 GPU 12GB 버전 출시 소식이 담겼습니다. 기존 8GB 모델보다 VRAM이 50% 늘어난 제품입니다. 발표 방식만큼이나 배경도 흥미롭습니다. 엔비디아는 공식 입장을 통해 "지포스 RTX GPU 수요는 강하지만 메모리 공급이 제한돼 있어 24Gb GDDR7 모듈 기반의 12GB 구성을 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메모리 공급 부족 때문에 더 많은 메모리를 넣은 GPU를 출시한다는 게 언뜻 역설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구조를 들여다보면 이해가 됩니다. 기존 8GB 모델은 16Gb(2GB) 용량의 GDDR7 모듈 네 개를 사용합니다. 반면 12GB 버전은 24Gb(3GB) 모듈을 써서 같은 개수로 더 높은 용량을 구현합니다. 이 24Gb 모듈은 삼성과 마이크론이 최근 증산에 나선 별도의 공급망에서 조달됩니다. 즉, 기존 16Gb 모듈 재고에 손을 대지 않고 다른 경로로 물량을 확보한 셈입니다.

▲ 기존 소비자들에게 원성을 들을까봐 노트북용 RTX 5070 12GB를 조용히 출시한 것 같네요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메모리 용량이 늘었지만 대역폭은 그대로라는 사실입니다. 버스 너비는 여전히 128비트, 대역폭은 384GB/s를 유지합니다. CUDA 코어 수도 4,608개로 동일합니다. 요컨대 12GB 버전은 기존 8GB 모델에 VRAM만 더한 제품이지, 성능이 올라간 건 아닙니다.
그렇다면 12GB가 실제로 의미 있을까요? 최신 AAA 타이틀을 최고 설정으로 구동하거나, 레이 트레이싱을 켜는 상황에서는 8GB 모델이 메모리 병목에 걸리는 빈도가 잦습니다. 12GB는 그 한계를 조금 낮춰줍니다. 중급 노트북 GPU에서 이 정도 VRAM을 제공하는 건 현재 시장에서 꽤 드문 일이기도 하죠.
눈여겨볼 맥락이 하나 더 있습니다. RTX 50 슈퍼(SUPER) 시리즈가 올해 출시될 것이라는 루머가 무성했지만, 현재로선 사실상 취소 혹은 연기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슈퍼 시리즈 역시 같은 3GB GDDR7 모듈에 의존할 예정이었는데, 엔비디아가 이 모듈을 보다 마진이 높은 모바일 제품에 우선 배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옵니다. Framework 같은 업체는 12GB 버전 그래픽 모듈을 8GB 대비 72%나 높은 가격에 책정하기도 했으니, 공급 대비 가격 프리미엄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어쨌든 12GB 버전을 탑재한 노트북은 레노버, MSI, XMG 등을 중심으로 2026년 6월부터 순차 출시될 예정입니다. 기존 8GB 모델도 병행 판매를 이어가는 만큼, 소비자 선택지는 일단 넓어졌습니다. 먼저 구매한 소비자는 눈물이 흐르겠지만요.
| AI... 또 당신입니까? 애플, 맥북 네오 기본 모델 단종 검토 중 |
맥북 네오(MacBook Neo)는 아이폰에 들어가는 A18 Pro 칩을 그대로 얹은 599달러짜리 노트북입니다. 국내에서도 99만 원에 출시되어 주목받았죠. 가성비로 승부하는 제품이지 않았냐고요?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599달러짜리 모델이 단종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만 기반 IT 칼럼니스트이자 전 블룸버그 기자 팀 컬판(Tim Culpan)이 자신의 뉴스레터 Culpium을 통해 전한 내용입니다. 그에 따르면 애플은 부품 가격 상승에 대응하는 방안의 하나로, 256GB 기본 모델 판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렇게 되면 네오의 실질 시작 가격은 개별 제품 가격 변동 없이 699달러로 100달러 올라가는 효과가 납니다.
맥북 네오의 탄생 과정은 이렇습니다. 이 제품의 핵심 부품인 A18 Pro 칩은 원래 아이폰 16 Pro를 위해 만든 것입니다. 여기서 애플이 영리한 선택을 합니다. GPU 코어 하나가 불량인 칩을 버리지 않고 네오에 재활용한 것입니다. 덕분에 원가를 낮게 유지할 수 있었죠.

▲ 애플이 맥북 네오 기본형을 단종하면서 사실상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소문이 나옵니다
문제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가 생기면서 발생했습니다. 현재 애플 홈페이지의 배송 예상 기간은 2~3주로 늘어났고, 애플은 공급업체에 생산 목표를 당초 500만~600만 대에서 1000만 대로 두 배 상향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고가 소진된 상황이라 TSMC로부터 A18 Pro를 새로 받아야 하는데, 이번엔 불량 칩이 아닌 정상 칩을 써야 하니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TSMC의 3nm 공정 여유 용량도 AI 관련 주문으로 빠듯한 상황이라 조달 비용은 더 높아집니다.
여기에 D램 가격 급등이 더해집니다. AI 데이터센터 증설 수요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줄면서, 네오에 들어가는 D램 가격도 초기 생산 시점보다 크게 올랐습니다. 부품 원가 인상 요인이 여러 방향에서 한꺼번에 몰려온 셈입니다.
애플이 비슷한 조치를 이미 다른 제품에 적용한 전례가 있습니다. 맥 스튜디오는 올해 3월 512GB RAM 모델 판매를 중단했고, 맥 미니는 가장 낮은 256GB 옵션을 없애면서 시작 가격이 599달러에서 799달러로 올랐습니다. 맥북 네오가 같은 수순을 밟는다면, 시작 가격 599달러는 사라지고 699달러부터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컬판에 따르면 단종을 최종 결정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색상 옵션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반감을 색상 신규 출시로 희석하겠다는 전략인 셈입니다.
599달러라는 가격표 자체가 맥북 네오 흥행의 핵심이었습니다. 그 숫자가 사라지면 시장 반응이 어떻게 달라질지, 애플 입장에서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닐 겁니다. 메모리 대란이 소비자 가격에까지 본격적으로 파고드는 분위기, 올 하반기 여러 제품의 가격 흐름을 예의 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달해 드릴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이번주도 다양한 소식이 쏟아졌네요. 흥미로운 것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새로운 떡밥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한 회원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글 강우성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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