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에겐 마음속으로 수백 번 외치지만 입 밖으로는 삼가는 문장이 하나 있다.
‘설마, 내가?’
▲ 설마... 설마 내가... 아닐 거야...
‘설마 내가 (소개팅에서) 애프터도 못 받겠어?’
‘설마 내가 30살까지 결혼 못 하겠어?’
설마 내가 살찌겠어?’
그리고… ‘설마 내가 임당이겠어?’
‘임신성 당뇨병(이하 임당)’은 예비 엄마들이 가장 부정하고 싶은 증상 중 하나다. 튼튼한 아이를 갖기 위해 여성은 임신 전부터 영양제를 먹고,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고, 운동으로 건강을 관리한다. 그렇기에 자신이 당뇨병에 걸릴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하다가 막상 임당 진단을 받으면 ‘설마했는데, 도대체 왜? 내가?’라며 혼란스러워한다. 왜 예비 엄마들은 이토록 임당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도대체 임당이 뭐기에?
▲ 필자도 걸려본 임당
임신성 당뇨병 발생률은 임신부 중 0.15~15%로 나라와 지역마다 다르다. 우리나라는 전체 임신부 중 약 2~4% 정도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즉 임산부 100명 중 약 3명 정도가 임당을 앓고 있다는 의미다.
임당이란 당뇨가 없던 사람이 임신 20주 이후에 당뇨병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임신부가 임신 중기에 접어들면, 태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해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이 경우 정상적인 임신부 몸에선 인슐린 분비량을 늘려 당 수치를 조절하지만, 임당에 걸린 임신부는 인슐린 분비량이 충분치 않아 당 수치가 높아진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과 여러 생리학적 변화로 인해 당뇨가 발생할 수 있다. 다행인 점은 출산 후 대부분 정상 혈당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신성 당뇨병에 걸리면 얘기는 달라진다.
▲ 임당은 임신부뿐만 아니라 태아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반드시 관리해줘야 한다
임신성 당뇨병에 걸렸는데 혈당을 조절하지 않으면 태아에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거대아 즉 태아 비만이 되는 것인데, 이는 분만에도 악영향을 주며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외에 태아 기형, 신생아 저혈당,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에 걸릴 위험도 커지고, 아이가 태어나도 소아비만, 대사 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정상 산모보다 2배 이상 증가한다. 이뿐만 아니라 임신부는 임신성 고혈압 및 조산 위험이 커지고, 제2형 당뇨병*으로 이환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철저하게 관리해줘야 한다.
*당뇨병은 제1형 당뇨병, 제2형 당뇨병, 임신성 당뇨병으로 분류되는데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상태를 제1형 당뇨병, 인슐린 분비량이 현저히 낮은 상태를 제2형 당뇨병이라 말한다.
임당은 어떻게 판단할까?
▲ 임당 검사를 받아본 사람들만 아는 공포의 포도당액, 디아솔에스
임당은 당뇨와 마찬가지로 혈당을 재서 판단한다. 먼저 임신 24~28주 사이에 포도당 50g을 섭취한 후 1시간 뒤 혈당을 체크하는데, 혈당이 140mg/dL 이하면 정상이고 그 이상*이면 재검을 받아야 한다. 1차 임당 검사 결과는 보통 2~3일 후면 나오는데, 임신부들에게는 이때가 가장 피 말리는 시기다.
*고위험 산모는 130mg/dL 이상이면 재검을 진행한다.
불행히도 재검 판정을 받으면 검사 12시간 전부터 금식하고, 공복 상태로 내원해 1시간 간격으로 총 4번 혈당을 체크한다(이때 병원에서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4시간을 대기해야 하는데, 겪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정말 고통스럽다).
재검에서는 공복 혈당 105mg/dL, 1시간 뒤 190mg/dL, 2시간 뒤 165mg/dL, 3시간 뒤 혈당 145mg/dL를 기준으로 하며, 2번 이상 기준치보다 높게 측정되면 임신성 당뇨병 진단을 받게 된다. 임신부들이 가장 부정하고 싶은 순간이다.
임당,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1. 식이요법
▲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임신하면 기름진 음식과 달콤한 디저트를 먹고 싶을 때마다 먹고, 남편을 수족처럼 부리며 왕족 같은 생활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임당에 걸린 순간 그 행복은 끝이라고 생각하자.
▲ 전문가가 짜준 식단을 무시하고 이렇게 막 먹으면 혈당은 절대로 낮아지지 않는다
임신성 당뇨병도 제1형, 제2형 당뇨병처럼 식이요법이 가장 중요하다. 임당 진단을 받으면 병원에서 특별히 영양학 교육을 해주는데, 일부 병원에선 아예 식단을 짜주기도 한다. 그 식단은 보통 채소 50%, 단백질 30%, 탄수화물 20% 비율로 정해진다. 밥 한 끼 구성을 예로 들면 나물 반찬 3종, 고기 반찬 1종, 잡곡밥 1그릇 정도다.
