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젠 7000 시리즈의 등장은 여러가지 의미로 PC 시장을 흔들어놨다.
우선적으로 높은 멀티 코어 성능으로 메인스트림급 작업자들에게 스레드리퍼 프로외에 새로운 희망이 되어주었고, 게임성능도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향상이 이뤄졌다.
하지만 향상된 성능은 발열과 전력 소모량이라는 반대급부를 요구했고, 이에 라이젠 9 7950X 같은 플래그십 모델은 3열 수랭 쿨러로도, 멀티 코어 활용도가 높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작업 부하가 낮은 시네벤치 R23 벤치마크에서도 온도제한치인 95℃를 가뿐하게 찍었다.
라이젠 7000 시리즈 '사용'자 입장에서는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발열과 전력을 최적화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다. 그래서 이번 기사는 라이젠 7000 시리즈를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라이젠 7000 시리즈 전력 효율화, 클릭 몇 번에 OK
라이젠 7000 시리즈 사용자에게 현재 성능은 문제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실리콘의 잠재력을 극대화해 내놓으면서 높아진 전력과 발열을 적절한 수준으로 제어해 주는 것이 관건이다.
그렇다면 어떤식으로 발열과 전력을 제어할 것인가? 성능을 극대화하는데 오버클럭이 있다면, 최적화에는 언더볼팅(클럭)이 있다. 언더볼팅이라면 오버클럭이 떠올라 두려움을 느끼기 쉽지만, 다행히 AMD는 손쉽게 전력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바로 라이젠 3000 시리즈부터 지원해온 에코(ECO) 모드다.
에코 모드는 라이젠 CPU의 기본 전력 제한선을 낮추는 기능으로, 당연히 발열과 전력이 낮아져 쾌적한 사용환경을 만들 수 있다. 단지, CPU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 줄어드는 만큼 당연히 성능 하락도 감수해야 하지만, 기본 상태의 성능이 뛰어나다면 어느 정도의 손실은 감수할 수 있을 것이다.
테스트에 사용된 라이젠 9 7950X는 라이젠 마스터를 통해 에코 모드를 활성화하면 전력 상한치가 230W에서 88W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 당연히 온도와 발열도 대폭 낮아진다.
또다른 전력 효율화 옵션은 자동 오버클럭 기능인 PBO(Precision Boost Overdrive), 혹은 프리시전 부스트 기능을 제어하는 CPB(Core Performance Boost) 기능을 들 수 있다. 최신 라이젠 마스터 툴에서는 아직 PBO와 CPB On/ Off가 지원되지 않아 부팅시 Del 혹은 F2 키를 눌러 바이오스에 진입해 꺼줘야 하지만, 옵션 하나만 바꾸면 되기에 간단하게 설정할 수 있다.
조금더 세밀한 최적화 값을 찾는다면 CPU 전력 및 온도 관련 여러 바이오스 옵션(PPT, TDC, EDC 등)을 조정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지만, 여러 변수가 관계된 만큼 번거로운데다 자칫하면 역효과도 날 수 있어 초보자에게 권장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그냥 이런 방법도 있다는 정도만 알고 넘어가자.
다음으로는 CPU 전력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하는 최대 전압을 제한하는 것이다. 오버클럭을 위해 전압을 높이는 것의 반대 버전으로 생각하면 쉽다. 라이젠 마스터를 통해 CPU에 공급되는 최대 전압을 전압을 손쉽게 조절할 수 있다.
참고로 라이젠 7000 시리즈의 기본 전압 변동폭 스펙은 0.650V부터 1.475V까지다. 이 말은 곧 해당 범위를 벗어난 전압에서는 정상 동작을 보증하기 어렵다는 의미므로, 가급적 해당 범위 안에서 설정하는 것을 권한다.
라이젠 9 7950X, 언더볼팅 효과는?
라이젠 9 7950X의 언터볼팅,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내줄까?
우선 기본 상태와 PBO OFF, CPB OFF, ECO 모드에서, 10분간 진행되는 시네벤치 R23 멀티 코어의 스로틀링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를 비교했다.
우선 전력 옵션별 성능(시네벤치 R23 멀티 코어 테스트)과 라이젠 마스터로 측정한 전력(PPT, W), 온도를 비교했다. 라이젠 마스터는 PPT 전력을 최대치 중 어느 정도를 쓰고 있는지 %로 표시하며, 본 차트에는 이를 계산한 값을 기록했다.
