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는 중구는 돈가스의 격전지다. 추억의 경양식부터 숯불의 향을 입힌 트렌디한 일본식 돈가스, 한식과 일식이 어우러진 색다른 돈가스까지, 다채로운 맛과 형태의 돈가스가 기다리고 있다. 청라언덕, 약전골목, 삼덕동 등 관광지와 힙한 거리를 즐기다가 든든한 식사를 하는 중구 돈가스 로드는 실패 없는 맛의 여정이 돼 준다.
■120시간의 숙성이 빚어낸 한 점
몬도카츠
대구의 힙플레이스 삼덕동에 자리한 몬도카츠는 식당 내부에 걸린 꼼꼼한 안내문만 보아도 맛집의 냄새가 난다. 그 정도로 메뉴에 진심인 일본식 돈카츠 식당이다. 2021년 삼덕동 본점을 시작으로 범어점, 더현대점까지 공간을 확장하며 대구 시민과 여행자 모두에게 확실한 맛집으로 인정받고 있다. 맛의 비결은 정교한 숙성과 훈연에 있다. 최상급 돈육을 정성껏 숙성하고, 30년 장인이 만든 참숯으로 훈연 향을 입혀 차별화된 풍미를 완성한다.
카츠 본연의 맛을 먼저 음미한 뒤, 히말라야 핑크 솔트, 수제 로즈마리 오일, 와사비와 레몬코쇼, 수제 카츠 소스를 차례로 곁들이면 마지막 한 점까지 물림 없이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메뉴 중에서는 가브리살이 붙어 고소함이 남다른 특 로스카츠 정식과 안심, 등심, 블랙타이거 새우를 한 번에 맛보는 모둠카츠 정식을 추천한다. 사이드 메뉴인 가지소바와 멘치산도 역시 훌륭한 조연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일식과 경양식의 절묘한 만남
남산에
일식 돈카츠와 한국식 경양식을 절묘하게 엮어 낸 남산에는 20석이 채 안 되는 아담한 공간이지만, 언제나 긴 대기 줄을 자랑하는 인기 맛집이다. 시그니처인 남산동까스는 약 3cm 두께의 두툼한 일본식 돈카츠에 감칠맛 넘치는 경양식 소스와 밥, 빵, 양배추 샐러드를 한접시에 곁들여 낸다. 입 안을 꽉 채우는 돼지고기 본연의 고소함과 훌륭한 씹는 맛이 적당한 단맛의 소스와 잘 어우러진다.
또 달콤하고 짭조름한 특제 소스를 뿌려 주는 덮밥류도 매력적이다. 큼직한 새우 3마리와 단호박, 연근, 양파튀김을 푸짐하게 올린 남산타레, 담백한 닭가슴살 튀김을 얹은 타레토리 등 모두 훌륭한 밥도둑이다. 부드러운 육질을 원한다면 히레카츠(안심)도 적합한 선택지다. 참, 연중무휴인 데다 별도의 휴식 시간이 없어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대를 살짝 피해 방문하면 긴 기다림 없이 이곳의 맛을 여유롭게 만끽할 수 있다.
■동성로를 지켜 온 변치 않는 맛
전원돈까스
1980년부터 동성로 한복판을 지켜 온 전원돈까스는 대구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경양식 돈가스의 대명사다. 추억의 1980년대 방식 그대로 버터와 밀가루를 볶아 만든 루를 베이스로 새콤달콤한 소스를 직접 완성한다. 이 독특한 수제 소스와 바삭한 돈가스의 조화는 양식, 일식, 분식 사이 어디쯤 자리한 한국식 경양식 돈가스를 보여 주는데, 세대를 불문하고 사랑받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단연 돈가스이며, 함박스테이크, 비후까스 등은 한정 수량으로 판매된다. 든든하게 즐기고 싶다면 돈가스 곱빼기를, 다채롭게 맛보고 싶다면 치즈돈가스와 생선까스를 조합해 먹는 것을 추천한다. 돈가스를 주문하면 함께 나오는 앙증맞은 서비스 콜라는 이곳만의 정겨운 포인트다.
대구 돈가스 맛집 리스트
고매돈가스, 남산에, 대쿠이, 도토리원돈까스, 모카츠, 몬도카츠, 미림돈가스, 보난자카츠, 심지 더하기, 전원돈까스, 오오후, 이향연우동돈까스, 카츠 네지로, 포크챔피언, 함지박돈까스
■Tourist Attraction 여행지
시대를 넘나드는 걷기 여행길, 삼덕동부터 청라언덕까지
대구의 과거와 현재, 레트로와 트렌드를 잇는 길. 중구 도심 걷기 여행은 힙플레이스 삼덕동에서 시작된다. 구옥을 개조한 빈티지한 공간에 현대적인 감각을 덧입힌 카페와 맛집들이 골목마다 자리해 도보 여행의 시작점으로 알맞다. 젊은 감성을 느끼다 보면 대구의 심장, 동성로에 발을 들인다.
1907년 대구읍성이 헐린 자리에 조성된 이 길은 화려한 번화가로 거듭났다. 현대적인 브랜드뿐 아니라 떡볶이 골목, 구제 골목, 가방 골목 등 오래 전부터 거리를 지키고 있는 상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게다가 화려한 미디어 파사드와 음악으로 거리를 수놓는 동성로28 아트스퀘어, 도심 한복판에 우뚝 솟은 새빨간 대관람차는 대구의 젊음을 느낄 수 있는 낭만적인 통로가 되어 준다.
번화가를 벗어나 남성로로 접어들면 코끝을 맴도는 진한 약초 향이 풍긴다. 350년 역사의 대구약령시는 현재 650m 남짓한 약전골목이 됐고, 길을 따라 수많은 한약방이 즐비해 있다. 은은한 한약재 향기를 맡으며 옛 정취 속을 걷는 것만으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듯하다.
발걸음은 90계단으로 이뤄진 3·1만세운동길로 이어지고, 3·1운동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들의 안내를 받으며 이내 청라언덕에 다다른다. 1900년대 초 선교사들이 더위를 식히려 심었던 푸른 담쟁이(청라)의 흔적은 아쉽게도 사라졌지만, 그들이 머물렀던 붉은 벽돌의 스윗즈, 챔니스, 블레어 주택은 여전히 고풍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하늘을 찌를 듯 웅장한 대구제일교회와 이국적인 서양식 건축물들이 빚어내는 풍경은 마치 100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린 듯하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