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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브랜드 경험] AI 시대, 브랜드는 무엇으로 남는가

2026.06.22. 10: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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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9,000과 2026 글로벌 브랜드 가치 순위로 읽는 기술, 선택, 경험

사진: Unsplash의 Thanongsak kongtong , 이미지 편집: 오주석

사진: Unsplash Thanongsak kongtong , 이미지 편집: 오주석



2026년 6월 18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넘어섰다. 지난달 8,000선을 돌파한 지 22거래일 만이었다.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록이었지만, 시장 전체가 함께 오른 것은 아니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한 종목은 110개 안팎에 그쳤고, 하락 종목은 791개에 달했다.

상승을 이끈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대형 반도체주였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차세대 인공지능 메모리인 HBM4E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AI 반도체에 대한 기대가 다시 시장을 움직였다.[1]

코스피 9,000이라는 숫자 뒤에는 AI를 작동시키는 반도체와 인프라를 향한 강한 기대가 있었다. 시장은 기술이 만들어낼 미래를 먼저 평가하고, 그 가능성에 가격을 붙인다.

그러나 높은 시가총액이 곧 강한 브랜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시가총액이 투자자가 기대하는 기업의 미래가치를 보여준다면, 브랜드 가치는 사람들이 그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게 만드는 무형의 힘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그렇다면 2026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는 어디일까.

Brand Finance의 ‘Global 500 2026’에서는 애플이 약 6,076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이 뒤를 이었고, 엔비디아는 브랜드 가치가 1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약 1,843억 달러를 기록하며 5위에 올랐다.[2] AI 인프라의 핵심 기업이 자본시장의 기대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의 반열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Kantar BrandZ의 2026년 평가에서는 구글이 약 1조4,849억 달러로 1위에 올랐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가 그 뒤를 이었다.[3]

두 조사에서 1위 브랜드도 다르고 평가액도 크게 다르다. 이는 어느 한쪽이 틀렸기 때문이 아니다. 두 기관이 브랜드를 바라보고 가치를 계산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표 1] 2026년 글로벌 브랜드 가치 평가의 두 시선

순위 Brand Finance Global 500 Kantar BrandZ Global Top 100
1 Apple Google
2 Microsoft Apple
3 Google Microsoft
4 Amazon Amazon
5 NVIDIA NVIDIA

주: 두 기관은 서로 다른 브랜드 가치 평가 방법론을 사용한다. 따라서 절대적인 평가액을 직접 비교하기보다 순위와 변화 방향, 각 방법론이 무엇을 측정하는지를 중심으로 해석해야 한다.

Most Valuable Brands IN 2026

Most Valuable Brands IN 2026



Brand Finance는 기업이 해당 브랜드를 소유하지 않았다면, 브랜드를 사용하기 위해 얼마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지를 추정하는 ‘로열티 면제법(Royalty Relief Method)’을 중심으로 브랜드 가치를 산출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브랜드 강도(Brand Strength), 즉 브랜드의 경쟁력과 기초체력이다.

Brand Finance는 마케팅 투자, 고객을 비롯한 이해관계자의 인식, 그리고 실제 사업 성과를 종합해 100점 만점의 ‘브랜드 강도 지수(Brand Strength Index·BSI)’를 산출한다. 그 결과에 따라 신용등급처럼 AAA+부터 등급을 부여하고, 브랜드 강도가 높을수록 더 높은 로열티율을 적용해 브랜드 가치를 계산한다.[4]

브랜드 가치가 “이 브랜드는 경제적으로 얼마의 가치가 있는가”를 보여준다면, 브랜드 강도는 “그 가치가 왜 만들어졌으며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는가”를 설명한다. 따라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와 가장 강한 브랜드는 반드시 같은 브랜드일 필요가 없다.

브랜드의 규모와 현재 수익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브랜드를 알고 신뢰하며 선택하는 힘이 함께 평가돼야 하는 이유다.

