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에 직격탄을 맞아 한참 고공행진을 벌이던 그래픽 카드 가격이 좀 안정화되나 싶더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물가와 환율이 널뛰기 중인데다, 조만간 새로운 그래픽 카드와 CPU 출시가 예고된 상황이라 성능이 아쉬워도 업그레이드 하기 애매한 상황이다.
이럴 때 꺼내쓸 수 있는 것이 바로 전가의 보도인 오버클럭이 아닐까 싶다. 특히 가성비를 추구하는 메인스트림급 이용자라면 효율을 높이기 위해 메인보드나 CPU 제조사서 제공하는 자동 오버클럭 기능을 한 번쯤 써볼만 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인텔의 12세대 코어 CPU 엘더 레이크 시리즈 중, 메인스트림 모델인 코어 i5-12600KF를 이용한 오버클럭에 도전해 보고자 한다.
코어 i5-12600KF, 엘더 레이크 빅-리틀의 시작
인텔 엘더 레이크의 핵심은 P-코어와 E-코어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고, 현재 출시된 제품 중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경험할 수 있는 모델이 바로 6 P-코어와 4 E-코어가 결합된 이번 기사의 주인공 코어 i5-12600KF다.
물론 P-코어만으로도 전세대 대비 큰 폭의 성능 향상을 이뤄낸 것은 사실이지만, 이왕이면 E-코어까지 갖춘 코어 i5-12600KF에 눈길이 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게다가 오버클럭도 가능하니, 지금처럼 성능이 아쉬울 때 큰 돈 들이지 않고 보완하기에도 적합하다.
CPU는 다른 인텔 K 버전들과 같이 쿨러가 번들되지 않으므로, 이번 기사에서는 120mm 2열 수랭 쿨러인 ASUS TUF Gaming LC240 ARGB를 사용했다. 메인스트림급 모델인 점을 감안해 메모리는 DDR4 3200MHz 클럭을, 그래픽 카드는 지포스 RTX 3070 Ti와 조합된 시스템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오버클럭은 윈도우에서 간편하게 시도할 수 있는 인텔 XTU를 이용해 진행했다. 우선 최신 버전에 통합된 ISO(Intel Speed Optimizer)를 기본으로 수행했을 때는 P-코어의 올 코어 부스트 클럭이 4.5GHz서 4.7GHz로, E-코어는 3.7GHz의 속도가 3.9GHz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P-코어의 2코어 최대 부스트 클럭은 4.9GHz가 유지되었고, 올 코어 부스트 클럭이 높아지면서 코어 전압은 0.025V 더해졌다.
이 자체로도 순정 상태보다 뛰어난 성능을 기대할 수 있지만 추가로 올 코어 부스트 클럭을 더욱 높여 P-코어는 5GHz, E-코어는 4GHz까지 끌어올렸다. 이때 높아진 클럭을 보정하기 위해 전압은 0.1V를 높였다.
참고로, 동일한 모델의 CPU라도 제품이나 메인보드, 바이오스 버전 등에 따라 오버클럭 한계치는 달라질 수 있으니, 이번 테스트의 오버클럭 달성 수치와 세팅은 참고만 하기 바란다.
코어 i5-12600KF, P-코어 5GHZ와 E-코어 4GHz 조합의 힘
오버클럭시 어느 정도의 성능을 내주는지 기본 상태와 P-코어 5GHz, E-코어 4GHz로 오버클럭한 결과를 비교했다. 프로그램 실행 시간, 화상 채팅, 랜더링 작업 등 일상적인 작업 성능을 체크하는 PCMark 10 테스트를 먼저 돌려봤다.
PCMark 10은 멀티 스레드 활용도가 낮은 작업들을 테스트하는 만큼 오버클럭과 순정 상태의 성능 차이가 썩 크지는 않다. 순정 상태에서도 P-코어 부스트 클럭은 4.9GHz까지, E-코어 부스트 클럭은 3.7GHz까지 동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대체로 더 나은 사용 경험이 가능해진다는 사실을 알기에는 충분한 결과다.
OCR 및 웹 서핑, 온라인 수업, 사진 보정, 앨범 생성 등 HTML5와 자바스크립트등 웹 브라우저 기반 작업 성능을 측정하는 WebXPRT 테스트, 멀티 스레드 활용도가 높은 시네벤치도 당연히 코어 i5-12600KF를 오버클럭한 상태에서의 성능이 더 좋게 나왔다.
PCMark10은 종합 성능 차이가 약 5%인 반면, 웹 서핑 성능은 WebXPRT 3 기준으로 볼 때 10% 이상 높은 성능을 기록했고, 이는 시네벤치 R23 멀티 스레드 테스트도 마찬가지다. 싱글 스레드는 최대 부스트 클럭 차이가 크지 않아 약 2.5% 차이에 그쳤다.
3DMark의 CPU 프로파일 테스트는 멀티 스레드 활용도에 따른 CPU 성능 측정을 위한 항목이다. 쉽게 말해 게임이 1개의 CPU 스레드만 활용할 때와 4스레드, 8스레드 사용시 성능을 비교하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1스레드와 2스레드는 코어 i5-12600KF의 순정 상태의 P-코어 부스트 클럭인 4.9GHz와 오버클럭 상태의 P-코어의 부스트 클럭인 5GHz의 차이가 작아, 성능 차이도 약 5% 정도에 그쳤다.
반면 4스레드, 8스레드, 16스레드로 CPU 멀티 코어 활용도가 높아지면, 올 코어 부스트 클럭이 높은 오버클럭 상태에서의 성능 차이가 10%까지 높아졌다. 물론 이 테스트는 그래픽 성능보다 CPU 성능을 중점 테스트한다는 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실제 게임에서 코어 i5-12600KF의 오버클럭 효과가 어떤지 확인했는데, 아쉽게도 게임 성능은 크게 오르지 못했다.
게임은 시네벤치와 같이 CPU 코어를 거의 항상 풀로 활용하는 '작업용' 프로그램과 달리 상황에 따라 CPU 코어 활용도가 수시로 변하는 만큼, 멀티 코어 활용도가 높아도 순간마다 CPU에 걸리는 부하가 달라져 클럭과 이용율도 수시로 변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게임 테스트 결과를 보면 성능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대체로 오버클럭한 상태에서의 성능이 높아 보다 안정적인 게임 경험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CPU로 더 높은 성능을, 코어 i5-12600KF 오버클럭
인텔 플랫폼에서는 오버클럭이 가능한 'K' 버전이 별도로 나오는 만큼 예전만큼 대중적이진 않다. 하지만 같은 라인업 중에서는 가장 높은 성능을 내주는데다, 자동 오버클럭 툴을 이용해 간단히 추가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때문에 'K' 버전을 쓰고 있다면 보너스 성능을 얻을 수 있는 오버클럭에 한 번쯤 도전해봐도 나쁠건 없다. 실리콘 자체의 성능을 거의 한계까지 끌어낸 것은 모든 'K' 버전이 마찬가지지만, 이번 기사의 주인공인 코어 i5-12600KF는 코어 i7/ i9 제품보다 코어가 적은 덕에 전력과 발열 특성이 좋아 상위 모델들보다 오버클럭 효율이 높은 편이다.
메인스트림급에서 효율을 추구한다면 코어 i5-12600KF 오버클럭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물론, 오버클럭은 필연적으로 전력과 발열 증가를 동반하는지라, 쿨러와 파워서플라이, 전력 공급을 제어해줄 메인보드의 선택에 조금 더 신경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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