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상드르 말발 르노 브랜드 디자인 부문 부사장은 현지시간으로 12일 프랑스 파리 엑스포 포르트 드 베르사유에서 열린 '2026 파리모터쇼'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르노의 향후 디자인 전략과 한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 개발 방향을 설명했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르노가 과거 인기 모델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전략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존 주력 차종의 진화와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 구축을 동시에 추진한다. '르노 4'와 '르노 5' 등 브랜드의 상징적인 모델을 활용하면서도 새로운 차체 비례와 디자인 언어를 갖춘 차량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알렉상드르 말발 르노 브랜드 디자인 부문 부사장은 현지시간으로 12일 프랑스 파리 엑스포 포르트 드 베르사유에서 열린 '2026 파리모터쇼'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르노의 향후 디자인 전략과 한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 개발 방향을 설명했다.
말발 부사장은 이날 '르노 4와 르노 5의 성공 이후 브랜드가 복고 디자인에 지나치게 의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앞으로 르노의 디자인 정체성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에 "매우 좋은 질문이며 이를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며 "르노의 디자인 전략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나눌 수 있다"고 답했다.
그가 제시한 첫 번째 방향은 '클래식 아이콘(Classic Icons)'이다. 르노 4와 르노 5, 트윙고처럼 브랜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모델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전략이다. 말발 부사장은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비슷한 디자인의 차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르노의 아이코닉 모델들이 가진 개성과 감성적 가치가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르노가 과거 인기 모델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전략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존 주력 차종의 진화와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 구축을 동시에 추진한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두 번째는 '사가(Sagas)'로, 클리오와 캡처, 콜레오스, 메간처럼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져 온 기존 주력 모델의 디자인을 발전시키는 방향이다. 차명과 제품의 기본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세대교체에 맞춰 외관과 실내, 사용자 경험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세 번째는 '모던 카(Modern Cars)'다. 기존 모델의 이름이나 디자인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차체 비례와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미래 르노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전략으로, 말발 부사장은 라팔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그는 "현재 팀과 함께 새로운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과 인도, 남미, 유럽 등 전 세계 시장에 적용되는 방향"이라며 "차량의 비례와 모델링, 그래픽 등을 체계적으로 정립해 전체 제품군에서 디자인의 일관성을 유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공개된 'E-스페이스 콘셉트' 역시 이러한 디자인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다. 1984년 등장한 초대 에스파스의 공간 활용 철학을 계승했지만 과거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새로운 세대를 위한 현대적인 전기 MPV로 재해석했다.
말발 부사장은 "E-스페이스는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 디자인한 차가 아니다"라며 "초대 에스파스가 가진 핵심적인 DNA와 공간 활용에 대한 접근은 유지하면서 외관은 완전히 현대적인 자동차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말발 부사장은 "E-스페이스는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 디자인한 차가 아니다"라며 "초대 에스파스가 가진 핵심적인 DNA와 공간 활용에 대한 접근은 유지하면서 외관은 완전히 현대적인 자동차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을 위한 디자인 전략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말발 부사장은 르노 본사와 한국 디자인팀이 매주 화상회의를 진행할 정도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한국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는 동시에 르노 브랜드의 공통된 디자인 철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뒷좌석 승객의 편안함과 멀티미디어 기능이 중요한 요소라고 평가했다. 그는 "르노가 1980년대부터 강조해 온 '삶을 위한 자동차(Voitures à vivre)' 철학은 탑승자의 웰빙과 편안함을 중심에 두고 있다"며 "한국 고객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2열 승차감과 편의사양 역시 이러한 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플랫폼 공유가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디자인과 공간 활용의 차별화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말발 부사장은 르노의 핵심 디자인 원칙으로 '사랑받는 디자인', '정교하게 설계된 공간', '운전의 즐거움을 살린 전동화', '사람을 우선하는 기술'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각 지역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차량을 개발하면서도 르노만의 정체성을 유지하겠다는 설명이다.
말발 부사장은 한국 시장에서는 뒷좌석 승객의 편안함과 멀티미디어 기능이 중요한 요소라고 평가했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실내 디자인에서는 첨단 기술을 시각적으로 과시하기보다 자연스럽게 공간에 녹여내는 '샤이테크(Shy-tech)' 접근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말발 부사장은 "르노가 추구하는 기술은 자동차를 더 쉽고 편안하게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기술 자체를 보여주기 위한 기술과는 반대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E-스페이스 콘셉트에 적용된 필러 투 필러 디스플레이를 사례로 들며 "기술의 인터페이스가 실내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접근을 '시적인 기술(Poetic Technology)'이라고 표현하면서 운전자와 탑승자가 스트레스 없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르노의 새로운 디자인 전략은 과거 모델의 유산을 활용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기존 제품군의 지속적인 변화와 새로운 차종 개발을 함께 추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 시장 역시 이 같은 글로벌 디자인 방향 아래 뒷좌석 편의성과 공간 활용 등 현지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제품 개발이 이뤄질 전망이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