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다의 플래그십 SUV CX-70 D50e. 약 18.5km/ℓ(44mpg)의 연비로 한 번 주유하면 약 1360km(850마일) 이상을 달릴 수 있다. (마쓰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 사실상 퇴출된 '디젤 파워트레인'을 아직도 고집하는 브랜드가 있다. 시대에 역행하는 기업은 '독보적인 마이웨이'와 '엔지니어링에 대한 지독한 고집' 그리고 '진바 잇타이(人馬一体)'로 유명한 일본 마쓰다(Mazda)다.
진바 잇타이는 '사람과 말이 하나가 된다'는 뜻으로 스펙 시트상의 숫자보다 운전자와 차량이 완벽하게 교감하는 직관적인 운전의 즐거움을 최우선으로 삼는 마쓰다의 핵심 설계 철학이다. 대표적인 모델이 경량 스포츠카의 기준으로 불리는 'MX-5 (미아타)'다.
마쓰다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전환 추세에도 유럽은 물론 호주와 뉴질랜드 시장에서 여전히 디젤차를 팔고 있다. 대표적인 모델이 마쓰다의 플래그십 SUV CX-70 D50e다. 이 모델은 3.3ℓ 터보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e-Skyactiv-D)을 결합했다.
최고출력은 251마력, 최대토크는 56.1kgf·m(406lb-ft)에 달하고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해 0→100km/h 가속이 약 7초만에 가능하다. 성능만 대단한 것이 아니다. CX-70 D50e에서 가장 돋 보이는 제원은 연비와 항속거리다.
약 18.5km/ℓ(44mpg)의 연비와 73.8ℓ 연료탱크를 조합해 이론상 약 1360km(850마일) 이상을 한 번의 주유로 달릴 수 있다.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현대차 팰리세이드급 준대형 SUV로 장거리 이동이 잦은 소비자에게는 매력적인 성능이다.
마쓰다 CX-70 D50e에 탑재되는 3.3ℓ e-Skyactiv-D 직렬 6기통 디젤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해 높은 연비와 장거리 주행 성능을 구현했다. (마쓰다)
마쓰다가 디젤 파워트레인을 고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디젤 엔진 특유의 뛰어난 효율성과 강력한 저회전 토크에 여전히 매력을 느끼고 있다. 다만,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배출가스 규제와 이를 충족하기 위한 복잡한 후처리 시스템 탑재에 따른 원가 상승 부담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파워트레인에 대한 기술적 자부심이 강한 마쓰다는 시대에 역행하면서까지 고집을 버리지 않고 있다. 마쓰다는 모든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것은 아니며 장거리 주행과 견인 성능을 중시하는 지역에서는 여전히 고효율 디젤의 수요가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직렬 6기통 디젤과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결합하면 전동화 흐름에 대응하면서도 디젤 특유의 효율성과 토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마쓰다의 전략이다.
마쓰다의 행보는 단순한 디젤의 부활이 아닌 시장별 맞춤형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의 중심이 전기차로 이동하고 있지만 국가별 소비 환경과 인프라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는 가솔린 모델(PHEV 및 마일드 하이브리드)만 투입한 이유다.
반면, 장거리 주행과 견인력이 필수적인 호주나 아직 디젤 수요가 남아있는 유럽 및 일본 등에서는 까다로운 환경 규제를 충족하는 친환경 디젤 모델을 주력으로 내세우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환경 규제,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기술만 있다면 디젤도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것을 마쓰다가 보여주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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