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씨는 고민에 빠졌다. 원래 그는 핀란드로 날아가 새해를 맞이할 계획이었다. 깜깜한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 환상적인 오로라! 무엇보다 사우나에 대한 기대가 컸다.
홀딱 벗은 채(절대로 이게 목적이 아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우나를 즐기는 핀란드인들과 어울려 담소를 나누고, 이역만리 우정을 쌓고 싶었는데… 꺾일 줄 모르는 코로나19 확산에 오미크론까지 발생하자 그는 백신 접종자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 계획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 동네 대중목욕탕 다녀오기도 힘든 마당에 해외 사우나 원정이 웬 말이냐.
'포기하지 마세요, 나의 투사여!'
집에서도 외국산 사우나를 즐길 수 있답니다~
세계적으로 사우나 문화가 유명한 곳은 핀란드, 러시아, 터키다. 핀란드는 사우나 본고장으로 애당초 ‘사우나’라는 단어도 핀란드 말에서 탄생했다. 스팀으로 찜질하는 러시아 사우나 방식도 유럽권에서 유명하다.
터키는 ‘하맘’이라는 공중 목욕탕을 중동에 전파했는데, 터키에서 유래한 목욕탕이라 하여 ‘터키탕’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의 퇴폐식 목욕탕인 토루코(トルコ: 터키의 일본식 표기)탕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터키탕이 불건전 업소로 비춰지게 되자 터키 대사관이 강력히 항의했고, 1997년부터는 터키탕 대신 증기탕으로 표현하게 되었다.
뜨거운 공간에서 땀을 내는 사우나 본질은 같지만 각 국가의 사우나 방식은 닮은 듯하면서 다르다. 사우나 시설, 도구, 사우나 방법과 끝난 뒤 풍습까지! 그래서 각 나라 사우나 특징을 파악해 집안에 홈사우나를 꾸며놓으면, 여행경비 수준의 예산으로 현지 사우나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핀란드, 터키, 러시아의 사우나 문화와 각 나라의 사우나를 즐기는 방법이다.
사우나 원조국가, 핀란드
핀란드는 사우나 원조국가다. 이곳은 겨울이 연중 절반 이상이라 일조량이 부족하고 기온이 낮다. 그래서 사우나로 땀을 빼며 건강을 유지한다. 핀란드 관광청에 따르면 현재 핀란드에 있는 사우나 시설은 250만 개가 넘는데, 핀란드 인구가 550만 명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숫자다. 공공건물은 물론 카페, 심지어 사우나로 꾸며진 버스와 곤돌라까지 있을 정도니, 핀란드인의 사우나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핀란드 사우나를 대한민국 그것도 우리 집 안방에서 즐기려면 목조 사우나기와 자작나무가 필요하다.
▶ 핀란드 사우나 즐기기 - 목재 사우나기, 자작나무, 소시지
1) 사우나기
먼저 사우나기를 준비하자. 핀란드식 사우나는 목조건물 내에 공기를 뜨겁게 하여 맨몸으로 땀을 빼는 방식이다. 그래서 반신욕기보다는 몸 전체를 감싸는 전신욕기가 기분을 내기에 좋다. 물론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반신욕기도 괜찮다. 또 핀란드는 사우나실 한쪽에 뜨겁게 달군 맥반석을 두는데, 여기에 물을 끼얹어 내부 온도를 유지하고, 증기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건식 사우나와 습식 사우나를 모두 접할 수 있다.
<핀란드 사우나 즐기기 좋은 제품>
다온 몰디브 전신 사우나 KN-001B 1,819,810원
전신에 열감을 느끼며 땀을 뺄 수 있는 햄록 소재 사우나 기계로 7면에 원적외선 발열체를 장착해 내부 온도를 고루 높여준다. 최대 2인까지 동시 사용 가능하며, 내부에 황토로 만든 지압볼이 설치돼 있어 찜질 효과도 볼 수 있다.
리치하우징 사우나 리치-100 2,390,000원
전신욕기로 1~2인까지 사용 가능한 제품이다. 해충에 강한 캐나다 적삼목을 사용했으며, 피톤치드 효과를 볼 수 있다. 내부에는 전신에 열감을 전달하는 원적외선 세라믹 발열체가 장착돼 있으며, 환풍 장치가 설치돼 있어 장시간 사용해도 호흡이 불편하지 않다.
2) 자작나무
핀란드 사우나실은 대부분 자작나무로 만들어서 사우나를 하다 보면 자작나무 특유의 상큼한 향이 풍긴다. 그러나 국내 판매되는 사우나기는 대부분 햄록이나 편백, 삼나무이기 때문에 자작나무 사우나기를 구할 수 없다. 대신 자작나무 묘목이나 자작나무 향을 지닌 디퓨저를 근처에 두면 핀란드 사우나 느낌을 낼 수 있다. 또 핀란드 사람들은 사우나 중 자작나무 잎으로 몸을 두드려 마사지를 하는데, 핸디형 지압봉이 있다면 몸을 두드리며 사우나를 해보자. 마치 핀란드 사람이 빙의된 듯 것 같은 기분이 느껴질 것이다.
