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형 SUV 시장에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장점을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3파전이 본격화됐다(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국내 중형 SUV 시장에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장점을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3파전이 본격화됐다. BYD '씨라이언 6 DM-i'와 토요타 '올 뉴 RAV4 PHEV'에 이어 뷰익이 한국 시장 진출과 함께 '엘렉트라 E7'을 공개하면서 모두 외부 충전은 물론 DC 급속충전까지 지원하는 PHEV SUV가 동시에 경쟁하게 됐다.
세 모델의 등장은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SUV 라인업에서 PHEV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에서 PHEV SUV를 판매하지 않는 사이 중국과 미국, 일본 브랜드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사이의 수요를 공략한다.
세 모델의 가장 큰 공통점은 단순히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기존 PHEV보다 전기차에 가까운 활용성을 강조했다는 데 있다. 모두 일상적인 이동을 전기만으로 소화할 수 있는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장거리에서는 가솔린 엔진을 활용하고 기존 PHEV에서 상대적으로 드물었던 DC 급속충전까지 지원한다.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에서 PHEV SUV를 판매하지 않는 사이 중국과 미국, 일본 브랜드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사이의 수요를 공략한다(오토헤럴드 DB)
이 가운데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접근 방식은 뷰익 엘렉트라 E7의 긴 전기 주행거리에서 확인된다. 1.5ℓ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165kW 구동 모터, 최대 31.7kWh 배터리를 결합해 국내 복합 기준 전기모드 주행거리 126km를 확보했고 엔진까지 활용하면 통합 주행거리가 1000km 이상으로 늘어난다.
엘렉트라 E7의 차별화된 상품성은 긴 전기 주행거리뿐 아니라 차체와 승차감에서도 프리미엄 SUV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전장 4850mm, 전폭 1910mm, 전고 1675mm, 휠베이스 2850mm의 차체에 실시간 감쇠력을 조절하는 CDC 서스펜션을 적용해 세 모델 가운데 프리미엄과 승차감에 가장 무게를 둔 구성을 보여준다
실내 역시 엘렉트라 E7은 이동보다 휴식과 여가까지 고려한 다양한 편의사양을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했다. 동승석 무중력 모드와 2열 전동 리클라이닝 시트, 앞뒤 좌석을 연결하는 퀸 베드 모드, 빌트인 냉온장고와 20개 스피커 등을 적용했다. 여기에 실외 V2L까지 지원하면서 PHEV를 단순 고효율 SUV보다 전기차에 가까운 라이프스타일 차량으로 해석했다. 오는 11월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하는 엘렉트라 E7은 총 4개 트림으로 구성되고 가격은 4300만 원대부터 5400만 원대로 책정될 예정이다.
세 모델 가운데 가격 경쟁력을 가장 강하게 앞세운 차량은 3750만 원의 파격적 가격을 앞세운 BYD 씨라이언 6 DM-i다(오토헤럴드 DB)
반면 세 모델 가운데 가격 경쟁력을 가장 강하게 앞세운 차량은 3750만 원의 파격적 가격을 앞세운 BYD 씨라이언 6 DM-i다. 전륜구동 단일 모델에 18.3kWh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해 70km의 전기 주행거리를 확보하고 V2L과 DC 급속충전을 한꺼번에 제공한다.
씨라이언 6의 핵심 경쟁력은 BYD가 'Electric-First Hybrid'라고 설명하는 독자적인 DM-i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하되 전기모터가 주행의 중심에 서고 엔진은 효율을 높이는 역할에 무게를 둔다. 주행 상황에 따라 모터 단독과 직렬·병렬·직병렬 하이브리드, 엔진 단독 구동을 전환하는 구조다.
전기모터 성능과 충전 기능에서도 씨라이언 6는 3000만 원대 PHEV라는 가격을 고려하면 비교적 충실한 구성을 갖췄다.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0Nm를 발휘하고 복합연비는 15.2km/ℓ다. 배터리 급속충전 출력은 약 18kW로 30~80% 충전에 약 30분이 필요해 절대적인 충전 성능은 E7이나 RAV4보다 낮지만 3750만 원이라는 가격에서 급속충전과 최대 3.3kW V2L까지 제공한다는 점이 분명한 무기다.
