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지난 21일 현대차와 함께 진행한 'SDV & PLEOS CONNECT' 세미나를 가졌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현대차가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 '플레오스(Pleos)'를 공개한 이후 가장 많이 받은 질문 가운데 하나는 "결국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AAOS)를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개발진이 설명한 플레오스의 방향은 단순히 구글 운영체제를 적용한 차량이 아니었다.
핵심은 구글이 구축한 기반 위에 현대차만의 차량 생태계를 만들고 자동차를 하나의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데 있었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지난 21일 현대차와 함께 진행한 'SDV & PLEOS CONNECT' 세미나에서 연구원들은 플레오스의 궁극적인 목표를 '스마트폰 생태계의 자동차화'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개발 초기 가장 많이 참고한 사례로 애플의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를 꼽았다.
플레오스 개발 책임자는 "애플의 iOS와 안드로이드가 아무리 뛰어난 운영체제라도 그 위에서 돌아가는 앱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스마트폰 생태계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플랫폼의 가치는 결국 생태계가 완성해야 비로소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뛰어난 운영체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고객이 실제 사용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현대차는 플랫폼의 기반으로 구글의 AAOS(Android Automotive OS)를 선택했다.
AAOS는 구글이 자동차 전용으로 개발한 운영체제로 모바일 앱 개발 환경과 높은 호환성을 제공한다. 개발자는 기존 안드로이드 경험을 활용해 차량용 앱을 보다 쉽게 개발할 수 있고 소비자 역시 익숙한 서비스를 차량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의 목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구글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현대차만의 차량 경험을 더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독자 운영체계를 새롭게 개발하기보다 검증된 AAOS를 기반으로 차량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와 사용자 경험을 구축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개발진은 "모바일과 단절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모바일 생태계를 차량으로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스마트폰 앱을 그대로 옮겨오는 것은 아니다. 버튼 크기와 화면 구성, 조작 방식은 물론 주행 중 사용할 수 있는 기능까지 모두 차량 환경에 맞춰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결국 운전 중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스마트폰에서 누리던 디지털 경험을 자동차 안에서도 끊김 없이 이어주는 것이 플레오스의 목표다.
그랜저에는 현대차 최초로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기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가 탑재됐다. (오토헤럴드 DB)
눈길을 끈 부분은 현대차가 모든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개발진은 초기에는 자체 서비스 중심 또는 일부 파트너만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결국 개방형 플랫폼 전략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는 자동차를 잘 만드는 데 집중하고 음악과 영상, 음식, 예약, 주차, 커머스, 금융 등 각 분야 최고의 서비스는 전문 기업들과 협력하는 것이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는 자동차 제조사가 모든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것보다 다양한 외부 기업이 참여하는 개방형 생태계가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혁신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세미나에서는 "안드로이드 오토와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차량 데이터 활용 범위가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기반 안드로이드 오토는 차량 데이터를 제한적으로 활용하지만 차량 플랫폼에서 직접 실행되는 앱은 배터리 잔량과 현재 속도, 목적지, 차량 상태, 탑승자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배터리가 부족하면 충전소를 우선 추천하고 이동 경로와 목적지를 고려해 식당 예약이나 커머스 서비스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플레오스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모습도 단순한 차량용 앱스토어가 아니다. 현대차는 이를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차량은 위치와 이동 경로, 배터리 상태, 탑승자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이해하는 플랫폼이 되고 글레오 AI는 운전자의 의도를 분석해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는 이러한 개방형 앱 생태계가 단순히 콘텐츠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차량 구매 이후에도 고객과 지속적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구독 서비스와 커머스, 다양한 파트너십도 이 플랫폼 위에서 자연스럽게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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