간혹 ‘아기가 먹고 싶어 하는데 저건 너무 부실하잖아~ 난 임신했으니 잘 먹어야 해’ 같은 생각을 갖고 먹고 싶은 대로 먹으면 혈당은 절대로 낮아지지 않는다. 하루 세 번 규칙적인 식사도 필수다.
▲ 흰색 음식에는 면도 포함이다. 자장면, 떡볶이, 짬봉이 괜찮을 거라곤 생각하지 말자
아이를 품고 있다 보면 간식과 빵이 유독 떠오른다. 그래도 참아야 한다. 필자가 임당으로 영양학 교육을 받았을 때 선생님은 설탕, 꿀, 탄수화물, 과일, 버터, 탄산음료도 멀리하라 하셨다. 외우기 어려우면 흰색 음식을 피하면 된다. 제때 끼니를 챙겨 먹기 힘든 직장인 임신부는 저염식단으로 구성된 도시락을 이용해보자.
임당 임신부에게 추천하는 저염식 푸드
▶ 하이미소 저염도시락
하이미소는 특허받은 쌀로 만든 건강식 수제도시락이다. 혈당 조절과 체중 조절이 필요할 때 먹으면 매우 좋다. 저칼로리만 중시한 것이 아니라 균형 잡힌 구성으로 제대로 된 한 끼를 만들었다. 닭가슴살, 버섯, 잡곡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영양 밸런스도 좋고, 맛도 훌륭하다.
▶ 망넛이네 비건빵
빵순이 임신부에게 임당만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또 있을까? 당과 탄수화물이 점철된 빵은 임당 환자 기피음식 1호다. 하지만 뱃속 아기가 먹고 싶어하고, 나는 더 먹고 싶어 스트레스를 받을 지경이라면? 망넛이네 비건빵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모든 빵을 식물성 원재료만 사용했으며, 밀가루와 우유, 계란, 버터가 들어가지 않아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도 편안하게 먹을 수 있다.
임당,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2. 혈당체크
▲ 혈당 관리가 되지 않으면 인슐린을 맞기도 한다
임당 중 혈당 관리는 일반 당뇨병보다 더 까다롭다. 아이도 함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식이요법으로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임신부는 인슐린 주사를 맞아서 혈당을 낮춰야 하는데, 이때 필수적인 것이 혈당 체크다.
출처: 대한당뇨병학회 / 대한당뇨병교육간호사회
목표 혈당보다 저혈당이면 과일 등을 먹어 당 수치를 높여줘야 한다. 반대로 고혈당이면 직전 식단에서 당 함유량이 높은 음식을 제외하는 식으로 식단을 조절해준다. 인슐린 주사를 맞는 임신부도 혈당 수치에 맞춰 인슐린 투여량을 바꿔줘야 혈당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
혈당 측정은 하루 4~7회 정도 이뤄지는데, 아침 식전/식후, 점심 식후, 저녁 식후 하루 4번만 체크해줘도 된다. 참고로 아침 식전 혈당 체크 시 공복 8시간을 유지한 상태에서 측정해야 정확한 혈당 수치에 가깝게 나온다.
집에서 쉽게 사용하는 혈당계 추천
▶ 하이메디 포라 TD-4230 G11
포라 혈당계는 혈당 측정 후 표정 아이콘으로 저혈당인지 고혈당인지 보여주어 현재 나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오토코딩 방식이라 사용이 편하고 측정 시간도 5초로 사용하기 무난하지만, 채혈량이 0.7㎕라서 피를 적게 내면 측정 시 오류가 날 수 있다. 측정시간 알람 기능 및 측정 기록을 450회까지 저장할 수 있어 임당 기간에 사용하기 무난하다. 가격도 시험지 100매 포함 26,1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 녹십자 지케어 혈당측정기
녹십자 지케어 혈당측정기도 당뇨병 입문자가 사용하기 무난한 제품이다. 부담 없는 가격(시험지 50매 포함 27,990원)과 심플한 사용법 덕에 혈당계 사용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노코딩 방식이라 시험지를 꽂은 뒤 바로 사용하면 되며, 채혈량도 0.5㎕로 적은 편이라 채혈이 두려운 임신부도 부담 없이 쓰기 좋다. 측정 기록은 1,000회까지 저장되며, 측정 시간 알람 같은 간단한 부가 기능도 지원한다. 무엇보다 시험지 끝에 손잡이가 달려 있어 시험지를 꺼낼 때 오염 위험이 적은 점이 마음에 든다.
▶ 아이센스 케어센스N Premier
혈당계 중 높은 인지도를 가진 아이센스 제품이다. 노코딩 방식이라 시험지를 꽂자마자 쓸 수 있으며 채혈량도 0.5㎕라 적은 피로 빠르게 혈당 측정이 가능하다. 측정 데이터를 식전, 식후, 공복으로 분류해 기록할 수 있으며 블루투스 기능을 지원해 스마트폰 앱으로 혈당 기록을 쉽게 관리할 수 있다. 부가 기능이 많은 만큼 가격은 높은 편(시험지 100매 포함 62,250원)이지만 혈당 기록을 한눈에 파악하고 싶거나, 체계적인 혈당 관리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에게 제값 하는 제품이다.
