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LA 올림픽을 앞두고 전 세계의 시선이 다시금 이 도시로 향하고 있다. 흔히 LA 하면 떠오르는 산타모니카의 푸른 해변이나 화려한 할리우드 사인도 좋지만, 이번엔 조금 더 깊숙한 LA 로컬의 감도를 따라 여행해보는 건 어떨까.
글렌데일은 다운타운에서 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있으며, 할리우드 인근에 자리한 도시다. 관광 안내서에 크게 실리는 지명은 아니지만 LA를 자주 여행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향하는 곳이기도 하다. 수없이 소개된 명소들 대신 현지인처럼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이 곳의 로컬 감성 스팟들을 소개한다.
아름답게 가꿔진 마을에서의 산책, 아메리카나 앳 브랜드
글렌데일 중심부에는 아메리카나 앳 브랜드 (The Americana at Brand) 와 갤러리아 (Glendale Galleria), 두 개의 대형 쇼핑몰이 나란히 서 있다. 특히 아메리카나 앳 브랜드는 전형적인 대형 몰인 갤러리아와는 달리 정교하게 설계된 작은 유럽마을과도 같아 이색적이다.
광장을 가로지르는 클래식 트롤리와 음악분수쇼가 진행되는 분수대 광장은 이곳 사람들의 자유로운 쉼터가 되기도 한다.
치즈케이크 팩토리, 칙필레, 쉑쉑버거 등 취향에 맞는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AMC에서 영화를 보거나 반스 앤 노블에 들러 독서에 빠져보는 것도 좋다. 먹고, 보고, 즐기며 LA라는 도시에 오감을 맡겨보자.
캘리포니아의 햇살을 가르는 물살, 글래슬 파크 수영장
최근 러닝이나 수영처럼 몸과 마음을 돌보는 웰니스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글렌데일 인근 글래슬 파크 수영장 (Glassell Park Swimming Pool) 에서 LA의 작렬하는 태양을 온몸으로 느끼며 야외 수영장의 묘미를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
높은 건물 하나 없이 탁 트인 하늘을 지붕 삼은 이 야외 수영장은 여행자에게도 문이 열려 있다. 시에서 운영하는 시설이기에 일일수영 비용도 성인 기준 $4, 아동 $1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다. 수건과 수영복은 직접 챙겨야 하며, 락커룸과 샤워 시설은 별도로 갖춰져 있다.
실내 수영장의 락스 냄새 대신 캘리포니아의 청량한 공기를 마시며 레인을 오가다 보면, 어느새 이 도시에 완벽히 동화된 듯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여행 Tip
미국 시립 수영장은 현금을 받지 않고 오직 카드(Card Only)만 받거나, 반대로 현금만(Cash Only) 받는 경우가 있으니 방문하려는 수영장의 지불 방법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참고로 글래슬 파크 수영장은 현금만 받는다.
아늑한 카페에서 즐기는 한잔의 여유, 해비타트 커피
글래슬 파크 수영장에서 도보 3분이면 닿는 카페 해비타트 커피(Habitat Coffee)는 인근 로컬들에게 사랑받는 커뮤니티 허브다. 신선하게 볶아낸 원두로 친절히 내어주는 이 집의 커피도 스테디셀러지만,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을 위한 유기농 스무디와 신선한 샐러드, 샌드위치는 최근 이곳에서 손꼽히는 인기 메뉴들이다. .
노트북 작업에 한창인 사람들, 운동을 마치고 나온 크루들, 강아지와 브런치를 하러 나온 사람들 사이에서 한껏 카페인 충전을 하며 LA의 로컬이 된 듯한 기분을 느껴보자.
밤공기를 타고 흐르는 숯불의 향, 엔젤스 티후아나 타코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이면 엔젤스 티후아나 타코(Angel's Tijuana Tacos)의 노점이 열리기 시작한다. 주문 즉시 만드는 스트릿 타코 스타일로, 투박한 길거리 노점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최근 로컬들 사이에서 줄 서서 먹기로 유명한 이 곳은, 타오르는 숯불 위에서 익어가는 고기 향과 수제 토르티야를 만드는 바쁜 손길로 우리의 후각과 시각을 강타한다.
길게 늘어선 줄에 합류해 이곳의 타코 한 접시를 꼭 맛보시길. 숯불 향 가득한 고기에 특제 소스와 고수, 양파, 라임 등을 곁들여 먹으면 풍부한 육즙과 각종 향신료의 맛이 주르르 입 안에 쏟아진다.
투박한 일회용 접시에 담긴 타코를 들고 길가에 서서 먹는 경험이야말로 LA 로컬 미식 여행의 정점이다.
여행 Tip
타코를 평소에 즐기지 않는다면 고기 옵션은 Al Pastor(양념 돼지고기)나 Asada(소고기 스테이크)를 추천하고, 메뉴 중에서는 치즈가 듬뿍 들어간 Vampiros를 기억하면 주문하기 수월하다.
화려한 랜드마크를 구경하는 관광도 즐겁지만, 때로는 이처럼 평범한 동네의 일상을 한 꺼풀 들춰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기억은 훨씬 풍성해지고 남달라질 수 있다. ‘여행자’라는 이방인의 경계를 허물고 잠시나마 LA의 ‘생활자’가 된 듯한 기분으로 이 도시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기를. 언젠가 다시 꺼내 보고 싶은 가장 LA다운 추억이 되지 않을까.
글·사진 이소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