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차 시장이 토요타와 현대차/기아의 판매가 급성장하면서 GM과 포드와의 순위 역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미국 전통 강호와 한·일 완성차 브랜드의 성장률 곡선이 정반대로 엇갈리며 수십 년간 굳어졌던 판매 순위 구도가 거세게 요동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8%, 9.6% 역성장하며 부진한 사이 토요타(+0.5%)와 현대차·기아(+3.0%)는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선두 진영과의 격차를 급격히 좁혔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1위 타이틀을 둘러싼 GM과 토요타의 맞대결이다. 올해 상반기 GM은 133만 5461대를 판매해 1위를 수성했지만 판매량이 6.8% 감소했고 토요타는 0.5% 증가한 124만 3390대를 기록해 판매 격차가 9만 2071대까지 줄어들었다.
1위 격차가 축소된 핵심 배경은 파워트레인 라인업의 차이다. 고유가 기조 속에서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인 신형 RAV4 등을 앞세워 쉐보레 이쿼녹스나 GMC 터레인 같은 내연기관 준중형 SUV 수요를 빠르게 흡수했다.
반면 대중형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부족한 GM은 전기차(EV) 수요 둔화와 대형 픽업트럭에 편중된 판매 구조 탓에 방어선이 약화됐다.
GM의 방어 카드도 만만치 않다. 2분기 기준 GM의 평균 인센티브는 MSRP의 4.7%로 업계 평균(6.3%)을 밑돌고 있다. 이는 하반기 토요타의 추격을 막기 위한 공격적인 할인 공세를 펼칠 여력으로 충분하다. 여기에 4분기부터 2027년형 차세대 쉐보레 실버라도와 GMC 시에라가 딜러망에 본격 공급되면 볼륨 방어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ㆍ기아, 포드와의 격차 9만 여대로 좁혀
3위권 경쟁은 더 치열하다. 현대차·기아가 포드를 턱밑까지 바짝 추격하며 더욱 극적인 판세 변화를 연출하고 있다. 포드가 상반기 100만 962대에 그치며 9.6% 급감한 사이, 현대차·기아는 3.0% 증가한 92만 383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하반기 첫 달인 7월에도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지난해 35만 대를 웃돌던 현대차그룹과 포드의 판매 격차는 올해 9만 여대 수준까지 좁혀질 것으로 분석된다.
포드의 판매 감소에는 알루미늄 수급 차질과 그에 따른 생산 일정 조정 등 일시적인 외부 요인이 작용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현대차·기아의 약진은 탄탄한 하이브리드 라인업과 높은 상품성에 기반한 구조적 성장이라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600마일 이상 주행이 가능한 싼타페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와 제네시스 EREV SUV, 신형 중형 픽업트럭 등 풍부한 신차 파이프라인을 예고하고 있어 중장기적 추격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미국 신차 시장의 판세 변화는 '하이브리드 포트폴리오의 유무'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결정지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기차로 직행하려던 디트로이트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보조금 축소와 수요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반면, 현실적인 하이브리드 중심의 믹스를 구축한 토요타와 현대차·기아가 시장 수요를 흡수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하반기에는 GM의 신형 픽업 출시 효과와 인센티브 확대 여부, 포드의 공급망 정상화 속도, 한·일 완성차의 하이브리드 모멘텀 지속 여부가 순위를 가를 최대 변수로 꼽힌다. 올해 당장 순위가 역전되는 일은 없겠지만 미국 시장을 지배해 온 디트로이트 빅3의 성장률 방향 자체가 뒤집히며 4강 지형도가 근본적인 변곡점을 맞이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