토요타 RAV4 PHEV는 긴 전기 주행거리나 가격 경쟁력보다는 주행 성능과 사륜구동 활용성에서 상대적으로 뚜렷한 방향을 잡았다(오토헤럴드 DB)
토요타 RAV4 PHEV는 긴 전기 주행거리나 가격 경쟁력보다는 주행 성능과 사륜구동 활용성에서 상대적으로 뚜렷한 방향을 잡았다. 2.5ℓ 가솔린 엔진과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고효율 e-Axle을 결합해 시스템 총출력 329마력을 발휘하며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 E-Four를 적용했다.
RAV4 PHEV에 탑재된 22.68kWh 배터리는 일상적인 출퇴근을 전기차처럼 이용할 수 있는 복합 기준 77km의 EV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50kW CCS1 급속충전을 지원해 10~80% 충전에 약 35분이 걸리며 E7의 126km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세 모델 가운데 가장 높은 시스템 출력과 AWD를 결합했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여기에 RAV4는 PHEV XSE뿐 아니라 주행 성능과 고성능 이미지를 강화한 PHEV GR SPORT까지 별도로 운영하며 선택지를 넓혔다. GR SPORT는 전용 퍼포먼스 댐퍼와 서스펜션 보강, EPS 맵핑, 20인치 휠 등을 통해 단순히 연료를 아끼는 PHEV가 아니라 운전 재미와 주행 안정성까지 상품성의 한 축으로 끌어올렸다.
세 모델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같은 '급속충전 PHEV SUV'라는 공통점보다 서로 다른 상품 전략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오토헤럴드 DB)
세 모델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같은 '급속충전 PHEV SUV'라는 공통점보다 서로 다른 상품 전략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엘렉트라 E7은 126km의 전기 주행거리와 프리미엄 편의사양을 통해 전기차에 가장 가까운 PHEV, 씨라이언 6 DM-i는 3750만 원의 가격과 V2L까지 앞세운 가격 경쟁력 중심의 PHEV, RAV4는 329마력과 E-Four, GR SPORT를 결합한 주행 성능 중심의 PHEV로 각각 방향을 달리한다.
최근 등장한 세 모델이 보여주는 또 하나의 변화는 PHEV가 과거처럼 '충전할 수도 있는 하이브리드'에 머물지 않고 적극적으로 충전해 사용하는 자동차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씨라이언 6는 18kW, RAV4는 50kW 급속충전을 지원하고 E7은 30~80% 충전에 약 20분이 소요된다. 씨라이언 6와 E7은 V2L까지 더해 전기차에 가까운 활용성을 더욱 분명히 했다.
국내 PHEV 시장에서 세 모델의 경쟁이 더 흥미로운 이유는 현대차와 기아가 비워둔 PHEV SUV 시장을 수입 브랜드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BYD는 가격, 토요타는 검증된 SUV를 기반으로 한 주행 성능, 새롭게 한국에 진출한 뷰익은 긴 전기 주행거리와 프리미엄이라는 서로 다른 카드를 꺼냈다.
국내 PHEV 시장에서 세 모델의 경쟁이 더 흥미로운 이유는 현대차와 기아가 비워둔 PHEV SUV 시장을 수입 브랜드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오토헤럴드 DB)
전기차의 충전 부담은 피하면서 일상적인 출퇴근은 전기로 해결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난다면 PHEV를 고르는 기준 역시 단순한 연비에서 크게 달라질 수 있다. 3750만 원의 가격을 선택할 것인지, 126km의 전기 주행거리와 프리미엄을 택할 것인지, 329마력 사륜구동의 주행 성능을 선택할 것인지, 씨라이언 6와 엘렉트라 E7, RAV4가 보여주는 PHEV 3파전은 국내 SUV 시장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역할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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