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Bluetooth) 무선 오디오는 낮은 음질 때문에 초기에는 음악감상보다 통화(핸즈프리)용으로 주로 사용되었고 이후 16bit/44kHz CD급 음원까지 지원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지만 근래에 24bit/96kHz 이상으로 만들어진 고음질 음원이 등장하면서 차이가 다시 벌어졌다.
그러나 최근 소니 LDAC을 시작으로 블루투스 연결로 고음질 음원을 들을 수 있는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휴대기기에서도 고음질 블루투스 오디오 기기들이 유선 제품을 대체할 수 있을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소니 LDAC, 블루투스로 24bit 고해상도 음원 전송
소니에서 발표한 LDAC은 고해상도 음원(Hi-Res Audio)를 블루투스로 들을 수 있게 거의 무손실 압축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오디오 코덱으로 기존 SBC 코덱 대비 최대 3배의 전송폭(990kbps)를 지원해 96kHz/24bit의 고품질 음원을 재생할 수 있다.LDAC 비트레이트는 고음질 전송을 위한 990kbps 외에 표준(660kbps) 및 연결우선(330kbps) 모드로도 선택 가능하고 24bit/96kHz 음원 외에 기존 CD 음질도 유선에 가까운 음질로 들을 수 있다.
블루투스 오디오 특성상 재생기기와 리시버 모두 LDAC 코덱을 지원해야 하는데 LDAC은 현재 소니 제품에서만 지원하는 전용 규격이나 다름없어 LDAC 지원 블루투스 헤드폰/스피커 뿐만 아니라 워크맨, 스마트폰, 태블릿 등 재생 기기도 소니 제품을 써야 한다. 양쪽 모두 소니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모바일 환경에서 고해상도 음원을 듣고 싶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품 동반 판매가 이뤄질 수 있지만 반대로 어느 한쪽이라도 소니 제품을 쓰지 않는다면 LDAC 제품을 구매할 이유도 없어진다.
삼성 UHQ, 블루투스 UHQ-BT로 듣는다
삼성전자에서도 블루투스 헤드셋과 헤드폰으로 UHQ(Ultra High Quality) 음원을 들을 수 있는 '레벨 U 프로(Level U Pro)'와 '레벨 U 와이어리스 프로(Level U Wireless Pro)'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들 제품과 연결된 기기가 삼성의 '초고음질 블루투스 코덱(UHQ-BT)' 기능을 지원할 경우 제품에서 초고음질로 소리를 재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갤럭시 노트5 같은 UHQ-BT 지원 기기에서는 '음질 및 음향효과' 설정에서 UHQ 업스케일러(Upscaler) 옵션을 제공하는데 유선 헤드폰이나 UHQ-BT 지원 블루투스 기기에 연결하면 활성화된다.
UHQ-BT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나 스펙은 따로 설명되어 있지 않으나 갤럭시 노트5 FAQ 가운데 UHQ 업스케일러 기능이 일반 품질(CD, MP3, 스트리밍)을 UHQ 사운드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24bit/96kHz를 지원하며 UHQ-BT 코덱을 지원하는 블루투스 연결에서 손실 없이 들을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UHQ-BT를 지원하는 레벨 U 헤드셋 설명서에서도 블루투스로 초고음질(UHQ Audio) 소리 재생시 제품 사용 시간이나 최대 블루투스 연결 범위(10m)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적혀있어 LDAC처럼 근거리에서 높은 비트레이트로 고음질 전송에 초점을 맞춘 코덱으로 보인다.
퀄컴 aptX HD, LG전자가 첫 선?
지난 해 CSR을 인수한 퀄컴(Qualcomm)도 올해 CES 2016에서 새로운 고음질 블루투스 코덱 aptX HD를 발표했다. aptX 오디오 코덱은 블루투스 A2DP 연결을 통해 음악, 특히 실시간 고품질 스트리밍 오디오 스트리밍을 지원한다. 기존 aptX 코덱은 CD음질에 해당하는 16bit 오디오까지만 지원했는데 이번에 발표된 aptX HD는 고음질 오디오로 알려진 24bit 전송이 가능해졌다.
소니 LDAC이나 삼성 UHQ-BT 코덱이 자사 제품에만 적용되고 있는 것에 비해 aptX HD가 갖는 장점은 자체 코덱으로 오디오 사업을 하지 않는 많은 제조사들이 블루투스 고음질 표준 규격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퀄컴도 이 점을 의식해서였는지 aptX HD 발표 자료에서 aptX 오디오 기술에 대해 전세계 320곳이 넘는 오디오 브랜드를 통해 헤드폰, 스피커, 사운드바, 자동차 및 기타 블루투스 오디오 제품에 채택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MWC 2016에서 LG전자가 선보이는 톤 플러스 HBS-1100이 바로 퀄컴 aptX HD 기술이 들어간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24bit 음원을 무손실로 수신 가능하며 밸런스드 아마추어 유닛 모듈을 채용하고 음향기기 전문업체 '하만카돈'과 사운드 기술 제휴를 통해 '하만카돈 플래티넘' 사운드 등급을 획득했다.
물론 블루투스 aptX HD로 24bit 무손실 음원을 들으려면 당연히 스마트폰 쪽에서도 aptX HD 코덱 전송을 지원해야 하는데, LG전자는 지난 해 출시한 V10에서 고음질 오디오 기능을 탑재한 전력이 있는 만큼 MWC 2016에서 공개될 LG G5가 aptx HD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 3.5mm 오디오 잭 빼고 블루투스 늘릴까?
블루투스를 통한 고음질 오디오 전송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음악 서비스(아이튠즈, 애플 뮤직) 부문에서도 큰 영향력을 가진 애플이 어떤 정책을 내놓을 것인지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미 일부 루머에서는 애플이 올해 출시할 차세대 아이폰 7에서 그 동안 유지했던 3.5mm 유선 이어폰 잭을 빼고 더 얇아진 아이폰을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애플이 3.5mm 이어폰 잭을 없애면 아이폰 7 사용자들은 라이트닝(Lightning) 커넥터 방식 헤드폰이나 변환 젠더를 쓸 수 밖에 없는데, 단순히 유선 이어폰 연결 규격을 바꾸는 것 뿐만 아니라 경쟁사들처럼 무선 고음질 오디오를 전송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애플에게는 이미 AAC와 무손실 ALAC(Apple Lossless) 코덱으로 고음질 전송이 가능한 Wi-Fi 오디오 기반 AirPlay 기술이 있지만, 블루투스보다 전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블루투스를 통해 전송하는 방식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애플이 지난 2014년 비츠(Beats) 일렉스로닉스와 비츠 뮤직을 인수해 애플 뮤직 서비스를 만드는데 활용했지만 오디오 기기 쪽으로는 아직 애플과 연관된 특별한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라이트닝-블루투스 방식의 새로운 라인업을 구성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고음질 블루투스 오디오 신모델은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올라가 애플에게 더 높은 액세서리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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