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투싼 ix 수소전지차.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수소전기차(FCEV) 국내 누적 판매량이 5만 대를 넘어섰다. 현대차가 2018년 전용 모델 ‘넥쏘(NEXO)’ 출시 이후 8년 만에 일군 성과다. 장기간에 걸친 산업계의 선제적 투자와 기술 혁신 그리고 정부 정책 지원이 맞물린 결실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 총 5만 262대의 수소전기차를 팔았다. 2020년 누적 1만 대 돌파를 기점으로 2022년 2만 대, 2023년 3만 대를 돌파한 이후 3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5만 대를 돌파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소전기차 보급 성과의 중심에는 1998년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뛰어든 이후 독자 기술 확보에 매진한 현대차가 있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모델 투싼 ix FCEV를 선보였고 2020년에는 대형 수소트럭 엑시언트(XCIENT)를 양산하며 상용화 영역을 넓혔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SNE Research)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6년 상반기 기준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차량 보급 확대는 부품 생태계와 고용 창출로 직결된다.
수소전기차는 약 2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복합 시스템이다. 배터리 기반 전기차 대비 부품 수가 많아 기존 내연기관 부품사들의 정밀가공·소재 기술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다. 전동화 전환기에 닥칠 전통 부품업계의 타격을 완충하는 안전판 역할을 하는 셈이다.
현대차 2세대 넥쏘. (오토헤럴드 DB)
현재 넥쏘의 부품 국산화율은 90% 이상이며 60여 개 협력사가 생태계를 지탱하고 있다. 국내 수소사업체 종사자만 3만 7000여 명에 달한다.
하지만 지속 성장을 가로막는 정책 환경의 불확실성은 시급한 과제다. 가장 큰 걸림돌은 국비와 지방비 간의 매칭 불균형이다. 지자체가 지방비를 제때 편성하지 못하면서 배정된 국비마저 쓰지 못하는 보급 지연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올해 수소승용차 국비 편성 6000대 가운데 9월 말 기준 지방비 매칭 물량은 5093대(84.9%)에 머물렀다. 버스 등 상용차는 국비 1800대 편성 대비 지방비 확보가 1270대(70.6%)에 불과해 결손이 더 심각하다.
이 같은 집행률 부진은 예산 감액으로 이어져 2027년 수소전기차 보조금 예산안은 전년 대비 23% 삭감된 4457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인프라 부족 역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넥쏘 구매자의 86%가 거주지 반경 7.5km 안에 충전소를 둘 만큼 충전 접근성은 보급의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당초 2022년까지 310기를 확충하겠다던 정부 계획과 달리 2026년 현재 전국 충전소는 250여 기 수준에 그쳐 있다.
업계 관계자는 "누적 5만 대 돌파는 민관이 합심해 이뤄낸 소중한 이정표"라며 "성장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승용과 상용 그리고 충전망의 균형 있는 지원과 함께 편성된 예산이 현장에서 온전히 쓰일 수 있도록 매칭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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