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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의 ‘눈’이 바뀐다, 신호등 '色' 읽는 네이티브 컬러 라이다 등장

2026.05.18. 13: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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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영상(상단)과 네이티브 컬러 라이다 기반 3D 포인트 클라우드(하단)를 비교한 화면. 색상과 공간 정보가 완전히 정렬된 상태로 구현돼 자율주행 AI의 공간 인식 정확도를 높인다. (Ouster) 카메라 영상(상단)과 네이티브 컬러 라이다 기반 3D 포인트 클라우드(하단)를 비교한 화면. 색상과 공간 정보가 완전히 정렬된 상태로 구현돼 자율주행 AI의 공간 인식 정확도를 높인다. (Ouster)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미국 라이다(LiDAR) 기업 오스터(Ouster)가 세계 최초의 ‘네이티브 컬러 라이다(Native Color LiDAR)’ 개발에 성공했다. 단순히 거리만 측정하던 기존 라이다를 넘어 인간처럼 색과 공간을 동시에 인식하는 ‘3D 시각 플랫폼’으로 자율주행과 로봇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오스터는 최근 차세대 ‘REV8 OS Family’ 라이다 센서를 공개했다. 핵심은 컬러 데이터를 소프트웨어 후처리가 아니라 하드웨어 레벨에서 직접 결합한 세계 최초의 ‘네이티브 컬러 라이다’ 구조다. 기존처럼 카메라를 별도로 장착해 영상을 분석하고 라이다 데이터를 AI가 나중에 합성하는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기존 자율주행 시스템에서 라이다는 주로 거리와 입체 구조를 파악하는 역할을 맡았다. 반면 색상이나 표지판, 신호등 인식은 카메라가 담당했다. 자율주행차는 카메라와 라이다, 레이더에서 들어오는 서로 다른 데이터를 소프트웨어로 융합해 주변 환경을 이해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센서 간 시간 차와 위치 오차가 발생하고, 정교한 캘리브레이션 작업을 필요로 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산량도 크게 증가했고 특히 야간이나 악천후 환경에서는 카메라 성능 저하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됐다.

오스터가 공개한 네이티브 컬러 라이다는 이러한 센서 융합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다. 컬러 픽셀과 라이다 포인트를 물리적으로 동일 위치에 배치해 색상과 거리, 3D 공간 정보를 동시에 생성한다. 이 덕분에 공간 및 시간 정보가 완벽하게 정렬된 데이터 확보가 가능해졌다.

오스터는 이를 통해 자율주행차가 신호등 색상, 브레이크등, 차선, 도로 표지판 등을 훨씬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소프트웨어 후처리 없이 센서 단계에서 바로 데이터가 결합되기 때문에 지연시간이 크게 줄고 공간 오차도 최소화된다.

현실 그대로 복제하는 ‘컬러 3D 공간 인식’

오스터 REV8 OS Family 라이다 센서. 기존 세대 대비 탐지 거리와 해상도를 각각 두 배 향상시킨 차세대 네이티브 컬러 라이다 플랫폼이다. (Ouster) 오스터 REV8 OS Family 라이다 센서. 기존 세대 대비 탐지 거리와 해상도를 각각 두 배 향상시킨 차세대 네이티브 컬러 라이다 플랫폼이다. (Ouster)

이번 기술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기존 라이다의 한계를 넘어선 시각 품질이다. 오스터가 공개한 시연 영상은 일반 카메라 영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컬러 3D 포인트 클라우드 데이터다. 도로와 차량, 가로수, 표지판 등이 실제 색상과 입체감을 유지한 채 실시간으로 표현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실시간 디지털 트윈 수준의 공간 인식”이라고 평가한다. 기존 라이다가 회색 점군 형태의 거리 데이터에 가까웠다면 컬러 라이다는 현실 세계를 그대로 디지털 공간에 복제하는 수준까지 진화했다는 의미다.

성능 역시 크게 향상됐다. 오스터에 따르면 REV8 플랫폼은 기존 세대 대비 탐지 거리와 해상도가 각각 두 배 향상됐다. 최상위 모델인 ‘OS1 Max’는 최대 500m 탐지 거리와 256채널 구조를 지원한다. 초당 20조 개 광자를 처리하고, 초당 1040만 포인트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다.

또 48비트 컬러 깊이와 116dB 다이내믹 레인지를 지원해 강한 직사광선부터 야간 환경까지 안정적인 인식 성능을 제공한다. 조도 범위는 1lux부터 200만lux까지 대응 가능하다.

오스터는 이번 기술이 단순 자동차 센서를 넘어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의 핵심 플랫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피지컬 AI는 자율주행차와 로봇, 드론, 산업 자동화 장비처럼 실제 물리 세계를 이해하고 행동하는 AI를 의미한다.

현재 AI 산업의 핵심 과제는 단순 이미지 인식을 넘어 실제 공간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네이티브 컬러 라이다는 색상과 거리, 방향, 움직임 정보를 완벽하게 동기화된 상태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AI 학습 데이터 플랫폼으로도 주목받는다.

예를 들어 AI는 빨간 브레이크등의 위치와 움직임, 보행자의 색상 정보, 차선 변화 등을 단순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3차원 공간 객체로 학습할 수 있다. 이는 향후 로보택시와 무인 물류, 스마트시티,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자율주행 넘어 ‘피지컬 AI 플랫폼’ 경쟁 본격화

오스터의 네이티브 컬러 라이다가 실시간으로 구현한 도심 교차로 3D 포인트 클라우드. 차량과 도로, 주변 지형을 색상과 거리 정보까지 포함해 입체적으로 인식한다. (Ouster) 오스터의 네이티브 컬러 라이다가 실시간으로 구현한 도심 교차로 3D 포인트 클라우드. 차량과 도로, 주변 지형을 색상과 거리 정보까지 포함해 입체적으로 인식한다. (Ouster)

특히 자율주행 업계에서는 이번 기술이 시장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테슬라는 카메라 중심의 비전 기반 전략을 채택하고 있고, 웨이모는 카메라·라이다·레이더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오스터의 컬러 라이다는 카메라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높은 공간 인식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고성능 컬러 라이다는 센서 가격과 전력 소비, 발열 문제가 여전히 크다. 초당 수천만 개에 달하는 컬러 3D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AI 칩과 메모리, 네트워크 인프라 부담도 증가한다.

또 카메라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텍스트 판독이나 초고해상도 영상 처리, 장거리 표지판 인식 등에서는 여전히 기존 카메라가 강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이번 기술이 센서 산업의 방향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센서 산업이 단순 거리 측정 장비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AI가 실제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시각 플랫폼’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스터의 네이티브 컬러 라이다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라, 기계가 인간처럼 세상을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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