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최근 운행을 시작한 테슬라 사이버캡의 셀프 인증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NHTSA 조사 결과에 따라 태슬라는 거액의 과징금 부과 또는 최악의 경우 운행을 중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운전대와 페달이 아예 없는 테슬라의 무인 로보택시 ‘사이버캡(Cybercab)’이 미국 연방 안전 규정의 거센 암초를 만났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를 상대로 사이버캡의 안전 적합성 ‘자기인증(Self-certification)’ 과정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며 공식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NHTSA는 테슬라에 공식 질의서를 전달하고 오는 9월 30일까지 사이버캡의 연방 자동차 안전 기준(FMVSS) 자가 인증 근거와 기술 데이터를 소명하라고 명령했다.
테슬라는 지난 9월 3일 텍사스주 오스틴 시내에서 2인승 자율주행 전용 모델인 사이버캡 소수를 투입해 상업적 시범 운행을 전격 개시했다. 하지만 규제 당국은 차량 운행 개시 직후 사이버캡의 인증 방식에 즉각 제동을 걸었다.
사이버캡에는 현행 미국 자동차 안전 법규가 탑승자 및 보행자 안전을 위해 의무화하고 있는 스티어링 휠(운전대), 가속·브레이크 페달, 사이드·리어뷰 미러 등 물리적 인간 제어 장치가 완전히 빠져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제조사가 스스로 연방 안전 기준을 충족했음을 입증하는 ‘자가 인증제’를 채택하고 있다. 당국은 사후 검증을 통해 규정 준수 여부를 감독한다. 현행법상 스티어링 휠과 페달, 거울 등 인간 통제 장치가 장착된 자율주행차는 별도의 사전 허가 없이 운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같은 물리적 제어 장치가 없는 차량은 제조사당 연간 최대 2500대에 한해 당국의 사전 규제 면제(Exemption) 승인을 받아야만 공공 도로를 달릴 수 있다.
실제로 아마존의 자율주행 자회사 죽스(Zoox)는 운전대 없는 로보택시를 배치하기 위해 수년간 까다로운 면제 절차를 거쳐 지난 7월 업계 최초로 상업 운행 허가를 따낸 바 있다. 반면 테슬라는 정식 규제 면제 승인을 밟지 않은 채 자가 인증만을 앞세워 사이버캡을 도로에 올렸다.
NHTSA는 이번 조사에서 테슬라가 인증 당시 ‘임시로 장착된 수동 제어 장치나 별도 장비를 근거로 삼았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아울러 차량 터치스크린 화면을 통해 탑승자가 비상 시 수동으로 차를 움직일 수 있는 별도 제어 수단이 마련되어 있는지, 최고 속도 및 운행 허용 구역(지오펜싱), 특정 시간대 운행 제한 등 안전 제한 장치가 어떻게 설정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한 답변을 요구했다.
현재 테슬라와 구글 웨이모 등 주요 자율주행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핸들과 페달 등 인간 운전자 필수 장비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법 개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NHTSA 역시 지난 6월 자율주행차의 수동 브레이크 페달 의무 규정을 폐지하는 규제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규제 정비에 착수했다.
그러나 NHTSA는 규정 개정안이 완전히 확정·발효되기 전까지는 현행 안전 기준이 여전히 법적 효력을 갖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자율주행 안전성이 검증되기 전까지는 섣부른 규제 면제를 허용해선 안 된다는 시민사회와 안전 전문가들의 반발도 거세다.
테슬라가 오는 30일까지 당국을 설득할 합당한 법적·기술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거액의 과징금 처분은 물론 오스틴 시내에서 첫발을 뗀 사이버캡의 시범 운행 자체가 전면 중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규정 개정보다 앞서 차부터 도로에 띄운 일론 머스크의 ‘속도전’이 연방 안전 규제의 벽에 부딪쳐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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