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트럭이 바다를 건널 수 있을 만큼 방수 기능이 뛰어나다"는 일론 머스크의 말을 믿고 호수에 들어간 운전자가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Grapevine Police)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과장된 발언을 맹신한 한 사이버트럭 소유주가 황당한 사고를 내고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8일 저녁 8시경, 미국 텍사스주 그레이프바인 호수(Grapevine Lake)의 케이티스 우즈 공원 보트 선착장에서 테슬라의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이 물에 잠겨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레이프바인 경찰서와 소방 수난구조팀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차량은 이미 내부까지 물이 차올라 작동 불능 상태에 빠져 있었다. 다행히 탑승자들은 차량이 완전히 침수되기 전 극적으로 탈출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거대한 사이버트럭을 인양하기 위해 대규모 구조대와 장비가 동원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번 사고는 단순 운전 미숙이나 오인 진입이 아닌 운전자의 '의도적인 주행'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운전자는 경찰에 "사이버트럭의 수중 주행 기능인 '웨이드 모드(Wade Mode)'를 시험해 보기 위해 일부러 호수에 차를 몰고 들어갔다"라고 진술했다.
지난 2022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사이버트럭은 배처럼 강과 호수, 심지어 바다를 건널 수 있을 만큼 방수 기능이 뛰어나다"며 스페이스X의 스타베이스와 사우스 패드레 섬 사이의 바다를 건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주장했다.
그러나 양산형 사이버트럭에 탑재된 실제 성능은 머스크의 주장과는 거리가 멀다. 배터리 팩에 압력을 가해 물 유입을 막고 차고를 높여주는 '웨이드 모드'는 타이어 바닥 기준 최대 약 81cm(32인치) 깊이의 얕은 개울이나 도하로를 안전하게 통과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호수나 바다에 진입해 수륙양용차처럼 주행할 수 있는 기능이 결코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운전자가 침수로 인한 수천만 원 상당의 차량 손실을 입은 것에 더해 '범죄자' 낙인까지 찍히게 됐다는 점이다.
그레이프바인 경찰은 해당 운전자를 현장에서 즉각 체포하고 구금했다. 경찰은 운전자에게 공원 및 호수 내 차량 출입 금지 구역 운행 혐의, 유효한 보트 등록증 없이 수중에 진입한 혐의, 구명조끼를 비롯한 필수 수상 안전 장비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형사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사이버트럭 소유주들이 머스크의 말만 믿고 물에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트러키 지역에서도 한 차주가 웨이드 모드를 과신해 물에 들어갔다가 고립돼 고속도로 순찰대(CHP)에 의해 구조된 바 있다.
벤투라 항구에서도 사이버트럭으로 제트스키를 견인하다 침몰하고 유럽 슬로바키아의 호수 한가운데 표류하는 등 유사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공식 보증 정책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테슬라의 공식 워런티 조건에 따르면 오프로드 주행이나 수중 진입으로 인한 침수 피해는 전적으로 소비자 과실로 보고 보증 수리 대상에서 제외한다.
수 많은 사람들이 재산상 손해를 보고 철창 신세를 지는 황당한 일이 더 이상 발생하기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론 머스크가 직접 나서 자신의 발언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 역시 차량 매뉴얼과 보증서에 적힌 경고 문구를 확인하는 자세도 필요한 시점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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