테스트 하드웨어는 지난 리뷰 때와 동일하지만 테스트 메인보드인 ROG CROSSHAIR X670E HERO의 바이오스는 리뷰 후 배포된 최신 버전(0705)을 적용했으니, 결과 확인에 참고하기 바란다.
성능 자체는 기본 상태에서 가장 높고, PBO OFF, CPB OFF, ECO 모드 순이다. PBO OFF는 기본 상태와 거의 동일한 성능을 내주지만 그만큼 온도와 전력이 거의 동일해 높은 발열과 전력을 잡기 위한 언더볼팅(클럭)의 의미가 없다.
반면 CPB OFF는 성능은 약 11% 줄어들지만 온도는 무려 30℃나 낮아지고, 전력 소모량도 약 40%나 줄어든다. ECO 모드는 온도와 전력은 가장 착하지만 성능 하락폭이 약 22%에 달한다.
성능과 전력, 온도를 감안했을 때 CPB OFF 환경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이때 CPU 클럭과 전압도 기록해 비교했다.
가장 효율적인 옵션으로 평가할 수 있는 CPB OFF 조건에서는 부스트 클럭 기능을 끈 만큼 최대 클럭이 베이스 클럭인 4.5GHz에 멈췄고, 이때 최고 전압은 1.03V를 기록했다. 반면 전력 효율을 우선시한 ECO 모드에서는 최고 클럭이 베이스 클럭에도 미치지 못하는 3.9GHz를기록했으며, 전압은 0.88V를 기록했다.
그럼, 위 결과를 바탕으로 CPU 최대 전압을 기본 상태인 1.22V와 CPB OFF 옵션의 1.03V 사이값이 1V와 1.1V로 제한했을 때는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테스트해봤다. 수동 전압 조절은 CPB값이 켜진 상태로 진행되었다.
기본값과 CPB OFF 사이, 수동 전압 고정 결과는?
수동으로 전압을 고정한 상태에서 성능과 온도, 전력 결과는 위와 같다. CPB가 켜진 상태에서도 전압을 1V로 내리면 최대 클럭이 베이스 클럭에 고정되고, 성능도 CPB OFF와 큰 차이가 없다. 기본 상태서 전압을 1V로 고정하는 건 사실상 CPB OFF 옵션과 동일하다.
반면 전압을 딱 기본 상태와 CPB OFF의 중간 수준인 1.1V로 조절한 상태에서는 CPB OFF 및 1V 상태보다 전력과 온도가 높아지지만 성능은 거의 차이가 없어, 효율면에서 권장하기 어려운 옵션이다.
라이젠 9 7950X 언더볼팅 게임, 동급 성능을 더욱 쾌적하게
작업이 아닌 게임에서는 라이젠 9 7950X 전력 옵션의 영향력이 어떤지, 지포스 RTX 3080 FE 그래픽 카드 오버워치2를 플레이하면 CapframeX로 주요 지표를 측정했다.
전력 옵션에 따른 게임 성능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온도와 전력 수치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CPB OFF와 언더볼팅 1V 상태에서는 CPU 온도가 무려 30℃ 가까이 떨어졌고, CPU 패키지 전력도 거의 50W 가까이 낮아져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라이젠 9 7950X, 간편하게 전력 효율과 온도도 착하게
CPU와 그래픽 카드 모두 세대를 거듭하며 효율 자체는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성능 경쟁이 우선시되면서 '제품' 자체의 발열과 전력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어, 이번 라이젠 7000 시리즈 같이 기본 상태에서의 발열과 전력이 감당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효율 자체가 상승한 만큼, 바이오스나 라이젠 마스터 류의 유틸리티로 적절히 옵션을 조정한다면 약간의 성능 하락을 감내하고 훨씬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라이젠 7000 시리즈의 플래그십 모델인 라이젠 9 7950X로 예를 들었지만, 그 하위 모델 역시 언더볼팅 세틍을 적용할 수 있다.
같은 언더볼팅 세팅이라도 CPU와 쿨러, 메인보드, 바이오스 및 OS 세팅 등 여러 요인에 따라 그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간단한 설정으로 라이젠 7000 시리즈의 사용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 수 있으니, 라이젠 7000 시리즈 효율 향상을 추구한다면 ECO와 PBO, CPB 옵션 변경부터 도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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