Kantar BrandZ는 재무 성과에 소비자의 인식과 선택을 결합해, 브랜드가 기업가치에 기여하는 부분을 추정한다. 특히 브랜드가 사람에게 얼마나 의미 있고(Meaningful), 경쟁 브랜드와 다르며(Different), 선택의 순간에 쉽게 떠오르는가(Salient)를 중요하게 본다.

Brand Finance가 브랜드의 경제적 수익 창출력과 경쟁력을 연결한다면, Kantar는 사람의 마음속에 형성된 의미와 차별성이 어떻게 수요와 가격 프리미엄, 미래 성장 가능성으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한다.

서로 다른 방법론이지만 두 평가가 공통으로 보여주는 방향은 분명하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의 중심에 기술 기업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Kantar BrandZ가 평가한 세계 100대 브랜드의 총가치는 전년보다 22% 증가한 13조 달러를 넘어섰다. 그 성장을 이끈 핵심 동력은 AI였다. ChatGPT의 브랜드 가치는 1년 만에 285% 증가하며 세계 15위에 올랐다. Claude도 처음 순위에 진입하자마자 27위를 기록했다.[3]

과거에는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데 수십 년이 필요했다. 이제 AI 서비스는 몇 년 만에 글로벌 브랜드가 된다. 기술이 확산되는 속도뿐 아니라, 사용 경험이 언어와 추천, 일상의 습관으로 축적되는 속도까지 빨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빠르게 알려지는 것과 오래 선택받는 것은 다르다.

Kantar BrandZ의 상위 10개 브랜드 가운데 맥도날드는 유일하게 디지털 시대 이전에 탄생한 브랜드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와 나란히 상위 10위 안에 남아 있다. 맥도날드가 가장 앞선 AI 기술을 보유했기 때문은 아니다.

맥도날드는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는 익숙한 경험을 만들고, 시대의 변화에 맞춰 매장과 드라이브스루, 모바일 앱과 배달을 하나의 브랜드 경험으로 연결해왔다.

ChatGPT는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새로운 속도를 보여준다. 맥도날드는 브랜드가 지속되는 힘을 보여준다. 두 브랜드를 연결하는 것은 기술의 수준이 아니라 반복되는 선택이다.

기술 경쟁이 시작되는 초기에는 성능이 차이를 만든다. 더 빠른 모델, 더 높은 정확도, 더 가벼운 제품이 관심을 끈다. 그러나 경쟁 기업의 기술 수준이 비슷해지면 기능은 차별점이 아니라 시장에 참여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 된다.

생성형 AI도 같은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모델의 크기와 속도, 기능과 연동 범위는 계속 발전하지만 일반 사용자가 그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이때 사람들은 기술 사양만으로 서비스를 선택하지 않는다. 익숙한가, 믿을 수 있는가, 내 일상에 잘 맞는가, 나의 가능성을 확장해주는가를 함께 판단한다.

Kantar가 약 1만4,000개의 브랜드 사례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의 브랜드 연상에서 기능적 판단은 약 3분의 1에 불과했다. 나머지 3분의 2는 감정적 연상과 관련돼 있었다.[3]

뛰어난 기능은 선택의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기능만으로는 오래 지속되는 기억을 만들기 어렵다. 기능적 경험과 감정적 경험이 함께 반복될 때 신뢰, 습관, 공유가 형성된다.

믿을 수 있어서 다시 선택하고, 익숙해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며, 의미가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한다. 브랜드 경험은 바로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사진: Unsplash의 Tanya Barrow

사진: Unsplash Tanya Barrow



AI 시대에는 선택의 주체도 달라진다.

