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고성능 전기차에 가상의 사운드와 함께 내연기관 특유의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진동 재현 기술 (Haptic Feedback/Vibration Simulation)'을 개발해 적용한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현대차가 고성능 전기차(EV) 시장에서 가상 엔진 사운드와 변속 충격 제어 기술로 세상을 놀라게 한 데 이어 이번에는 온몸으로 느끼는 '차체 진동 재현 기술 (Haptic Feedback/Vibration Simulation)' 시뮬레이션 기술까지 도입해 드라이빙 몰입감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30일 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은 청각적 레이어에 머물던 기존 가상 사운드 시스템을 넘 차체와 스티어링 휠, 시트 등을 통해 고성능 내연기관차와 다르지 않은 물리적 피드백을 전달하는 '진동 재현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대차 글로벌 R&D 총괄 만프레드 하러(Manfred Harrer) 부사장은 최근 영국 자동차 매체 오토카(Autocar)와의 인터뷰에서 "차세대 고성능 EV를 더욱 현실적으로 만들고 싶다"며 "백파이어(역화) 사운드를 정교하게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 차량 내부에 실제 진동을 구현하는 차세대 기술을 준비 중이며 이미 데모 버전이 구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 2023년 아이오닉 5 N을 통해 가상 엔진음과 가상 변속 충격 시스템을 처음 선보였지만 당시 업계 반응은 다소 냉소적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를 단순한 마케팅용 눈속임(Gimmick)으로 치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포르쉐가 타이칸에 유사한 사운드스케이프를 이식하고 메르세데스 AMG와 BMW M 등 고성능 브랜드들이 퍼포먼스 EV 라인업에 내연기관 감성을 재현하는 기술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등 현대차가 정립한 기술이 고성능 EV 시장의 표준 템플릿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차가 구상하는 차세대 감성 제어 기술은 향후 도입될 차세대 전기차 아키텍처인 IMA(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플랫폼 위에서 본격적으로 구현될 전망이다.
오는 2028년 선보일 2세대 아이오닉 5부터 적용될 예정인 IMA 플랫폼은 기존 E-GMP의 800V 고전압 아키텍처를 유지하면서도 충전 시간 단축, 전비 효율성 향상, 배터리 열관리 능력을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하러 부사장은 이를 "급진적인 혁명이 아닌 기존의 강점을 진화시킨 거대한 발전"이라고 정의하며, 가상 사운드와 진동 시스템이 이 플랫폼의 핵심 사용자 경험(UX) 요소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현대차는 고성능 EV 라인업 확대와 별개로 기존 내연기관 기반 N 모델의 명맥도 이어갈 방침을 분명히 했다.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i20 N에는 1.6리터 터보 하이브리드를, i30 N에는 2.5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고성능 정체성과 현실적인 타협점을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계획이다.
전기차의 가상 기술을 두고 '진정성'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가 사운드에 이어 가상의 진동까지 더하게 되면 단순한 재미를 넘어 차량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고도화된 엔지니어링 피드백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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