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한국 카페 문화 발전의 중심지 중 하나였다. 1937년 다방 ‘아루쓰’를 비롯해 1940년대 녹향과 백조다방 등을 통해 기반이 형성됐고, 이러한 유산을 바탕으로 토종 프랜차이즈 카페와 실력파 로컬 카페가 도심 곳곳에 둥지를 텄다. 커피의 곁을 지켜주는 빵과 디저트도 수준급이다. 대구 어디서든 근사한 카페를 만날 수 있는데, 주말 나들이로는 수성구가 제격이다. 수성못을 거닐고, 수성못길에 자리한 감성적인 공간에서 담소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된다.
■계절을 담은 한입의 예술
목련양과
2019년 12월 문을 연 목련양과는 본래 프랑스 디저트에 한국적 재료를 더해 재해석한 애프터눈 티 세트, 한상다과를 선보이던 곳이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새롭게 출시한 파르페가 인기를 끌며 지금은 파르페 전문점으로 자리 잡았다.
시그니처 메뉴는 생과일 파르페지만, 제과 잡지에 소개될 만큼 완성도 높은 복숭아 파르페 등 계절마다 바뀌는 시즌 메뉴도 놓칠 수 없다. 겹겹이 쌓인 달콤함 속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요소는 단연 조화다. 잔의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떠먹을 때 층과 층 사이의 맛이 자연스럽게 교차하도록 설계해 마지막 한 입까지 물림 없이 다채로운 맛의 변주를 선물한다.
■정성을 들인 그 포슬포슬함
코오롱떡집
1999년 개업해 28년째 자리를 지키는 코오롱떡집은 오전 8시 첫 떡이 나오기 전부터 긴 대기 줄이 늘어서는 곳이다. 개업 초기 떡국용 떡으로 동네에서 입소문이 난 뒤, 현재는 호박떡과 영양떡 등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호박떡은 정성의 결정체다. 늙은 호박을 일일이 손질하고, 콩을 18번이나 헹궈 포슬포슬하고 부드러운 하얀 콩고물을 만드는 데만 무려 7시간이 걸린다. 오전 11시면 문을 닫지만, 주인의 오후는 다음날 쓸 고물 작업으로 다시 바쁘게 돌아간다. 제대로 된 건강한 떡을 대접하겠다는 뚝심 덕분이다. 이토록 정성이 가득 들어간 호박떡 한 팩이 단돈 4,000원. 대구의 인심과 장인 정신을 기분 좋게 맛볼 수 있는 귀한 공간이다.
■커피 한잔이 전하는 따뜻한 안부
리시트 헤리티지
‘리시트(RECEIPT)’는 바리스타와 손님의 거리가 가까운 친근하고 편안한 커피 브랜드를 지향한다. 로스터리에서 갓 볶아 낸 신선한 원두와 매장에서 직접 굽는 디저트, 계절에 따라 섬세하게 바뀌는 원두 라인업이 강점이다.
수성못과 가까운 곳에 자리한 리시트 헤리티지에서는 진한 라테 위에 부드러운 크림을 듬뿍 올린 리시트 커피와 고소한 땅콩 크림, 바삭한 크럼블이 조화로운 너티 크림 라테가 대표 메뉴다. 이와 더불어 에디터의 픽으로는 정성껏 내려 원두 본연의 깊은 향미를 살린 핸드드립 커피다. 심플하고 유연한 감각의 굿즈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대구 커피 & 디저트 맛집 리스트
교토푸딩, 길로이커피, 달콤한메론빵, 두아몽떼, 롤러커피, 리시트 헤리티지, 목련양과, 소베, 소온도, 슬로우터틀, 아프레베이크샵, 오가닉모가, 코오롱떡집
■Tourist Attraction 여행지
대구미술관
영남 미술의 깊은 맥을 잇는 대구미술관은 2011년 개관 이래 지역 미술의 역사와 동시대 현대미술을 엮어 내는 문화 플랫폼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다채로운 전시와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일상 속 예술적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개관 1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서화무진(書畵無盡)>과 <대구 근대 회화의 흐름>을 통해 한국화와 대구 미술의 흐름과 굵직한 자취를 조망할 수 있다. 더불어 <2025 신소장품 보고전>과 교육형 전시 <고양이도 임금을 볼 수 있다> 등 풍성한 볼거리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수준 높은 예술 속에서 품격 있는 여행을 원한다면 대구미술관이 정답이다.
수성못
잔잔한 호수 위로 대구의 낭만이 일렁인다. 수성못은 쾌적한 수변 산책과 야경, 맛집 투어를 한자리에서 누릴 수 있는 지점이다. 수성들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든 이곳은, 세월이 흘러 생태 복원을 거치며 생기 넘치는 수변 휴식처로 거듭났다.
둘레 2km에 이르는 호수를 따라 왕벚나무와 버드나무, 바늘꽃이 어우러진 데크 로드가 시원하게 뻗어 있어 걷는 내내 계절의 정취가 밀려온다. 낮에는 살랑이는 나무를 보며 천천히 거닐고, 어둠이 내린 후에는 물감을 풀어놓은 듯 알록달록한 조명의 미디어아트 음악분수(4~10월 운영)를 즐길 수 있다. 산책 후에는 인근 카페거리나 들안로 맛집에 들러서 여행의 근사한 마침표를 찍으면 된다.
로컬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
대구여행상점
대구의 진짜 매력을 발견하는 확실한 방법은 ‘대구여행상점’을 찾아가는 것이다. 대구시와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추천하는 로컬 콘텐츠로, 먹거리와 쇼핑, 문화 체험을 아우른다.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도시 구석구석의 숨은 이야기와 깊은 맛을 전달하는 공식 인증 매장으로, 주요 행사와 연계한 특별 이벤트 및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장 대구다운 모습을 보여 줄 곳들에 대한 건 ‘대구트립로드’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