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WEC 하이퍼카 제조사 부문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차량 위에서 환호하고 있는 토요타 가주 레이싱 브렌던 하틀리(Brendon Hartley, 왼쪽)와 세바스티앙 부에미(Sébastien Buemi).(FIA WEC)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토요타가 비에 젖은 노면 속에서도 압도적인 주행을 선보이며 2026년 국제자동차연맹(FIA) 세계내구선수권대회(WEC) 하이퍼카 매뉴팩처러(제조사) 챔피언에 올랐다. 폴 포지션에서 선두로 출발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불운이 겹치며 11위(19번), 16위(17번)에 그쳤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은 지난 18일(현지 시각) 스페인 카탈루냐 서킷(Circuit de Barcelona-Catalunya)에서 열린 초대 대회 '바르셀로나 6시간' 레이스에서 1위와 2위를 모두 휩쓸며 제조사 우승을 조기 확정지었다.
이번 우승으로 토요타는 최근 14시즌 가운데 통산 여덟 번째 제조사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6시즌째를 맞은 하이퍼카 시대에서도 5차례 정상에 오르는 독주를 이어갔다. 시즌 첫 출격한 신형 프로토타입 경주차 'TR010 하이브리드'는 선대 모델인 TS040 하이브리드 및 GR010 하이브리드처럼 데뷔 첫해 타이틀을 따내는 계보를 이었다.
이날 결선은 이전 이틀간의 건조했던 날씨와 달리 젖어 있는 노면에서 출발해 초반부터 수많은 혼전이 빚어졌다. 5만 5000명이 넘는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폴 포지션에서 출발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앙드레 로테레르가 흔들리는 사이 팀 동료 다니엘 훈카델라와 토요타의 세바스티앙 부에미가 번개처럼 선두권으로 치고 나갔다.
젖은 노면을 가르며 나란히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토요타 가주 레이싱의 'TR010 하이브리드' 8번과 7번 경주차. (FIA WEC)
이후 선두를 달리던 19번 제네시스 차량이 5번 코너에서 자갈밭으로 미끄러져 최하위로 밀려났고 그 틈을 타 8번 토요타를 몰던 부에미가 선두로 올라섰다. 8번 토요타는 스타트 절차 위반에 따른 5초 페널티를 받았음에도 이후 단 한 번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으며 경기 내내 레이스를 주도했다.
경기 시작 1시간이 지날 무렵에는 7번 토요타의 닉 더프리스가 페라리 미겔 몰리나를 제치며 2위로 올라섰고 두 대의 TR010 하이브리드는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를 벌리며 완벽한 원투 피니시를 완성했다.
8번 차량은 브렌던 하틀리와 히라카와 료가 남은 주행을 이어받았고 7번 차량은 마이크 콘웨이와 코바야시 카무이가 차례로 스티어링 휠을 잡으며 나란히 체커기를 받았다.
이번 경기에서 자신의 WEC 통산 100번째 출전 대기록을 달성한 부에미는 "매우 힘들었던 2025년을 지나 팀이 다시 정상으로 반등해 낸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치열하게 노력하면 더 강하게 돌아올 수 있음을 증명했다"라고 했다.
이어 "환상적인 한 해를 만들어준 팀 전체에 감사하지만 드라이버 챔피언 타이틀 경쟁이 한 경기 더 남아 있는 만큼 최고의 크루가 트로피를 차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5만 5000여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젖은 노면 위에서 질주하고 있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enesis Magma Racing). (FIA WEC)
팀 대표이자 드라이버로 활약 중인 코바야시 역시 "올해 팀이 커다란 발걸음을 내디뎠다"라며 "우리의 경주차가 매번 최고는 아니었지만 경기 내내 매우 강하고 꾸준했기에 수많은 포인트를 쌓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프로젝트를 지지해 준 토요타 가족 모두에게 감사하며 이제 마지막 레이스에서는 팀 오더 없이 멋진 진검승부를 즐기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페라리의 50번 499P 경주차는 3위로 포디움에 올랐으나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51번 페라리는 불운이 겹치며 15위(3랩 차)에 머물렀다. 캐딜락 38번 경주차가 5위와 12번 경주차가 6위를 기록했다.
챔피언십 선두를 달리던 BMW는 15번 차량이 7위에 그치고 20번 차량이 공기압 규정 위반 페널티 등으로 노포인트에 머물며 타격을 입었다.
이로써 올 시즌 드라이버 챔피언십은 오직 두 대의 토요타 크루 간 맞대결로 압축됐다. 첫 출전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국의 제네시스 두 대는 트랙 이탈과 차량 트러블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모두 포인트 획득에 실패했다.
2026 FIA WEC 최종전은 오는 11월 6일부터 8일(현지 시간)까지 이탈리아 몬자(Monza)에서 '몬자 6시간'으로 열린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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