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대표 기업 유니트리(Unitree)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산 첨단 휴머노이드 로봇의 신규 수입을 금지했다. (Unitree)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와 커넥티드카에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수입을 차단하며 대중(對中) 기술 봉쇄를 한층 강화했다. 자동차와 반도체 중심이던 미국의 국가안보 규제가 이제 인공지능(AI) 기반 로봇 산업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9일(현지시간) 국가안보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unacceptable risks)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해외 생산 첨단 로봇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규제 대상에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4족 보행 로봇 등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 업체들을 겨냥한 조치다.
FCC는 이들 제품을 국가안보 위험 품목(Covered List)에 추가하면서 해외에서 제작된 로봇이 원격 제어, 정보 수집, 감시 활동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국 정부와 연계된 세력이 로봇을 통해 미국인을 감시하거나 정보기관 활동을 지원하고 심지어 원격으로 기기를 장악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는 데이터센터와 태양광 설비에 사용되는 전력 인버터에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FCC는 외국산 인버터가 사이버 공격이나 원격 차단, 데이터 탈취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FCC의 이번 조치는 이미 자동차 산업에서 시행 중인 중국 견제 정책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앞서 중국산 커넥티드카와 차량용 소프트웨어·하드웨어의 미국 시장 진입을 사실상 차단하는 규제를 확정했다.
차량 내부 통신 시스템과 자율주행 센서, 텔레매틱스 장비 등이 미국인의 이동 정보와 국가 인프라를 수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중국 기업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업체에서 생산한 차량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단순한 '중국산 제품'을 넘어 중국 자본이 관여한 공급망 전체를 차단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확대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역시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AI, 카메라, 라이다(LiDAR), 각종 센서, 클라우드 연결 기능을 모두 갖춘 대표적인 커넥티드 디바이스다. 미국 정부는 이러한 로봇이 가정과 공장, 물류시설 등에 광범위하게 보급될 경우 차량보다 더 민감한 생활 데이터와 산업 정보를 수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는 미국의 이번 조치에 따른 영향 분석에 나서고 있다. 중국산 휴머노이드를 국가안보 대상으로 규정하면 향후 자동차 생산라인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장비, AI 기반 제조 시스템으로 규제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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