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 2026에 참가한 ARCTIC 부스 전경
컴퓨텍스 2026 현장에서 만난 ARCTIC 부스의 핵심은 단순한 신제품 공개가 아니었다. 저소음 PC 쿨러와 케이스 팬, 써멀 솔루션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가 이제는 케이스, 완제품 PC, 워크스테이션, 서버 섀시까지 아우르는 ‘시스템 냉각 설계’ 브랜드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ARCTIC은 자신을 “쿨링에 강점이 있는 회사”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전시된 Xtender, Freezer, BioniX, Senza, Liquid Freezer 계열 제품은 모두 형태는 달랐지만 같은 메시지를 공유했다. 고성능 부품이 내는 열을 어떻게 더 조용하고, 더 효율적으로, 더 깔끔하게 제어할 것인가. ARCTIC은 이번 컴퓨텍스에서 그 답을 소비자용 PC부터 AI 생산성 PC, 랙 서버 환경까지 확장해 보여줬다.
작아진 Xtender Mini, 핵심은 ‘작아도 식히는’ 구조
부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제품은 출시 예정인 Xtender Mini였다. 기존 Xtender 시리즈가 지닌 파노라마 쇼케이스형 디자인을 더 작은 폼팩터로 줄인 케이스다. 기존 Xtender의 디자인 방향을 계승하면서도 더 컴팩트한 구성을 지향한다. 케이스가 작아질수록 자연스럽게 발열과 공기 흐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데, ARCTIC은 이 부분을 설계 단계부터 중요하게 다뤘다는 설명이다.
Xtender Mini
Xtender Mini는 마이크로 ATX 기반 시스템을 겨냥하면서도 고성능 부품 수용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최대 402mm 그래픽카드, 최대 165mm 높이의 CPU 공랭 쿨러를 지원하며, 하단 120mm 팬 3개, 후면 120mm 팬 1개, 측면 120mm 팬 3개 또는 360mm 라디에이터 구성이 가능하다. 최근 그래픽카드가 길고 두꺼워지는 추세를 고려하면, 작은 케이스에서도 고성능 게이밍 PC나 쇼케이스형 빌드를 구성하려는 사용자를 겨냥한 제품으로 읽힌다.

기존 Xtender Premium Build와 커스텀 모딩 시스템도 함께 전시됐다. 강화유리 중심의 쇼케이스 디자인, 넉넉한 케이블 관리 공간, 대형 라디에이터 지원, 수직 GPU 장착 등은 ARCTIC이 케이스를 단순한 외장 부품이 아니라 냉각 경로와 내부 정리까지 포함한 플랫폼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기 좋은 PC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명만큼이나 케이블 정리와 공기 흐름이 중요하다는 접근이다.
Xtender Premium Build (White VG)
Xtender Premium Build (Black Clear Glass VG)
Freezer 61, ARCTIC다운 공랭의 정공법
CPU 공랭 쿨러 라인업에서는 Freezer 61이 중심에 섰다. 듀얼 타워와 듀얼 팬 구조를 갖춘 상위 공랭 쿨러다. ARCTIC 특유의 절제된 디자인도 그대로다. A-RGB 버전 외에 논 RGB 버전도 함께 언급되었다. 화려한 조명보다 깔끔한 빌드를 선호하는 사용자에게도 어울리는 제품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Freezer 61 ARGB (White)
Freezer 61 Non-RGB
Freezer 61은 6개의 6mm 구리 히트파이프와 160mm급 높이의 듀얼 타워 구조를 갖췄다. 팬 구성은 모델에 따라 P14 Pro Reverse와 P12 Pro 계열 팬을 조합한다. 단순히 방열판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니라, 팬 크기와 방향, 메모리 간섭, 공기 흐름을 함께 고려한 설계가 관전 포인트다.
Freezer 61 ARGB (Black)
Freezer 61Non-RGB
함께 전시된 Freezer 36-S A-RGB White는 보다 대중적인 포지션의 공랭 쿨러다. 직접 접촉식 히트파이프와 P12 Pro A-RGB 팬을 조합해 메인스트림 시스템에서 성능과 조명 효과를 함께 원하는 사용자를 겨냥한다. Freezer 61이 고성능 공랭 시장을 노린다면, Freezer 36-S A-RGB는 가격과 성능, 조립 편의성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용자에게 맞춘 제품이다.
BioniX A-RGB, 성능만큼 중요한 ‘선 정리’
팬 제품군에서는 BioniX P12/P14 A-RGB가 눈에 띄었다. 이 제품은 측면 A-RGB 조명과 함께 케이블 정리 편의성이 뛰어나다. 최대 5개 팬을 하나의 커넥터 구성으로 연결할 수 있는 데이지체인 방식이며, 팬 여러 개를 장착하는 쇼케이스형 케이스에서 배선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BioniX P12/P14 A-RGB
최근 PC 빌드에서 팬은 단순히 바람을 만드는 부품이 아니다. 냉각 성능, 소음, 조명, 내부 미관, 조립 편의성을 모두 좌우한다. ARCTIC이 BioniX A-RGB에서 강조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팬 성능 자체뿐 아니라 사용자가 실제 조립 과정에서 겪는 번거로움을 줄이는 것이 제품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부스에서는 팬 컨트롤러 시연도 함께 이뤄졌다. 여러 팬의 PWM과 RGB를 관리하는 구성은 고성능 PC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팬이 많아질수록 소음과 온도를 일관되게 제어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ARCTIC은 팬 컨트롤러를 통해 쿨링 시스템 전체를 조율하는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Senza AI 370, 팬을 없애고 책상 위를 비우다
완제품 PC 영역에서는 Senza AI 370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 제품은 책상 아래에 설치하는 언더데스크 PC로, 팬 없이 패시브 쿨링을 사용하는 무소음 시스템이다. 현장에서는 0dB 소음과 더불어 AMD Ryzen AI 9 HX 370, 32GB LPDDR5X-8000 메모리 등으로 구성된 점을 강조했다.
