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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기 칼럼] "상반기보다 더 어렵다" 자동차 시장 흔드는 삼중 악재

2026.06.09. 17: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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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완성차 업계는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하반기를 준비하고 있다(오토헤럴드 DB)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완성차 업계는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하반기를 준비하고 있다(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완성차 업계는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하반기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와 중국 시장 판매 부진, 중동발 고유가 우려까지 겹치면서 올 하반기 자동차 수요 둔화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하반기 판매 전망을 보수적으로 조정하며 재고 관리와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가장 큰 우려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의 동반 약세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2.3% 감소한 153만 대를 기록하며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올해 1~5월 누적 판매 역시 약 2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협회는 당초 1% 감소로 예상했던 올해 판매 전망을 11% 감소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는 소비 심리 위축과 가격 경쟁 심화가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시장 부진은 단순한 경기 문제를 넘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게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독일 브랜드들은 전기차 전환과 현지 업체들의 공세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EY(Ernst & Young)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주요 자동차 그룹 매출은 평균 2% 증가했지만 독일 완성차 업체들은 오히려 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2.3% 감소한 153만 대를 기록하며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오토헤럴드 DB)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2.3% 감소한 153만 대를 기록하며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오토헤럴드 DB)

미국 시장 역시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관세 정책 변화와 가격 상승 우려로 일부 소비자들이 구매를 앞당기면서 단기 판매가 증가했지만 이후 수요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상반기 판매는 예상보다 견조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실질적인 수요 증가보다 '선구매 효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차량 가격 상승과 소비 심리 위축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하반기 판매 환경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유가 상승도 변수다. 중국자동차협회는 최근 판매 감소 원인 가운데 하나로 유가 상승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을 지목했다. 높은 연료비 부담은 자동차 구매 시기를 늦추거나 소비자들의 지출 계획 자체를 변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폭스바겐은 중국 시장 회복을 위해 샤오펑과 협력을 강화하며 현지 맞춤형 전기차 개발을 확대하고 있고, 현대차와 토요타, 제너럴 모터스 등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병행하는 파워트레인 다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의 불안은 국내 자동차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국내 완성차 5개사의 5월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14.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테슬라와 BYD 등 수입 전기차 브랜드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신차 효과를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시장은 관세 정책 변화와 가격 상승 우려로 일부 소비자들이 구매를 앞당기면서 단기 판매가 증가했지만 이후 수요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폭스바겐) 미국 시장은 관세 정책 변화와 가격 상승 우려로 일부 소비자들이 구매를 앞당기면서 단기 판매가 증가했지만 이후 수요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폭스바겐)

업계에서는 당분간 자동차 시장이 성장보다 수익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는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전동화 투자와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은 계속 증가하는 반면 시장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핵심 변수는 소비 심리 회복 여부가 될 전망이다. 관세와 금리, 유가, 경기 흐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 출시와 가격 전략, 전동화 전환 속도 조절을 통해 불확실성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과거 자동차 산업이 반도체 공급난과 생산 차질을 극복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수요 둔화와 수익성 방어라는 새로운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결국 올 하반기 시장의 승자는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한 기업이 아니라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미래 투자 여력을 확보한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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