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폭스바겐 츠비카우와 엠덴 공장. 내연기관 생산 시설을 전면 개조해 그룹의 순수 전기차(ID. 시리즈 등)를 양산하던 핵심 전초기지였지만 2031년 폐쇄될 위기에 처했다. (폭스바겐)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폭스바겐이 안방 독일의 핵심 생산 거점 4곳을 순차적으로 폐쇄하는 충격적인 구조조정안을 추진한다. 수조 원을 쏟아부으며 그룹 전동화 전환의 상징으로 내세웠던 전기차 전용 거점까지 정리 대상에 올랐다. 현지에서는 폭스바겐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독일 경제주간지 비르츠샤프츠보헤(WirtschaftsWoche)의 1일(현지 시간)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 경영진은 오는 2031년부터 2034년까지 독일 내 공장 4곳의 차량 생산을 전면 중단하는 방안을 그룹 감독이사회에 제안할 계획이다.
유출된 감독이사회 문건에 명시된 폐쇄 대상과 로드맵은 구체적이다. 2031년 엠덴(Emden)과 츠비카우(Zwickau) 공장의 생산 종료를 시작으로 2032년 상용차 생산 기지인 하노버(Hanover) 공장, 2034년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의 심장부인 네카어줄름(Neckarsulm) 공장까지 순차적으로 가동을 멈추는 수순이다.
전동화 전환의 전초기지였던 츠비카우와 엠덴의 셧다운도 포함돼 충격을 더했다. 츠비카우는 내연기관 라인을 완전히 걷어내고 순수 전기차 전용 생산 기지로 탈바꿈시킨 폭스바겐 전동화 전환 전략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그러나 유럽 내 전기차 수요 침체와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파상공세가 맞물리며 극심한 가동률 저하와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면서 결국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여기에 독일 내 프리미엄 라인인 네카어줄름과 하노버까지 구조조정 대상에 오르면서 고비용 생산 거점을 근본적으로 털어내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유럽 지수 산출기관 스톡스(STOXX)의 연례 리뷰에서 폭스바겐은 유럽 대표 블루칩 지수인 '유로스톡스 50(Euro STOXX 50)' 구성 종목에서 전격 제외됐다. 실적 악화와 실행력 부재에 대한 시장의 극심한 불신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 공장 폐쇄까지는 거센 후폭풍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독일 지배구조상 대규모 감원과 공장 폐쇄는 노조 대표가 절반을 차지하는 감독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미 독일 금속노조(IG Metall)를 중심으로 전면 파업을 포함한 총력 저지를 경고하고 나선 상태다.
폭스바겐 대변인은 해당 문건에 대한 공식 확인을 거부했다. 그러나 오는 금요일 소집되는 감독이사회 정기 회의에서 경영진의 제안이 정식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어서 노사 간 피할 수 없는 전면전이 우려되고 있다.
1980년대 상하이 진출 이후 중국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등에 업고 토요타, GM과 함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빅 3로 불렸던 폭스바겐이 이제는 그 텃밭에서 밀려나며 극단적인 구조조정안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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