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는 12일(현지시간) 개막한 '2026 파리모터쇼'에서 중국 립모터와 공동 개발하는 소형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탈리아에서 신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 업체의 기술과 개발 역량을 활용하는 움직임을 확대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12일(현지시간) 개막한 '2026 파리모터쇼'에서 중국 립모터와 공동 개발하는 소형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탈리아에서 신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스텔란티스의 최고기술책임자 네드 큐릭은 양사 엔지니어들이 이탈리아 토리노 미라피오리에서 차세대 소형 전기차용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플랫폼을 적용한 차량은 이탈리아 포밀리아노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중국 브랜드의 전기차를 유럽에 판매하는 기존 사업을 넘어 유럽 완성차 업체가 중국의 플랫폼 기술과 개발 노하우를 자사 제품에 직접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텔란티스는 중국 업체의 빠른 개발 방식과 원가 경쟁력을 활용하면서 유럽 현지 생산 기반을 유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이번 파리모터쇼 전시 구성에서도 드러났다. 스텔란티스는 알파로메오, 시트로엥, DS 오토모빌, 피아트, 란치아, 립모터, 오펠, 푸조 등 8개 브랜드를 앞세워 5000㎡가 넘는 전시공간에 60대 이상의 차량을 선보였다. 특히 9종의 콘셉트카를 통해 향후 제품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
스텔란티스는 알파로메오, 시트로엥, DS 오토모빌, 피아트, 란치아, 립모터, 오펠, 푸조 등 8개 브랜드를 앞세워 5000㎡가 넘는 전시공간에 60대 이상의 차량을 선보였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전시의 중심에는 시트로엥의 소형 전기 콘셉트카 '2CV 콘셉트'가 자리했다. 1948년 등장한 시트로엥의 대표적인 대중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델로, 차체 길이 3.76m의 소형 전기차다. 시트로엥은 2028년까지 유럽에서 생산하는 양산형 모델을 선보이고 시작가격을 약 1만 5000유로 수준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립모터 역시 이번 모터쇼에서 소형 전기 해치백 'B03'와 대형 플래그십 SUV 'D19'를 주요 신차로 내세웠다. 스텔란티스는 이 밖에도 'DS N°7', 피아트 '그리즐리', 란치아 '감마', 오펠 '코르사 GSE' 등을 전면에 배치하며 소형 전기차부터 고급 SUV까지 제품군 확대에 나섰다.
전시의 중심에는 시트로엥의 소형 전기 콘셉트카 '2CV 콘셉트'가 자리했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스텔란티스와 립모터의 협력은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스텔란티스는 립모터 지분 약 21%를 인수하고 중국 이외 지역에서 립모터 차량의 판매와 생산을 담당하는 합작법인 '립모터 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지분 구조는 스텔란티스 51%, 립모터 49%다.
이후 양사는 유럽 판매망을 확대하고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서 립모터 'B10' 생산을 추진하는 등 협력 범위를 넓혀왔다. 또 지난 5월에는 립모터의 부품 공급망을 활용한 오펠 전기 SUV 개발과 공동 구매 확대 방안도 발표했다.
이번 소형 전기차 플랫폼 공동 개발은 이러한 협력 관계가 완성차 판매와 생산을 넘어 핵심 차량 개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유럽 업체들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업체의 기술과 생산 효율성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존 경쟁 구도와 차이가 있다.
립모터 역시 이번 모터쇼에서 소형 전기 해치백 'B03'와 대형 플래그십 SUV 'D19'를 주요 신차로 내세웠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한편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순수전기차에 추가 상계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산 하이브리드 수입을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기업과의 공동 개발 및 부품 조달을 확대하는 상황이다.
스텔란티스가 추진하는 이번 협력의 성과는 중국의 전기차 개발 역량을 활용하면서도 유럽 현지 생산을 통해 1만 5000유로급 차량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중국 업체와의 협력이 유럽 완성차 산업의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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