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차세대 인터페이스 ‘아린’이 적용된 신형 ES 실내. 14인치 대형 디스플레이와 위젯 기반 UI를 통해 EV 중심 사용자 경험(UX)을 강화했다. (렉서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렉서스가 차세대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공개했다. 신형 렉서스 ES에 우선 탑재될 새로운 멀티미디어 시스템은 단순 인포테인먼트 기능 개선 수준을 넘어 전기차 시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경험(UX)을 전면 재설계해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으로의 변신을 예고했다.
새 시스템의 핵심은 토요타그룹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 ‘아린(Arene)’이다. 렉서스는 이를 기반으로 EV 라우팅, 클라우드 내비게이션, 음성 AI, 디지털 키, 원격 충전 관리 기능 등을 통합 구현했다.
EV 시대 핵심 경쟁력 ‘네이티브 EV UX’ 강화
신형 렉서스 ES에 적용된 드라이브 레코더 기능. 차량 외부 카메라를 활용해 주행 영상을 저장하고 차량 내 디스플레이에서 바로 재생할 수 있다. (렉서스)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렉서스 최초의 네이티브 EV 라우팅(Routing) 기능이다. 그동안 토요타·렉서스 전기차는 충전 경로 계획 기능이 경쟁 브랜드 대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신형 ES부터는 차량이 목적지까지 최적 충전 경로를 자동 계산하고 충전소 정보를 실시간 제공한다.
EV 라우팅은 충전소 위치뿐 아니라 운영 시간, 충전기 종류(Level 1·2·DC 급속 충전), 충전 가능 여부, 최대 출력(kW), 예상 배터리 잔량까지 표시한다. EV 레인지 맵(Range Map)은 현재 배터리 상태를 기반으로 최적 경로와 충전 지점을 자동 추천한다.
이에 따라 렉서스 EV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로 지목돼 왔던 ‘네이티브 EV UX’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는 테슬라, 리비안 등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실내 UX도 대폭 달라졌다. 새 인터페이스는 14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스타일 UI를 적용했다. 위젯 기반 홈 화면과 퀵 컨트롤 메뉴를 통해 내비게이션, 오디오, 공조,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기능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렉서스는 특히 시스템 반응 속도 향상에 주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로운 인터페이스는 온디바이스(On-device) 컴퓨팅 성능을 높여 터치 응답성을 개선했으며 현행 렉서스 시스템보다 한 세대 앞선 완성도를 기대하게 했다.
음성 AI·5G·디지털 키까지 연결성 강화
렉서스 앱 기반 원격 제어 기능. 스마트폰으로 차량 잠금·해제, 공조 제어, 충전 관리 등을 지원하며 디지털 키 기능도 제공한다. (렉서스)
음성 비서 기능도 진화했다. ‘헤이 렉서스(Hey Lexus)’는 물론 ‘하이 렉서스(Hi Lexus)’, ‘오케이 렉서스(Okay Lexus)’와 같은 자연어 호출을 지원하며 공조 제어, 음악 재생, 배터리 상태 확인, 블루투스 연결 안내 기능까지 제공한다. 특히 온디바이스 기반 음성 처리 구조를 적용해 응답 속도를 높였다.
차량과 스마트폰, 클라우드 연결성도 한층 강화됐다. 디지털 키 기능은 스마트폰 지갑 앱과 연동이 가능하고 최대 5명까지 공유할 수 있다. NFC 기반 접근 기능도 지원한다. 또한 원격 공조 제어, 충전 스케줄 설정, 차량 상태 확인 기능도 앱에서 통합 제공된다.
렉서스는 이번 세대에서 처음으로 AT&T 5G 네트워크 연결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스포티파이(Spotify) 통합 스트리밍과 ‘시리우스XM(SiriusXM) 360L’ 기반 콘텐츠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변화를 단순 편의사양 확대 이상의 의미로 해석한다. 그동안 렉서스는 정숙성과 품질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소프트웨어 경쟁력에서는 테슬라와 중국 EV 브랜드 대비 뒤처졌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렉서스는 이번 세대에서 EV 중심 UX,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확장 가능성, SDV 아키텍처, 차량·앱 통합 생태계를 강화하며 본격적인 소프트웨어 경쟁 체제 진입을 선언했다.
따라서 신형 ES는 하드웨어 중심 프리미엄 브랜드였던 렉서스가 소프트웨어 중심 럭셔리 브랜드로 방향 전환에 나섰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델이 될 전망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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