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만에 병실 밖 여행을 떠난 김온유 씨가 PV5 WAV 안에서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병실 창밖으로 바라보는 풍경이 세상의 대부분이었던 한 사람이 있었다. 호흡 보조 장치와 함께 살아온 23년, 김온유 씨의 소원은 거창하지 않았다. “이 방이 통째로 움직였으면 좋겠다.” 그 바람을 싣고 움직인 자동차가 김 씨를 가족과 함께 바다로 데려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아의 교통약자 특화 목적기반차(PBV) ‘PV5 WAV(Wheelchair Accessible Vehicle)’로 완성한 김 씨의 가족여행을 담은 영상 ‘더 무빙 룸(The Moving Room)’을 19일 공개했다.
영상은 23년째 병원에서 생활해 온 김 씨가 기아의 사회공헌 사업 ‘초록여행’의 지원을 받아 의료진,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실제 과정을 담았다. 영상 제목은 이동에 필요한 일상과 의료 환경을 방처럼 익숙한 모습 그대로 차량 안에 옮겨 함께 떠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여행에는 휠체어 이용자의 탑승과 이동을 고려해 개발한 기아 PV5 WAV가 사용됐다. 일반적인 휠체어 탑승 차량이 뒤쪽 문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측면 도어로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설계한 특수차다. 휠체어 이용자도 다른 가족과 같은 문과 공간을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게 한 배려다.
김온유 씨가 측면 슬라이딩 도어와 전동식 경사로를 이용해 PV5 WAV에 탑승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실내에는 휠체어 고정 장치와 6대4 분할 쿠션 팁업 시트를 적용했다. 오른쪽 좌석을 접으면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이 확보되고 왼쪽에는 가족이나 간병인이 나란히 앉을 수 있다. 휠체어 이용자뿐 아니라 동승자와 운전자까지 고려해 하나의 생활공간을 구성한 것이 PV5 WAV 최대 장점이다.
외부 전력 공급 기능인 V2L(Vehicle to Load)도 김 씨의 여행을 가능하게 한 핵심 기술이다. 차량 배터리의 전력을 이용해 이동 중에도 산소발생기 등 의료기기를 작동할 수 있어 병실 밖에서도 필요한 의료 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다. PV5가 단순히 사람을 목적지까지 옮기는 차를 넘어 일상을 함께 이동시키는 공간이 된 셈이다.
마침내 바다를 마주한 김 씨는 “이렇게 여행을 가보니까 할 수 있다는 용기가 더 생긴 것 같다”며 “더 멀리, 더 많이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PV5가 옮긴 것은 한 사람의 몸만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병실에 머물러야 했던 일상과 가족의 시간, 그리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까지 함께 실어 날랐다.
이번 프로젝트를 지원한 ‘기아 초록여행’은 2012년 시작해 올해로 15년째 이어지고 있는 교통약자 이동 지원 사업이다. 지금까지 약 11만 명이 이용했으며 PV5 WAV와 PV5 패신저, 카니발 등 특수 차량 30대를 전국에서 무상으로 대여하고 있다. PV5 이용자에게는 필요에 따라 산소발생기도 함께 제공한다.
호흡 보조 장치와 함께 생활해 온 김온유 씨가 기아 PV5 WAV를 타고 23년 만의 가족여행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영상은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PBV를 비롯한 모빌리티 기술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라며 “더 많은 사람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모두를 위한 모빌리티의 가치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보행 재활 로봇 ‘엑스블 멕스(X-ble MEX)’를 활용해 부상 군인의 재활을 지원한 ‘10m 행군’, 소방관 회복지원 수소전기버스를 다룬 ‘사륙, 사칠’, 무인 소방로봇을 소개한 ‘어 세이퍼 웨이 홈(A Safer Way Home)’ 등 모빌리티 기술의 사회적 가치를 알리는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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