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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인사이트 ] "車 만드는 공식 바뀐다"... 리비안을 선택한 폭스바겐

2026.08.25. 09: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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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경쟁의 중심이 배터리와 모터 같은 하드웨어에서 차량의 모든 기능을 통합하는 전자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폭스바겐) 글로벌 전기차 경쟁의 중심이 배터리와 모터 같은 하드웨어에서 차량의 모든 기능을 통합하는 전자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폭스바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폭스바겐그룹이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Rivian)과 최대 58억 달러(약 8조 230억 원)를 투입하는 대규모 합작사를 설립한 배경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글로벌 전기차 경쟁의 중심이 배터리와 모터 같은 하드웨어에서 차량의 모든 기능을 통합하는 전자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리비안 창업자 겸 CEO RJ 스캐린지는 최근 주요 외신과 인터뷰에서 폭스바겐그룹과 설립한 합작사 '리비안 앤 폭스바겐 그룹 테크놀로지스(Rivian and Volkswagen Group Technologies·RV Tech)'가 차세대 전기차를 위한 새로운 전자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4년 시작된 양사의 협력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세계 최대 자동차그룹 가운데 하나인 폭스바겐그룹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리비안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폭스바겐 그룹이 리비안을 선택한 배경의 핵심은 리비안이 자체 전기차를 개발하면서 구축한 '존 기반 전자 아키텍처(Zonal Electrical Architecture)'에 있다(리비안) 폭스바겐 그룹이 리비안을 선택한 배경의 핵심은 리비안이 자체 전기차를 개발하면서 구축한 '존 기반 전자 아키텍처(Zonal Electrical Architecture)'에 있다(리비안)

폭스바겐그룹은 폭스바겐뿐 아니라 아우디와 포르쉐, 스코다, 쿠프라,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차세대 전기·전자 시스템에서는 신생 전기차 업체인 리비안의 기술력을 선택했다.

이 같은 선택 배경의 핵심은 리비안이 자체 전기차를 개발하면서 구축한 '존 기반 전자 아키텍처(Zonal Electrical Architecture)'에 있다. 기존 자동차는 차량 곳곳에 수많은 전자제어장치(ECU)를 배치하고 이를 복잡한 배선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사용해 왔지만 존 기반 아키텍처는 차량을 여러 영역으로 나누고 기능을 통합하면서 제어장치와 배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자동차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진화할수록 이러한 변화는 더욱 중요해진다. 각각의 기능이 독립적인 제어기에 묶여 있으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차량 전체를 통합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중앙집중형에 가까운 전자 아키텍처에서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출고 이후에도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어장치와 배선 감소에 따른 중량과 비용 절감 역시 중요한 요소로, 전기차에서는 배선과 전자부품을 줄이는 것 자체가 차량 중량과 제조 복잡도를 낮추고 생산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결국 전자 아키텍처의 변화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전비와 생산 비용, 상품성까지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전자 아키텍처 변화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전비와 생산 비용, 상품성까지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확대되고 있다(폭스바겐) 전자 아키텍처 변화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전비와 생산 비용, 상품성까지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확대되고 있다(폭스바겐)

BMW가 최근 노이어 클라쎄를 통해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기존 수많은 개별 제어기의 역할을 소수의 고성능 중앙 컴퓨터로 통합하고 주행과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등 주요 기능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관리하는 방식은 이제 차세대 전기차 개발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에게 리비안과의 협력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동차 업체가 새로운 전자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처음부터 자체 개발하려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반면 리비안은 이미 자체 전기차를 통해 전기모터와 전력전자 시스템은 물론 차량 소프트웨어와 전자 아키텍처까지 상당 부분 내재화했다.

특히 해당 협력의 영향은 폭스바겐 브랜드에만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양사가 개발하는 기술은 향후 폭스바겐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SSP(Scalable Systems Platform)'를 중심으로 활용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아우디와 포르쉐, 스코다, 쿠프라 등 그룹 주요 브랜드의 미래 전기차에도 리비안과 공동 개발한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들의 첫 번째 결과물은 2027년 등장하는 폭스바겐의 엔트리급 전기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SSP 기반 차량이 확대되면 차급과 브랜드에 따라 디자인과 주행 성격은 달라도 차량 내부의 전자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 기반은 상당 부분 공유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그룹과 리비안의 첫 번째 결과물은 2027년 등장하는 폭스바겐의 엔트리급 전기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리비안) 폭스바겐그룹과 리비안의 첫 번째 결과물은 2027년 등장하는 폭스바겐의 엔트리급 전기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리비안)

한편 이 같은 변화는 폭스바겐그룹처럼 수많은 브랜드를 보유한 자동차 업체에 특히 중요한 변화다. 공통된 소프트웨어와 전자 아키텍처를 여러 브랜드가 공유하면 개발 비용을 줄이고 신차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대규모 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리비안 입장에서는 자체 기술을 세계적인 자동차그룹의 방대한 제품군으로 확장할 기회를 얻게 된다. 연간 생산 규모에서는 폭스바겐그룹과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의 리비안이지만 소프트웨어와 전자 아키텍처에서는 기존 완성차 업체에 기술을 공급하는 위치까지 올라서게 된 셈이다.

최근 인터뷰에서 스캐린지가 해당 협력을 단순 사업 거래 이상의 관계라고 강조한 것도 눈에 띈다. 그는 양사가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특히 자동차와 제품 개발을 중시하는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CEO와 이러한 방향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리비안 기술이 향후 포르쉐 전기차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스캐린지는 포르쉐가 자신에게 자동차 회사를 만들도록 영감을 준 브랜드라고 밝힌 바 있으며 자신에게 영향을 준 브랜드의 미래 자동차 개발을 이제 리비안이 돕게 된 상황을 "일종의 시적인 일"이라고 표현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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