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 오토(구글)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자동차와 스마트폰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스마트폰을 거치대에 올려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하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차량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이 하나의 플랫폼처럼 작동하는 '폰 커넥티비티' 시대가 됐다.
대표적인 폰 커넥티비티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는 이제 단순한 화면 미러링 '폰 프로젝션'의 기능을 넘어서고 있다. 평균 100만 원 이상을 부담하는 고가 옵션이 없어도 AI 음성비서, 실시간 교통 정보, 전기차 전용 경로 탐색 등 최신 커넥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사실상 가장 활용도가 높은 첨단 기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두 플랫폼의 시작은 비교적 단순했다. 애플은 2014년 카플레이를, 구글은 2015년 안드로이드 오토를 선보이며 전화, 문자, 음악, 지도 서비스를 차량 화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자동차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진화하면서 역할도 크게 달라졌다. 최근에는 제조사 순정 내비게이션보다 스마트폰 기반 서비스를 선호하는 운전자가 늘어나면서 대부분의 신차가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기본 지원한다.
실제 사용자가 가장 먼저 해볼 만한 기능은 앱 배열 최적화다. 스마트폰 설정 메뉴에서 자주 사용하는 내비게이션과 음악 앱을 첫 화면에 배치하고 사용 빈도가 낮은 앱은 숨기면 운전 중 화면을 넘기는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사소한 설정 같지만 주행 중 시선 분산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화면 밝기 설정도 만족도가 높은 기능 가운데 하나다. 터널 진입이나 전조등 작동에 따라 화면이 갑자기 어두워지는 것이 불편하다면 주간 또는 야간 모드로 고정할 수 있다. 특히 야간 고속도로 주행이 많은 운전자에게 유용하다.
폰 프로젝션에서 폰 커넥티비티로 진화
애플 카플레이. (BMW)
유선 연결 차량이라면 케이블 선택도 중요하다. 연결 끊김이나 화면 멈춤 현상의 상당수는 충전 전용 케이블 또는 품질이 낮은 제품 때문에 발생한다.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는 정품 또는 인증 케이블을 사용하면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된다. 최근 USB-C 규격이 보편화되면서 호환성과 사용 편의성도 크게 좋아졌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AI 음성비서의 진화다. 애플은 시리 기능을 강화해 단순한 길 안내를 넘어 일정 관리와 장소 검색, 메시지 작성까지 자연스럽게 처리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있다. 구글 역시 제미나이(Gemini)를 안드로이드 오토에 적용하면서 복합 명령 처리 능력을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집으로 가는 길에 급속 충전소와 커피숍이 함께 있는 곳을 찾아줘" 같은 요청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기차 운전자라면 EV 전용 기능 활용도가 특히 높다. 구글 맵과 애플 지도는 배터리 잔량, 충전소 위치, 교통 상황, 경사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충전 계획이 포함된 경로를 제안한다. 목적지 도착 예상 배터리 잔량까지 표시해 장거리 운전의 부담을 줄여준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스마트폰 플랫폼과의 연동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볼보자동차는 구글 기반 운영체제를 차량에 적용해 스마트폰 연결 없이도 구글 맵과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MBUX에 생성형 AI 기능을 접목해 음성 명령의 자연어 이해 능력을 높이고 있으며 BMW는 증강현실 내비게이션과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연동해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활용 팁 5가지"
1. 자주 쓰는 앱 첫 화면 배치하기
2. 음성 명령으로 문자·메신저 답장하기
3. EV 충전소 자동 경유 기능 활용하기
4. 주간·야간 화면 모드 고정하기
5. 데이터 전송 지원 USB-C 케이블 사용하기
제미나이·시리 장착, 똑똑한 AI 비서
현대차와 기아도 최신 ccNC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탑재 차량을 중심으로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일부 구형 차량은 여전히 유선 연결만 지원하며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경로가 계기판이나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완벽하게 연동되지 않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아 있다.
재미있는 것은 현대차가 2015년 5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쏘나타에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처음 탑재했다는 사실이다. 국내 서비스는 2018년 시작했다.
최근 업계의 관심은 애플이 선보인 차세대 플랫폼 '카플레이 울트라'에 쏠린다. 중앙 디스플레이를 넘어 디지털 계기판 전체를 카플레이 화면으로 구성하고 공조장치와 시트 기능까지 제어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다. 다만 차량 핵심 기능의 제어 권한을 스마트폰 플랫폼과 공유해야 하는 만큼 일부 제조사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는 가장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은 디지털 기능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복잡한 옵션을 추가하지 않아도 스마트폰만 연결하면 최신 지도 서비스와 AI 음성비서, 전기차 전용 기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앱 배열 정리, 음성비서 활용, 전기차 경로 탐색 기능만 제대로 활용해도 운전 경험은 예상보다 크게 달라진다. 자동차와 스마트폰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되는 흐름 속에서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기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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