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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시간과 새로운 감각이 공존하는 청두의 라이프스타일 스팟 5

2026.06.30. 10: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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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미식 도시라는 화려한 타이틀 뒤편으로, 청두는 중국에서 가장 여유롭고 감각적인 일상을 영유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수천 년의 세월을 간직한 고가구부터 젊은 크리에이터들의 날 선 취향이 담긴 편집숍까지, 청두의 거리는 과거와 미래가 기묘하게 섞여 흐른다. 단순한 관광을 넘어 청두 사람들의 깊은 안목과 삶의 궤적을 엿볼 수 있는 보석 같은 공간 다섯 곳을 소개한다.

意识浓缩·生活痕迹选品店, Yi Shi Nong Suo
이시농숴

청두 진장구의 고요한 복자가(福字街)에 위치한 이시농숴는 '의식농축'이라는 의미다. 이곳은 이름 그대로 주인의 명확한 의식으로 길러낸 생활의 흔적들을 선보이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다. 중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에서 온 빈티지 세라믹과 소품에 집중하며 물건이 가진 본연의 질감과 시간을 소개한다. 매장에 들어서면 나무, 금속, 도자기 등 서로 다른 소재들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공기에 마음이 차분해진다.

이곳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작가의 철학을 공유하는 전시장과도 같다. 독특한 디자인의 세라믹 식기류부터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인테리어 소품, 그리고 일상을 감미롭게 만들어주는 인센스까지 큐레이션의 폭이 넓다. 특히 '생활흔적'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사용자의 손길이 닿을수록 멋이 더해지는 수공예품들이 주를 이룬다. 주인의 안목으로 엄선된 아이템들은 대량 생산된 제품에서는 느낄 수 없는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다.

조용한 골목에 숨어 있어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아지트 같은 분위기를 풍겨, 바쁜 여행 일정 중 잠시 숨을 고르며 나만의 취향을 발견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더없이 완벽한 휴식처다. 빈티지가 주력을 이루는 만큼 소품들의 가격대는 각양각색이다.


Balance Porcelain
밸런스 포쉐린

빈티지 그릇가게인데, 주로 일본제 빈티지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소품샵. 상가가 아닌 거주용 아파트의 15층에 자리하고 있는데, 다소 찾기 어려운 위치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쇼룸 형태의 매장은 바닥 외의 모든 곳에 소품이 놓여있다. 테이블과 벽장, 계단까지 셀 수 없이 많은 물건이 쌓여있어 마치 보물창고를 발견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곳의 주력 제품은 꽤나 광범위하다. 도자기제, 유리제, 목재나 기타 등등의 재료로 만든 각종 식기, 주방용품, 일상 소품을 아우른다. 크고 작은 접시 그릇의 비중이 가장 크고, 그외에 찻잔이나 컵, 속이 깊은 볼 등도 많은 편이다. 대부분 유형별로 구획이 나뉘어 있어 원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탐색할 수도 있다. 가격이 높은 제품은 물론이고, 10위안 내외의 저렴한 제품을 모아둔 영역도 있다. 90% 이상이 일본제 빈티지이지만, 유럽제 빈티지도 찾아볼 수 있다. 로얄코펜하겐, 웨지우드 등의 컬렉션도 찾아볼 수 있다.

큐레이팅 매장보다는 창고형 매장에 가깝기 때문에 보물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 있을 때 찾아가면 좋다. 쌓여있는 그릇들을 하나하나 들춰가다 보면 스스로 보석을 찾아낼수도 있을 것.


