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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자율주행 시대를 위협하는 비매너 '승객 규제법' 논의 할 때

2026.07.16. 14: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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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운전자나 감독관이 없는 자율주행차 운행이 늘면서 이용자의 비매너 행동이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로보택시 이용자의 일탈 행위가 경찰과 응급 구조 인력의 출동으로 이어지면서 차량과 기술뿐 아니라 이용자를 규제할 새로운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자율주행차 논의는 안전성과 인공지능(AI)의 판단 능력, 사고 책임, 보험과 사이버보안 등 기술과 제도에 집중돼 왔다. 하지만 상용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승객' 자체가 공공의 안전과 서비스 운영을 위협하는 새로운 변수가 됐다.

최근 미국에서는 차 안에서 깊이 잠들어 원격 호출에도 응답하지 않아 경찰이 출동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음식물과 술을 흘리거나 토사물을 남기는 것은 물론, 반려견 배설물을 밟은 채 탑승하는 사례도 보고됐다. 병원으로 향하던 승객이 차량 안에서 출산한 일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응급 구조대가 출동하고 차량 운행이 중단되면서 주변 교통에도 영향을 주는 등 사회적 비용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는 로보택시 상용화, 대중화 과정에서 드러난 예상 밖의 문제다. 기술을 넘어 '이용자' 자체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버스나 택시 같은 기존 운송수단은 운전자가 단순히 차량을 운행하는 역할만 하지 않았다. 승객의 질서를 유지하고 위험 상황을 판단해 필요하면 경찰이나 구조대를 호출하는 관리자 역할도 함께 수행해 왔다.

하지만 완전 자율주행 시대에는 운전자가 사라지면서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통제 장치'마저 함께 사라지게 된다. 관리자가 없는 공간에서는 이용자 스스로가 질서를 지켜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이 로보택시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물론 사업자들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웨이모와 테슬라 등은 차량 내부 카메라로 승객 행동을 모니터링하고 차량 오염 정도에 따라 50~150달러의 청소 비용을 부과한다. 반복 위반자는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어디까지나 사업자와 이용자 간 계약에 따른 이용약관이다. 청소비를 청구하거나 계정을 정지할 수는 있지만 공공질서를 유지하거나 사회적 책임을 묻는 법적 장치와는 성격이 다르다.

자율주행 관련 법과 제도 대부분은 차량과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맞춰 안전 기준, 사고 책임, 보험, 사이버보안 등에 관한 규정은 점차 갖춰지고 있는 반면 자율주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의 권리와 의무, 책임을 명확하게 규정한 제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앞으로 로보택시가 대중교통 수준으로 확대된다면 공공의 이익에 반하거나 상식을 벗어난 일탈적 행위로 인한 새로운 문제들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운영 주체의 약관을 벗어난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으니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지금까지는 기술이 사람을 대신 운전하는 시대를 준비했다면 이제는 사람이 자율주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승객의 권리와 의무, 책임을 명확히 하는 사회적 합의와 법적 기준을 고민해야 한다. 자율주행 시대의 가장 어려운 과제는 자동차가 아니라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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