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둥펑자동차가 공개한 수소전기트럭. 최대 1700km 주행이 가능한 차세대 플랫폼을 앞세워 글로벌 수소 상용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둥펑자동차)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중국 자동차 업계가 수소 상용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터리 전기트럭 중심으로 성장해 온 중국 상용차 시장에서 최근 대형 장거리 운송을 겨냥한 수소전기트럭 개발이 잇따르면서 수소 연료 분야 선도 업체를 자부하는 현대차에 위협이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 국영 자동차 제조사인 둥펑자동차(Dongfeng Motor)는 최근, 자체 개발한 400kW급 수소연료전지 플랫폼을 적용한 49톤급 대형 수소전기트럭의 시범 주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둥펑은 중국 내 승용차와 상용차 부문에서 모두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완성차 기업이다.
둥펑에 따르면 해당 플랫폼은 국가 기준인 1만 시간 내구성 시험을 통과했으며 설계 수명은 3만 시간 수준에 이른다. 또한 영하 40도 환경에서도 정상 작동이 가능하도록 개발돼 혹한 지역 운송 환경까지 고려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주행거리다. 둥펑은 수소 충전 후 최대 1700km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차세대 T1 플랫폼을 적용해 차량 중량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였을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수소 소비량을 100km당 7kg 수준까지 낮췄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유럽형 1회 충전 주행거리 약 400km보다 4배 이상 긴 수치다. 다만 북미형 엑시언트 트랙터는 최적 조건에서 최대 450마일, 약 724km 주행이 가능한 만큼 차종과 운행 조건을 구분해 비교할 필요가 있다.
또 현대차 엑시언트의 연료전지 시스템 출력이 180~190kW급인 점을 고려하면 둥펑의 400kW급 플랫폼은 체급과 용도에서 한 단계 공격적인 제원으로 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 엑시언트 수소 전기트럭. 유럽 주요 국가에서 누적 2000만km 이상의 실주행 데이터를 확보하며 수소 상용차 분야의 대표 모델로 자리 잡았다.(오토헤럴드 DB)
다만 이 같은 수치는 아직 기업이 공개한 개발 단계 성과라는 점에서 실제 상용 운행 환경에서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둥펑은 현재까지 누적 100만km 이상의 도로 시험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대규모 물류 현장에서 장기간 운행한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수소 상용차 분야에서는 현대차가 가장 앞선 상용화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2020년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를 구축한 이후 스위스와 독일을 비롯한 유럽 주요 국가, 미국 등에서 실제 물류 운송에 투입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운행 중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지난 1월 기준 누적 주행거리 2000만km(165대)를 돌파하며 상용 운행을 통한 신뢰성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수소 상용차 투자가 단기간에 시장 판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쟁 구도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화물 운송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수소 생산·충전 인프라 구축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장거리 운송 분야에서는 충전 시간과 운행 효율 측면에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이 일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대형 수소트럭 개발과 실증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경우 현재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선도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수소 상용차 시장에도 새로운 경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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