望平街夜市, Wangping Street Night Market
망평가 야시장

청두를 도심을 가로질러 가는 금강(Jin River)을 따라 형성된 망평가는 낮에는 평화로운 산책로이지만, 해가 지면 청두에서 가장 힙한 에너지가 분출되는 야시장으로 탈바꿈한다. 이곳은 전통적인 재래시장과는 결이 다르다. 젊은 아티스트들의 수공예품, 로컬 수제 맥주, 독특한 길거리 음식들이 어우러져 청두판 '강변 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곳의 진정한 매력은 강변을 따라 늘어선 노천 점포들이다. 직접 구운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부터 즉석에서 그려주는 캐리커처, 그리고 청두의 젊은 셰프들이 선보이는 창의적인 퓨전 간식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다. 특히 강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촨촨과 시원한 로컬 에일 맥주의 조합은 망평가 야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해방감이다. 조명으로 반짝이는 강물과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진 분위기는 마치 축제 현장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시장 주변에는 감각적인 카페와 서점들이 밀집해 있어 야시장 구경 전후로 들르기 좋다. 현지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별도의 입장료는 없으며, 저렴한 길거리 음식부터 감각적인 디자인 소품까지 주머니 사정에 맞춰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야시장인만큼 낮에는 다소 적막한 편이니 참고하자.


文物古玩市场, Chengdu Antique Market
문물고완시장

로마 홀리데이 광장(罗马假日广场) 인근에 위치한 '청두 문물고완시장'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짜릿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다. 중국 서남부 최대 규모의 골동품 거래소 중 하나로, 세월의 때가 묻은 온갖 기물들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마주하는 거대한 석상들과 고가구들은 이곳이 범상치 않은 공간임을 짐작하게 한다.

시장은 보석, 옥기, 서화, 도자기, 동전 등 품목별로 구획이 나뉘어 있으며, 노점부터 고급 갤러리까지 그 층위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사천 지역의 특색이 묻어나는 민속 예술품이나 오래된 찻잔, 서예 도구도 만날 수 있다. 이곳의 제품 대부분은 티베트 문화를 반영하고 있는데, 청두가 자리한 사천성이 위로는 티베트 자치구와 접해있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감식안이 없더라도 시장 특유의 활기를 구경하는 것만으로 즐겁다. 돋보기를 들고 유물을 살피는 수집가들과 상인들 사이의 팽팽한 흥정은 한 편의 연극처럼 흥미롭다. 주말 아침에는 벼룩시장이 열려 더욱 다양한 물건들이 쏟아져 나온다.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인 경우가 많으므로 과감한 흥정 실력이 필요하다.


锦里古街
금리고가


무후사 바로 옆에 위치한 '금리'는 삼국시대 사천의 거리 모습을 재현한 청두 최고의 민속 거리다. 550미터 남짓한 짧은 거리지만 명·청 시대 스타일의 건축물들로 가득 차 있으며, 붉은 등불이 늘어진 처마 아래로 청두의 전통 문화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서촉 제1의 거리'라는 별칭에 걸맞게 청두를 찾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상징적인 장소다.

이곳에는 대중적인 편집샵이 가득한데, 군데군데 잘 찾아보면 소규모 빈티지 편집샵도 가득하다. 금리의 매력은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성에 있다. 거리 곳곳에서는 그림자 인형극이 공연되고, 장인들은 설탕 공예나 세밀화를 그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무엇보다 미식가들을 유혹하는 것은 '샤오츠(간식) 거리'다. 사천식 찹쌀떡인 삼대포(三大炮), 매콤한 비빔면, 구운 오리 다리 등 사천의 대표 간식들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밤이 되면 건물마다 켜지는 붉은 등불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이때 강변의 노천 바에서 차나 술 한 잔을 즐기는 것은 금리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관광지인 만큼 늘 인파로 붐비지만, 고풍스러운 목조 건물 사이사이를 걷다 보면 시대를 초월한 낭만을 느낄 수 있다. 기념품점에서는 변검 가면이나 팬더 관련 굿즈, 사천차 등을 판매하여 쇼핑의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무후사 방문 전후로 들러 청두의 전통적인 멋과 맛을 압축적으로 경험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며, 화려한 조명이 켜지는 해 질 녘에 방문하기를 적극 추천한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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