*혈당계 소모품을 저렴하게 사는 방법이 있다?
▲ 소모품 비용이 본체 가격보다 더 나간다
혈당계를 사용할 때는 시험지와 채혈침이 계속 소모되는데, 하루 네 번, 한 달만 사용해도 비용 부담이 커진다. 다행히 이 소모품 비용은 국가에서 90% 지원해준다. 물론 무조건 지원해주는 건 아니고 조건이 있다.
1)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당뇨병 환자 중 인슐린을 투여하는 환자
2) 19세 미만이거나 임신성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
위 조건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소모성 재료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대상은 혈당측정 시험지, 채혈침, 인슐린 주사기, 주사 바늘, 인슐린 펌프용 주사기, 인슐린 펌프용 주사 바늘, 당뇨 연속 혈당 측정용 전극까지 7종이며, 반드시 공단 등록 업소(소모성 재료지원 등록업체)에서 구매해야 환급이 가능하다.
▲ 국가에서 구매 비용을 지원해주는 소모품들
소모성 재료 비용을 환급받으려면 먼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환자등록을 한 뒤 병원에서 소모성 처방전을 발급받는다. 임당 환자는 환자등록 필요 없이 병원에서 바로 처방전을 받으면 된다. 이후 공단 등록 업소에서 처방전에 기재된 재료를 구입하고 공단에 비용을 청구하면 구매 비용 중 90%를 환급받을 수 있다. 인터넷으로 구매할 때는 판매처에 공단 제출 서류를 요청한 뒤 구매 영수증과 처방전을 함께 들고 공단에 제출하면 된다.
임당,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3. 운동
▲ 임당 관리는 80%의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이뤄진다
다이어트도, 건강관리도, 임당도 식이요법과 운동이 병행되지 않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없다. 특히 임당은 스트레칭과 걷기 운동만 해줘도 혈당 수치가 쑥 내려가기 때문에 하루 30분이라도 가볍게 운동하길 권한다. 문제는 지금이 코로나19 시대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임신부 요가, 필라테스 수업을 들으러 맘 편히 외출하면 됐지만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외부 운동 특히 그룹 운동을 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이 추운 날씨에 걷기 운동을 하기도 꺼려지고… 이럴 때는 홈 피트니스 운동 기구와 함께 집콕 운동을 즐겨보자.
▶ 집에서 걸어라! ‘이고진 워킹패드‘
걷기 운동을 하고 싶은데 외출이 두렵다면 워킹패드를 추천한다. 이고진 워킹패드는 완만한 경사에 폭이 넓은 발판과 벨트가 있어서 집에서도 외부에서 산책하듯 걷기 운동을 할 수 있다.
사용법도 간결하고, 제품 자체에 운동 시간을 표시하는 모니터가 장착돼 있어 내 운동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접이식 보관도 가능해서 운동을 안 할 때 워킹패드가 빨래걸이, 옷걸이가 되는 불상사도 막아준다.
▶ 임신부 필수품 ‘짐볼’
짐볼은 건강과 상관없이 임신부라면 하나씩 꼭 있어야 하는 스트레칭 용품이다. 아이가 임신 막달까지 자궁 밑으로 내려오지 않으면 순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럴 때 골반을 유연하게 해주는 짐볼 스트레칭이 큰 도움이 된다. 회음부를 마사지해주는 골반돌리기, 테이블 자세에서 상체를 짐볼에 기대 골반을 앞뒤로 움직이며 골반을 열어주는 스트레칭을 하면 순산에 도움을 준다.
▶ 여기저기 아프고 쑤실 땐 ‘폼롤러’
폼롤러는 기다란 원통 모양을 한 스트레칭 도구다. 특히 다리나 허리가 아플 때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동시에 할 수 있어 임신부 선호도가 높다. 임신 막달이 되면 혈액 순환이 되지 않아 하체가 붓고 발이 저린 현상을 자주 겪게 되는데, 이럴 때 폼 롤러로 스트레칭을 해주면 발 저림이 완화되고 몸이 편해진다. 멜킨 폼롤러는 폼롤러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폼롤러 활용법과 스트레칭법을 가이드로 제작해 보내주는데, 벽에 붙여 놓고 하루 2~3번씩 따라 하면 제법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 피할 수 없다면 즐기다, 임당 관리
아기천사가 찾아오는 것은 가족의 축복이고 경사지만, 좋은 일인 만큼 무거운 책임도 따르고 희생도 필요하다. 특히 아이를 10개월 동안 품고 있어야 하는 엄마의 고충은 열 손가락으로도 헤아릴 수 없다. 임신한 것만으로도 힘든데 임당으로 혈당과 식단까지 관리해야 하는 임당 산모의 고충은 더욱 클 것이다. 하지만 아이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임당은 결코 방치해선 안 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듯이 조금 더 편안한 방법으로 임당을 관리하면 그 고충이 약간은 덜어지지 않을까?
기획, 편집 / 다나와 오미정 sagajimomo@danawa.com
글 / 장기은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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