Senza AI 370
Senza AI 370은 단순한 미니 PC가 아니다. 책상 위 공간을 비우고, 케이블을 정리하며, 팬 소음이 없는 업무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제품이다. 조용한 사무실, 집중이 필요한 작업 공간, 회의실, 스튜디오, AI 기반 생산성 업무 환경과 잘 맞는다. 특히 AI PC가 본격적으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로컬 AI 연산과 조용한 작업 환경을 동시에 원하는 사용자를 겨냥한 점이 흥미롭다.
Senza AI 370
ARCTIC이 Senza를 전시했다는 사실은 브랜드 전략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동안 ARCTIC의 기술은 주로 다른 시스템 안에 들어가는 쿨러나 팬으로 소비됐다. 반면 Senza는 ARCTIC의 냉각 철학을 완제품 경험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조용한 부품”을 넘어 “조용한 PC 환경” 자체를 제안하는 셈이다.
워크스테이션과 서버까지, 랙 안으로 들어간 ARCTIC
이번 전시의 또 다른 축은 워크스테이션 및 서버 냉각 솔루션이었다. ARCTIC은 Freezer 4U 계열 공랭 서버 쿨러, 서버 팬, 워터블록, Liquid Freezer WS 시리즈, 2U·4U 랙 환경을 겨냥한 시제품을 함께 배치했다.
특히 Liquid Freezer 2U-4710과 Liquid Freezer 4U-4710은 각각 2U와 4U 서버 섀시 환경을 고려한 수랭 솔루션으로 소개됐다. 두 제품 모두 단일 CPU 구성에서 최대 800W급 발열 대응을 목표로 하며, 2U 모델은 80mm 팬 5개, 4U 모델은 120mm 팬 3개와의 통합 구성을 내세웠다. 고밀도 워크스테이션과 AI 서버에서 CPU 발열이 급격히 높아지는 흐름을 감안하면, ARCTIC이 소비자용 쿨링을 넘어 전문 시스템 냉각 시장을 본격적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왼쪽부터) Liquid Freezer 2U-4710과 Liquid Freezer 4U-4710
서버 섀시 RSC-2U-16N2도 주목할 제품이다. 5개의 80mm 팬을 통한 공기 흐름 최적화, Liquid Freezer 2U와의 통합, 핫스왑 가능한 서버 팬, 16개의 2.5인치 베이 구성이 강조됐다. 이는 ARCTIC이 서버용 쿨러만 따로 판매하려는 것이 아니라, 섀시·팬·라디에이터·스토리지 배치를 하나의 열 설계 패키지로 묶으려 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RSC-2U-16N2
‘Honest Engineering’, 화려함보다 실제 사용성
ARCTIC이 이번 전시에서 반복적으로 보여준 방향은 “Honest Engineering”이라는 표현으로 정리된다. 과장된 마케팅보다 실제 성능, 합리적인 가격,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개선을 중시한다는 철학이다. Xtender Mini는 작은 케이스에서 발열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Freezer 61은 공랭 쿨러의 기본기와 호환성을 다듬었다. BioniX A-RGB는 케이블 정리라는 현실적인 조립 문제를 건드렸고, Senza AI 370은 소음과 책상 공간이라는 업무 환경의 불편을 해결하려 했다.
한국 시장에서도 이 방향은 중요하다. 국내 PC 사용자는 가격 대비 성능, 소음, 보증, 리뷰와 커뮤니티 평가에 민감하다. 프리미엄 쿨링 시장이 점점 고가화되는 가운데, ARCTIC이 합리적인 가격에 실제 체감 성능을 제공한다는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다면 국내 사용자에게도 충분히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ARCTIC의 다음 무대는 ‘쿨러 밖’에 있다
ARCTIC의 컴퓨텍스 2026 부스는 한마디로 “냉각의 범위를 넓힌 전시”였다. 소비자 시장에서는 Xtender Mini, Freezer 61, BioniX A-RGB로 작고 보기 좋은 고성능 PC를 겨냥했다. 업무 환경에서는 Senza AI 370으로 소음 없는 AI PC를 제안했다. 서버 시장에서는 Liquid Freezer 2U/4U와 RSC 섀시로 고밀도 시스템 냉각에 도전했다.
이제 ARCTIC은 좋은 쿨러를 만드는 브랜드에 머물지 않는다. 케이스 내부, 책상 아래, 랙 서버 안쪽까지 열의 흐름을 설계하려는 브랜드로 움직이고 있다. 컴퓨텍스 2026의 ARCTIC 부스는 그 변화가 이미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앞서 언급된 Senza AI 370은 2026년에 출시된 제품이며, Xtender Mini와 Freezer 61 ARGB 화이트는 현재 출시 예정 단계다. 출시 예정 신제품들은 향후 아틱의 공식 유통사인 서린씨앤아이를 통해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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