지금까지 브랜드는 주로 인간의 기억 속에서 경쟁했다. 앞으로는 검색엔진과 추천 알고리즘을 넘어 AI 에이전트가 소비자를 대신해 제품과 서비스를 탐색하고 비교하며 선택지를 제안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AI가 모든 선택을 자율적으로 결정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AI가 어떤 브랜드를 먼저 발견하고, 신뢰할 만한 정보로 이해하며, 추천 후보에 포함하는지는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Kantar는 AI 에이전트의 선택에서도 기존의 브랜드 선호, 인지도, 고객의 지지와 추천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사람들이 이미 신뢰하고 선호하며 긍정적으로 이야기해온 브랜드가 AI의 탐색과 추천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3]

이때 브랜드의 힘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명확하고 일관된 약속, 고객이 남긴 긍정적인 경험과 추천, 다양한 접점에 축적된 신뢰의 기록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브랜드는 이제 사람에게만 이해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경험하고 남긴 브랜드의 의미가 데이터와 언어의 형태로도 명확하게 축적돼야 한다. 브랜드 경험은 감성적인 장식이 아니라 인간과 AI가 브랜드를 이해하고 선택하게 만드는 증거가 된다.

그렇다면 코스피 9,000 이후 대한민국 기업이 물어야 할 질문은 무엇일까.

대한민국은 AI 반도체와 메모리, 제조 기술의 핵심 공급국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은 세계의 AI 인프라를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기술을 공급하는 기업과 세계가 지속해서 선택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기술적 성취가 브랜드 자산으로 남으려면 그것이 고객과 사회가 이해할 수 있는 약속으로 번역돼야 한다. 그 약속은 제품과 서비스, 커뮤니케이션과 고객 접점에서 실제 경험으로 확인돼야 한다.

좋은 경험은 신뢰와 선호를 만들고, 반복된 선택은 장기적인 관계와 브랜드 가치로 이어진다.

BARAM Framework가 브랜드(Brand), 오디언스(Audience), 관계(Relationship), 정렬(Alignment), 모멘텀(Momentum)을 함께 살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브랜드가 말하는 기술적 약속과 오디언스가 실제로 받아들이는 경험 사이에는 언제나 간극이 존재한다. 그 간극을 발견하고 정렬하며, 일시적인 관심을 지속적인 관계로 전환해야 기술의 성취가 브랜드의 자산으로 남는다.

시가총액은 시장이 기업의 미래에 부여한 기대를 보여준다. 브랜드 가치는 그 기업이 사람들의 선택에 미치는 힘을 측정한다. 브랜드 강도는 그 선택의 힘을 지속해서 만들어낼 경쟁력과 기초체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브랜드 경험은 그 힘이 실제 접점에서 만들어지고 반복되는 과정이다.

AI 시대에 기술은 더 빠르게 발전하고 더 빠르게 비슷해질 것이다. 오늘의 혁신은 내일의 기본 기능이 되고, 새로운 모델과 서비스는 계속 등장할 것이다.

그 안에서 오래 남는 브랜드는 가장 많은 기능을 가진 브랜드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사람과 사회의 변화를 먼저 읽고, 기술을 인간에게 의미 있는 경험으로 번역하며,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지속해서 만드는 브랜드가 남을 것이다.

시장은 기술의 가능성을 산다.
사람은 자신에게 의미 있는 브랜드를 선택한다.

AI 시대, 브랜드는 로고나 이름으로 남지 않는다.

선택의 기준으로 남는다.


더 깊이 나누는 자리

이 글에서 다룬 AI 시대의 브랜드 경험과 기술·선택·관계의 문제를 더 깊이 나누기 위해 공개 특강을 진행한다.

AI 시대의 브랜드 경험 설계
Human Tech와 BARAM Framework

자세한 내용 및 신청: https://luma.com/051hsprj


참고자료

  1. 연합뉴스. (2026. 6. 18). 「코스피, 사상 첫 9,000 돌파…대한민국 자본시장 역사 새로 썼다」.
  2. Brand Finance. (2026). Global 500 2026.
  3. Kantar. (2026). Kantar BrandZ: Most Valuable Global Brands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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