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이 개발 중인 ‘차량용 투시 시야 시스템’ 예상도. 운전자 시야를 가리는 A필러에 외부 영상을 실시간으로 표시해 주고 있다.(오토헤럴드)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이 차량 구조물을 마법처럼 피해 외부를 볼 수 있는 혁신적인 시야 확장 기술 특허를 공개했다. 실제 차체를 투명 소재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외부에서는 안이 보지지 않지만 카메라와 증강현실(AR), 시선 추적 기술을 결합해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는 차체 구조물을 디지털 방식으로 '지워버리는' 개념이다.
핵심은 차량 외부 카메라가 수집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합성해 운전자 시야에 투영하는 방식이다. GM이 공개한 특허의 명칭은 ‘차량용 투시 시야 시스템(See Through Viewing System for Vehicle)’이다. 여기에 운전자 얼굴과 시선 방향을 추적하는 기술, 차량 내부·외부 3D 모델링, SLAM(동시 위치추정 및 지도화) 기술 등이 결합했다.
예를 들어 좌우 A필러를 바라보면 기둥 대신 그 뒤의 도로 상황이 보이고 후방을 볼 때는 뒷좌석이나 적재 공간 대신 실제 뒤쪽 도로 영상이 표시되는 식이다. 차량 구조물 때문에 발생하는 시야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 같은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차량 디자인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충돌 안전 기준 강화로 차체 필러는 점점 두꺼워지고 있고 전기차 플랫폼 확대와 대형 디스플레이 적용으로 운전자 시야 환경도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도심 주행과 주차 환경에서는 좁은 골목, 보행자, 자전거 등 다양한 위험 요소가 사각지대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완성차 업체들이 디지털 사이드미러, 360도 서라운드 뷰, 투명 보닛 기능 등을 잇달아 개발하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GM 특허는 기존 보조 기능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차량 자체를 ‘보이지 않게’ 만드는 방향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기술적 난제가 남아 있다. 현재 차량용 카메라는 주차 보조 수준에서는 충분한 성능을 제공하지만 왜곡 보정과 거리감 표현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광각 카메라 특성상 화면 가장자리 왜곡이 크고 야간이나 악천후 상황에서는 인식 성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지연(latency)이다. 운전자가 고개를 움직였을 때 영상이 아주 짧게라도 늦게 반응하면 현실 시야와 가상 영상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다. 일반 게임 환경에서는 허용될 수 있는 수준이라도 실제 주행 상황에서는 멀미나 판단 오류, 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GM은 해당 시스템 구현 방식으로 스마트 글래스 또는 VR 형태 장비를 제시했다. 하지만 장시간 운전 중 별도의 헤드셋이나 안경형 디스플레이를 착용해야 한다는 점 역시 사용자 수용성 측면에서 과제로 꼽힌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 쓸모없는 기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
그럼에도 GM특허는 단순한 ‘투명 자동차’보다 미래형 운전자 인터페이스(HMI) 연구로 이어지면 가치가 있을 전망이다. 완전 자율주행 이전 단계에서 운전자에게 더 많은 시야 정보와 공간 인식을 제공해 안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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