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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 높아졌는데 왜 더 낮아 보이지?"... 렉서스 8세대 ES 디자인 반전 스토리

2026.10.13. 16: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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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코리아가 공개한 8세대 ES. 이날 쿠마이 야히코 렉서스 인터내셔널 수석 디자이너(왼쪽에서 세 번째)는 렉서스 코리아가 공개한 8세대 ES. 이날 쿠마이 야히코 렉서스 인터내셔널 수석 디자이너(왼쪽에서 세 번째)는 "높아진 실루엣을 어떻게 하면 세단 고유의 우아함으로 승화시킬지가 가장 큰 도전 과제였다"라고 밝혔다. (렉서스 코리아)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렉서스가 13일 공개한 8세대 ES는 화려한 외관과 첨단화한 실내로 기존 모델이 갖고 있던 보수적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버렸다. 보닛에는 기괴할 정도로 복잡한 라인이 사용됐고 측면 가니시와 후면 조명 구성까지 지금까지의 렉서스 라인업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으로 가득하다.

렉서스 브랜드의 핵심이자 국내 판매량을 책임지는 볼륨 모델 ES의 급진적 변화를 국내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차세대 프리미엄 세단 시장을 겨냥한 ‘올 뉴 ES’의 디자인 핵심이 전동화 시대를 반영한 파격적인 비례감과 정제된 우아함으로 새로운 세단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쿠마이 야히코(Kumai Yahiko) 렉서스 인터내셔널 수석 디자이너가 현장에서 직접 스케치를 시연하며  밝힌 새로운 ES의 디자인 스토리를 정리했다.

배터리 높이 극복한 ‘가로 방향 비례감’과 착시 효과

쿠마이 수석 디자이너는 이전 세대 ES의 낮은 실루엣과 비교해 BEV 배터리를 차체 바닥 아래 탑재하면서 실내 바닥 면이 위로 올라오게 된 구조적 한계를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보여 주기 위해 직접 스케치 패드에 펜을 대며 디자인을 완성해 나간 과정을 설명했다.

신형 ES 측면의 사이드 가니시. 단순한 장식을 넘어 높아진 전고를 낮아 보이게 하는 시각적 착시를 유도한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신형 ES 측면의 사이드 가니시. 단순한 장식을 넘어 높아진 전고를 낮아 보이게 하는 시각적 착시를 유도한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그는 "기존처럼 발을 뻗을 수 있는 넉넉한 공간과 특유의 안락한 시트 포지션을 구현하면 배터리 위에 사람이 앉게 되므로 차량 전체 전고 역시 함께 높아진다"라며 "이를 그대로 옮기면 자칫 키만 껑충하게 큰 차처럼 보일 수 있어 높아진 전고를 시각적으로 느끼지 못하도록 가로 방향의 비례감을 극대화했다"라고 했다.

스케치를 이어가던 그는 "이렇게 높아진 실루엣을 어떻게 하면 세단 고유의 우아함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지가 디자인팀에 주어진 가장 큰 도전 과제였다"라며 "루프와 리어로 이어지는 라인을 최대한 유려하게 뒤쪽으로 매끄럽게 흘러내리도록 설계하고 전면과 후면 길이를 과감하게 늘려 비례감을 잡았다"라고 했다.

이전 세대에서 볼 수 없었던 측면 하단 블랙 가니시는 시각적 착시를 유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멋을 부리기 위해 덧붙인 장식 부품이 아니다"라며 "사람의 시선이 차량 전체 높이를 위아래 끝단까지로 인식하지 않고 이 가니시 윗부분까지만 높이로 인지하도록 유도해 차체가 시각적으로 훨씬 낮고 슬림해 보이도록 만드는 효과를 노렸다"라고 밝혔다.

신형 ES의 전고는 하이브리드 모델 300h가 이전 세대 대비 110mm 높아졌고 순수 전기 모델 350e와 500e는 115mm나 커졌다.

스핀들 보디와 트윈 L 시그니처 램프로 정체성 완성

전면부 디자인에 대해서는 입체적인 ‘스핀들 보디(Spindle Body)’의 진화를 내세웠다. 쿠마이 수석 디자이너는 "오랜 시간 렉서스를 상징해 온 스핀들 그릴 형태에만 의존하지 않고 차체 전체 조형 속에 그 흐름을 녹여냈다"라며 "전면에 물리적인 그릴 형태는 사라졌지만 입체적인 볼륨과 라인의 흐름을 통해 스핀들 형상을 구현했다"라고 강조했다.

신형 ES 전면부. 루프에서 윈드실드와 보닛, 인테이크 홀까지 이어지는 라인에서 렉서스의 상징인 '스핀들 보디'의 진화된 형태가 드러난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신형 ES 전면부. 루프에서 윈드실드와 보닛, 인테이크 홀까지 이어지는 라인에서 렉서스의 상징인 '스핀들 보디'의 진화된 형태가 드러난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또한 "바깥으로 뻗어나간 라인이 범퍼 하단 블랙 가니시와 유기적으로 연결돼 위에서 내려다보았을 때 비로소 완전한 스핀들 형상이 입체적으로 완성된다"라며 "도로에서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방금 지나간 차가 렉서스 세단이구나' 하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함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와이드한 스탠스를 완성하기 위해 "헤드램프는 안쪽을 향하는 L자형 주간주행등과 바깥쪽을 향하는 턴 시그널 램프를 상하 2단으로 배치한 ‘트윈 L 시그니처 램프’를 적용했고 후면부에는 렉서스 로고와 일체화된 새로운 ‘일자형 리어 L 시그니처 램프’를 장착했다"라고 강조했다.

"거실 같은 안락함"... 히든 스위치와 대나무 공예의 조화

실내 공간에 대해 쿠마이 수석 디자이너는 "신형 ES 인테리어 과제는 단순하면서도 얼마나 모던하게 보여줄 것인가였다"라며 "디자이너들의 목표는 여유있게 머무를 수 있는 거실(Living Room)과 같은 안락한 공간이었다"라고 했다.

신형 ES에 세계 최초로 적용된 '리스폰시브 히든 스위치(Responsive Hidden Switch)'.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신형 ES에 세계 최초로 적용된 '리스폰시브 히든 스위치(Responsive Hidden Switch)'.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특히 실내 개방감을 높이기 위해 시트와 도어 트림 두께를 슬림하게 다듬었으며 수평 기조의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운전자를 향해 살짝 기울어진 조작계로 직관적인 드라이빙 환경을 구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계 최초로 적용된 '리스폰시브 히든 스위치(Responsive Hidden Switch)'에 대해서는 "단정하고 쾌적한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개발하고 적용했다"라며 "평소에는 깔끔한 표면으로 시각적 노이즈를 억제하다가 손을 가까이 대면 필요한 스위치 아이콘이 점등되면서 렉서스만의 환대(오모테나시) 감성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BEV 상위 트림에는 대나무를 모티브로 한 ‘뱀부 레이어링(Bamboo Layering)’ 오너먼트와 은은한 일루미네이션을 적용해 깊이감 있는 공간을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쿠마이 수석 디자이너는 “신형 ES는 순수 전기차(BEV) 모델 추가에 따라 개발 기획부터 원점에서 다시 검토했다”라며 “세단다운 면모와 낮고 날렵한 실루엣, 세련된 우아함이라는 ES 고유의 가치를 지켜내면서 배터리를 품을 수 있는 멀티 패스웨이 플랫폼에 최적화된 형태를 완성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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