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더 뉴 그랜저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를 최초 탑재하면서 본격적인 SDV 시대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김훈기 기자)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현대차가 14일 출시한 ‘더 뉴 그랜저’는 눈에 보이는 디자인 변화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차가 수년간 개발해 온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를 그랜저에 처음 적용하면서 본격적인 SDV(Software Defined Vehicle·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시대로의 전환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그랜저에 AAOS(Android Automotive OS) 기반 플랫폼을 적용, 단순히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개선하는 수준이 아니라 자동차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스마트 디바이스로 진화시켰다.
여기에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UI·UX와 LLM(대형언어모델) 기반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 AI(Gleo AI)’까지 더해졌다. 이를 통해 그랜저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운전자와 대화하고 상황을 이해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플랫폼으로 변모했다.
SDV는 하드웨어 즉 기계적 특성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의 구조를 소프트웨어를 통해 기능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장·업데이트할 수 있는 차세대 자동차 개념이다. 스마트폰처럼 언제 어디서든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추가하거나 개선할 수 있고 사용자 맞춤형 경험 제공이 가능해 진다.
SDV는 스마트폰처럼 언제 어디서든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추가하거나 개선할 수 있고 사용자 맞춤형 경험 제공이 가능하다. (김훈기 기자)
SDV 적용으로 더 뉴 그랜저는 차량 내에서 다양한 콘텐츠 소비와 AI 기반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졌다. 플레오스 앱마켓을 통해 영상·음악 스트리밍은 물론 게임 등 다양한 서드파티 앱도 스마트폰처럼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다.
차량을 ‘움직이는 스마트폰’ 수준으로 진화시키면서 사용자 경험 만족도 역시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SDV 기반 기능은 단순히 사용자 경험을 확장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전동식 에어벤트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동돼 승객 집중 모드, 승객 회피 모드, 자동 순환 모드 등을 지원한다. 또 기억 후진 보조(MRA),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 등 소프트웨어 기반 주행 보조 기능도 강화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SDV 전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는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 성능과 기능을 지속 개선하며 SDV 시장을 선도해 왔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역시 차량 운영체제(OS) 고도화와 AI 서비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의 BYD와 NIO도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현대차가 대중적인 플래그십 세단인 그랜저에 SDV 플랫폼을 가장 빠르게 적용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프리미엄 전기차가 아닌 주력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세단까지 SDV 전략을 확대하며 기술 대중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자동차는 기계적 성능을 기반으로한 이동 성능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완성도와 AI 서비스, 사용자 경험(UX)이 핵심 경쟁 요소가 됐다. (김훈기 기자)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는 SDV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과거 자동차 경쟁력이 엔진 성능과 연비, 디자인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완성도와 AI 서비스, 사용자 경험(UX)이 핵심 경쟁 요소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특히 차량 구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기능이 업그레이드되는 OTA 기반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자동차 산업은 ‘판매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차량을 구매한 이후에도 새로운 기능과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받게 되고 완성차 업체들은 구독형 서비스와 앱 생태계를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SDV는 자율주행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차량 내 각종 센서와 AI,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처리 기술이 결합되면서 자동차는 운전자의 주행 패턴과 취향을 학습하는 개인 맞춤형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향후 자동차 시장의 승패는 기계 제조 역량보다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과 데이터 경쟁력에서 갈릴 전망이다. 실제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자체 OS 개발과 AI 플랫폼 구축, 차량용 반도체 최적화 등에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DV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이제 자동차는 단순히 ‘잘 달리는 차’를 넘어 얼마나 똑똑하게 연결되고 지속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지가 기업의 성장을 좌우하는 경쟁력이 됐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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