<핀란드 사우나 즐기기 좋은 제품>
잭큐몬티 자작나무
식물원에서 직접 재배한 잭큐몬티 자작나무 묘목이다. 히말라야 수종으로 색이 하얗고 가을이면 노란색 단풍이 들어서 조경수로 인기다. 향기 또한 뛰어나다. 이 자작나무는 햇볕이 잘 들고 배수가 잘되는 곳에 심는 것이 좋으며 실내보다는 발코니나 옥상처럼 실내공간과 이어져 있는 실외에서 기르기를 추천한다.
코코도르 자작나무 디퓨저 9,710원
자작나무 우드 스틱을 사용한 디퓨저다. EWG 1등급 자연 곡물발효로 주정했으며, 전문 조향사가 만들어서 향이 일정하게 발향한다. 제품에 따라 블랙체리, 오렌지, 코튼, 망고 등 다양한 향을 함유했으나 자작나무 스틱을 사용하기 때문에 어떤 향을 가진 제품을 써도 자작나무 향이 은은하게 풍긴다.
Tip! 핀란드 사우나를 더 리얼하게 즐기는 방법 - 소시지와 맥주를 먹으며 수다를 떨자.
한국 사우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간식은 구운 달걀과 식혜다. 사우나 원조국가인 핀란드 역시 사우나 간식 문화가 발달했다. 이곳은 주로 그릴에 소시지를 구워 먹으며 맥주를 마신다. 이 과정에서 친구, 가족과 담소하며 애정을 확인한다고… 슬프게도 담소를 나눌 가족, 친구가 없다면 인공지능 스피커에라도 말을 걸자. 구글 어시스턴트는 의외로 유머 감각이 뛰어나다.
▶ 터키 사우나 즐기기 - 찜질석 사우나기, 거품 입욕제, 홍차
이슬람은 청결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슬람 문화권인 터키 역시 몸을 정결하게 하는 목욕탕이 인기인데, 그중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것이 ‘하맘(Hamam)’, 즉 터키식 대중목욕탕이다. 하맘은 옷을 홀딱 벗어 던지는 핀란드와 달리 옷을 벗지 않고 하체를 가린 채 목욕을 한다. 또 고대 로마 목욕탕을 연상시키는 화려하고 웅장한 인테리어를 갖췄다.
어쨌든 어떻게 하면 화려하고 건전한 히맘을 우리 집으로 들여올 수 있을까?
1) 찜질석 사우나기
터키인들은 뜨끈하게 데워진 대리석에 앉아 열기로 땀을 낸 뒤, 수건으로 때를 민다. 우리나라는 뜨거운 탕에서 때를 불리지만 터키는 물 없이 때를 불린다. 이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고여 있는 물을 부정하게 보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일반 가정에서는 히맘처럼 대리석을 뜨겁게 데울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대리석으로 만든 사우나기는 더더욱 볼 수 없다. 그렇다고 실망하지는 말자. 꿩 대신 닭이라고 대리석 대신 찜질석이 부착된 사우나기를 쓰면 되니까.
<터키 사우나 즐기기 좋은 제품>
휴먼 명작 미라클 반신욕기 942,840원
비싼 적삼목을 사용해 고급미를 더한 건식 반신욕기다. 반신욕기 주제에 7면에 원적외선 발열체를 장착해 사우나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뿐만 아니라 발, 엉덩이, 허리 부위에 찜질석을 부착해 스톤 테라피도 즐길 수 있다. 외형은 핀란드 사우나지만 방식은 히맘과 비슷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2) 거품 입욕제
터키 하맘은 열기로 땀을 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대리석 바닥에서 몸을 데우며 어느 정도 사우나를 즐기고 나면, 세신사가 나타나 스크럽, 거품 목욕, 오일 마사지 등으로 온몸을 구석구석 괴롭혀준다. 이들은 보통 ‘케세(Kese)’라는 터키식 수건으로 거품을 한가득 만들어 고객의 몸을 머리만 남기고 완전히 덮어버린다. 이후 거품과 함께 각질까지 제거해야 터키식 목욕 완성이다.
