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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사이 중고차 광고?”…이달부터 소유자 동의 없으면 못 올린다

2026.06.10. 18: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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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동진 기자] 중고차를 찾다 보면 시세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매물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차량 상태가 좋고 주행거리도 짧은데 가격은 비정상적으로 낮다. 소비자가 연락하면 "차량이 곧 판매될 예정이니 계약금부터 보내 달라"거나 "방문하면 바로 거래할 수 있다"는 식의 안내가 이어진다. 하지만 막상 현장을 찾으면 광고에 올라온 차량은 존재하지 않거나, 이미 판매됐다며 다른 차량 구매를 권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른바 허위매물이다. 중고차 시장의 대표적인 고질병인 허위매물은 소비자의 금전적 피해는 물론 불필요한 방문과 시간 낭비를 초래하며 시장 신뢰를 훼손해 왔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거래가 확대되면서 소비자는 차량을 직접 보기 전에 광고를 먼저 접하게 됐고, 허위·과장 광고에 노출될 가능성도 함께 커졌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상황이 이렇자 정부가 중고차 온라인 거래 환경 개선을 위해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자동차관리법’ 및 시행령 개정을 통해 타인 소유 자동차 광고 시 소유자 동의 의무화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6월 3일부터 타인 소유 차량을 인터넷에 광고하려면, 반드시 차량 소유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소유자 확인 절차를 강화, 무단 광고와 허위매물 피해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지금까지 타인 차량도 중고차 광고 가능했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소 의아하게 들릴 수 있다. 자동차는 대표적인 고가 자산인데, 그동안 소유자 동의 없이도 광고 등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중고차 플랫폼에서는 차량 등록 과정에서 차량 소유 여부를 엄격하게 검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실제 차량 소유자와 무관하게 차량 사진과 정보를 활용해 매물을 등록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차량을 미끼 매물로 활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A 씨가 중고차 판매 사이트에서 시세보다 저렴한 차량을 발견했다고 가정해 보자. 판매자에게 연락하니 차량이 곧 거래될 예정이라며 계약금 입금을 요구한다. 이후 소비자가 입금하면 연락이 끊기거나, 현장을 방문했을 때 해당 차량은 존재하지 않고 다른 차량 구매를 유도하는 식이다.

일부 사례에서는 실제 차량이 존재하더라도 차량 소유자와 광고 게시자가 다른 경우도 있었다. 차량을 위탁받았다고 주장하거나 지인의 차량이라고 설명하지만, 소비자가 이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았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타인 소유 차량 광고 시 소유자 동의를 의무화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자동차 매매업자가 아닌 사람이 인터넷을 통해 타인 소유 자동차를 판매하거나, 매매를 알선하는 광고를 하려면 반드시 소유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또한 중고차 플랫폼을 운영하는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 역시 소유자 동의 여부를 확인한 경우에만 광고를 게재할 수 있으며, 해당 사실을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광고 게시자뿐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과태료가 부과된다.

당근은 이미 적용…플랫폼 검증 책임 확대

중고차 직거래가 늘어나면서 플랫폼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은 올해 2월부터 당근 내 차량 판매 게시자의 실제 차량 소유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도입했다. 판매자가 실제 차량 소유자인 경우에는 정상 등록이 가능하지만, 소유자가 아닌 경우에는 추가 본인인증 절차를 거쳐야 광고를 게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이번 법 시행으로 이러한 검증 절차는 사실상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최소한 ‘존재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은 차량’이나 ‘소유자도 모르는 차량 광고’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개인 간 직거래 시장에서는 차량 소유 여부를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웠던 만큼 거래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광고 단계부터 차량 정보 공개 강화

이번 제도 개편은 소유자 동의 의무화에만 그치지 않는다. 자동차 매매업자의 인터넷 광고 의무도 강화됐다.

그동안 일부 매매업자는 차량 성능·상태점검기록부나 판매자 정보, 압류·저당 여부 등을 충분히 공개하지 않은 채 광고를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차량을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 중요한 정보를 알기 어려웠다.

앞으로는 자동차 매매업자가 인터넷 광고를 할 경우 등록번호, 주요 제원, 선택 사양, 압류·저당 정보, 성능·상태점검기록부, 제시신고번호, 판매자 정보, 매매 유형 등 필수 정보를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량을 보러 가기 전에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광고 단계에서 차량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어 불필요한 방문이나 정보 비대칭 문제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허위매물 근절 가능할까

다만 이번 제도가 허위매물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무단 광고'를 막는 데는 효과가 있겠지만 허위매물의 모든 유형을 차단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실제로 일부 허위매물은 실제 차량을 등록해 놓고 소비자를 유인한 뒤 현장에서 다른 차량 구매를 권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차량 소유자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또한 플랫폼마다 소유자 확인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본인인증이나 서류 확인 수준에 따라 검증 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제도는 온라인 중고차 거래의 가장 기본적인 신뢰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적어도 내 차가 나도 모르는 사이 인터넷 중고차 매물로 올라와 있는 상황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중고차 거래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차량 정보 공개와 소유자 검증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소비자 역시 차량 가격뿐 아니라 광고에 표시된 소유자 동의 여부와 차량 이력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경일 법무법인 엘앤엘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소유자 확인 의무화는 중고차 시장의 오랜 악습을 바로잡는 데 분명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만, 이것이 허위매물 완전 근절을 보장하는 만능 열쇠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도가 강화될수록 법망을 우회하려는 기망 행위 또한 교묘하게 진화할 것”이라며 “정부의 규제 신설에 발맞춰, 거래 당사자인 소비자 역시 새로 의무화된 정보들을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철저히 확인하는 주도적인 방어 자세를 갖춰야만 실질적인 시장 정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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