<터키 사우나 즐기기 좋은 제품>
러쉬 레인보우 펀 18,600원
모르고 쓰면 컬러 찰흙으로 오해하기 좋은 입욕제다. 무지개색 입욕제가 찰흙 같은 고형으로 만들어져 있어 실제로 조물조물하며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또 물에 적시면 풍성한 거품을 만들며 입욕제로 변신하기 때문에 촉감 등 발달 교육이 필요한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쓰기 좋다. 또 오렌지 오일, 라임 오일 등을 사용해 향이 상큼하며, 동물성 원료를 포함하지 않은 영국 비건 협회 인증 제품이라 피부가 민감한 사람들도 쓰기 좋다.
Tip! 터키 사우나를 더 리얼하게 즐기는 방법 - 홍차를 마시자!
터키에서는 홍차를 ‘차이’라고 부르는데 매일 거의 물처럼 마시며, 사우나를 마친 다음에도 마신다. 사우나와 거품 목욕이 끝난 후 ‘바르다으(Çay bardağı)’라고 불리는 작은 터키식 홍차 컵에 홍차를 타서 마셔보자. 이 컵이 없다면 소주잔으로 대체해도 괜찮다. 개인적으로 ‘트와이닝 얼그레이’를 추천하는데, 가격이 저렴하면서 터키산 홍차처럼 그윽한 맛과 향을 풍기기 때문이다.
▶ 러시아 사우나 즐기기 - 스팀 사우나기, 가습기
러시아 전통 사우나는 ‘바냐(ба́ня)’라고 부른다. 바냐는 자작나무로 지은 건식 사우나실 안에 들어가 뜨거운 돌에 물을 부어 증기로 사우나를 하고, 자작나무 잎으로 몸을 마사지한다. 어딘가 많이 본 방식같지 않은가? 그렇다. 바냐는 앞서 설명한 핀란드 사우나와 비슷하다. 러시아와 핀란드 국경이 맞닿아 있다 보니 사우나 방식도 상당 부분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다른 점도 있다. 핀란드 사우나보다 러시아 사우나 온도가 조금 낮고, 습도는 높다는 것이다(보통 50% 이상).
1) 스팀 사우나기
러시아 사우나는 핀란드 사우나와 비슷하기 때문에 사실 건식 사우나기라면 어떤 제품을 사용해도 분위기 내는 데 무리는 없다. 다만 습도가 높기 때문에 스팀 기능을 갖춘 제품을 쓰면 러시아 사우나를 좀 더 리얼하게 즐길 수 있다.
<러시아 사우나 즐기기 좋은 제품>
사사가구 스팀스파 편백 반신욕기 712,530원
하체에 열을 가해 땀을 내는 반신욕기다. 건식이지만, 엉덩이를 대고 앉는 곳에 맥반석이 설치돼 있어 물을 부으면 습식 사우나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제품 설명에는 핀란드 사우나 방식을 사용했다고 했지만 러시아 바냐와도 비슷하기 때문에 기분에 따라 핀란드와 러시아를 오갈 수 있다. 또 편백으로 제작돼 산림욕 분위기를 낼 수 있고, 소비전력도 700W로 부담 없다.
2) 가습기
앞서 설명한 것처럼 러시아 사우나는 핀란드 사우나보다 습도가 높다.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 난로 위에 돌을 가득 쌓아놓고 물을 끼얹는데, 어떤 지역의 사우나실은 벽 한쪽 면이 아예 돌로 만들어져 있다고 한다. 아무튼 이렇게 습한 사우나 환경을 갖추려면 우리도 집에 큰 돌을 주워와서 뜨거운 물을 줄기차게 뿌리면 되겠지만, 내가 장담하는데 당신은 그러면 분명 ‘안 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쉽고 편하게 가습기를 사용하자.
<러시아 사우나 즐기기 좋은 제품>
오아 듀얼미스트 OA-HM048 27,900원
가습기는 방식에 따라 초음파, 가열, 복합, 기화식으로 분류된다. 러시아 사우나처럼 증기가 많이, 그리고 빨리 필요한 상황에서는 초음파식이 답이다. 오아 듀얼미스트 OA-HM048은 초음파식 가습기로 분무량이 풍성하다. 또 크기도 작아서 사우나기 위에 올려두고 쓰면 바냐 느낌이 물씬 풍길 것이다.
Tip! 러시아 사우나를 더 리얼하게 즐기는 방법 - 보르시를 만들어 먹자!
핀란드는 사우나 후 소시지와 맥주를 먹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뭘 먹을까? 러시아는 사우나 중에 ‘보르시’라는 수프와 보드카 혹은 맥주를 먹는다. 참고로 보르시는 비트, 양파, 당근, 쇠고기 등을 볶아서 천천히 삶아 끓인 수프로 우크라이나에서는 국민 음식으로 대우받는다. 마지막으로 창문을 열어젖히고 ‘우라(ура. 러시아어로 만세)!’라고 열 번 외치면 러시아 사우나 체험 끝이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오미정 sagajimomo@danawa.com
글 / 이현수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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