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미미, 김효선(일산하하가족상담센터/아동심리상담사)
‘눈 맞춤 육아’라고 들어보셨죠? 이는 아이에게 긍정적인 애착을 제공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입니다. 우리는 아이에게 질 좋은 애착을 주려고 합니다. 그런데 질 좋은 애착이란 무엇일까요?
그 전에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아기가 애착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태어나서 울고 미소 짓고 손짓을 하는 이유 말이죠. 바로 ‘생존’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돌 전, 아기 때는 아동의 욕구를 빠르게 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아기는 세상을 살아갈 믿음을 얻게 되지요.
여기서 아이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이 바로 ‘눈 맞춤’입니다.
왜 눈 맞춤을 해야 하는지, 눈 맞춤의 의미는 무엇인지, 지금부터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눈 맞춤은 아이의 눈을 봄으로써 아이의 상태와 욕구를 민감하게 알아주는 것으로 아이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 먼저 파악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눈 맞춤은 눈을 바라보는 것을 포함하지만 아이의 세계에 들어가서 아이가 어디를 보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현재 상태가 편안한지 불편한지, 뭔가를 하고 싶어 하는지를 알아채기 위해서인 것이죠.
왜 그걸 해줘야 하냐고요? 아이는 처음부터 혼자 자신이 왜 이러는지 알지 못합니다. 자신과 가까이에 있는 어떤 사람이 자주 자신과 접하면서 자신이 뭔가 불편할 때 그걸 알아주고 자신이 뭔가 이상할 때 먹을 것을 주고, 소리를 냈더니 같이 소리를 내주었을 때 ‘아!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편안하구나, 내가 필요로 할 때 바로 해결해 주는구나’ 하고 신뢰가 생기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생존을 제공하는 부모가 아이에게 눈을 맞추고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데 어떠한 이유로 빠르게 반응하지 못하고, 예를 들어 10번 불렀는데 3번만 반응한다면 어떨까요? 아이는 애타게 부모를 부르는데 기대하는 바가 이뤄지지 않으니 점점 ‘내가 뭔가를 해봐야 소용이 없다’고 인지하게 됩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아동은 내 기대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경험으로 인해 뭔가를 시도하려는 동기도, 뭔가를 요구하거나 뭔가를 해보려고 하는 신호와 행동도, 주변 세상과 소통하려는 의지도 갖지 못한 채 상호작용의 경험이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게 환경과의 경험이 줄어들면 심각할 경우 뇌에 손상이 오거나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눈 맞춤 육아는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방법은 아주 간단하고 또 쉽습니다.
아이가 ‘아’할 때 같이 ‘아’하는 것
아이가 접촉이 필요하다면 아이가 원하는 접촉부터 하는 것.
아이가 뭘 원하는지 아는 것.
눈 맞춤 육아는 이것부터 찾는 것이 시작입니다. 아이가 뭘 원하는지 몰라도 괜찮아요, 부모라고 자녀를 다 알 수는 없으니까요. 그럴 때는 아이와 눈을 맞춰주세요. 아이가 나를 보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눈을 보는 이유는 앞에서 말했듯이 아이가 보는 시선, 아이의 상태, 아이가 나와 소통하려고 하는지, 현재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지 아이를 살펴보기 위해서니까요.
그런데도 아이가 그게 아니라고 혹은 뭔가 잘되지 않아 울거나 힘들어할 때는 가만히 안아주세요. 그리고 “뭔가 잘 안 되어서 속상했구나.”라고 한두 번만 말해주세요. 그러고는 가만히 안고 있거나 등을 쓰다듬어 주세요. 아이가 부모의 품에서 충분히 마음을 달랜 뒤 스스로 마음을 조율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말이죠. 이때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렇게 눈 맞춤 육아를 하기 위해서는 아이와 눈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부모 스스로의 눈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지금 나는 상태가 어떤지, 지금 나는 어디를 보고 있는지, 내 마음은 편안한지, 머릿속이 복잡하지 않은지 스스로의 마음을 살펴봐 주세요. 그래야 오롯이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어요.
오늘부터 아이가 세상에 대한 안정적인 믿음을 갖고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기 위한 시작, 눈 맞춤 육아를 시작해 볼까요?
글 = 김미미, 김효선
일산하하가족상담센터장. 아동 대상의 놀이치료, 인형 진단평가, RT 발달 중재는 물론 청소년, 성인, 부부 상담까지 전 세대에 대한 상담 및 강의를 하고 있다. <눈맞춤 육아법(하루 5분, 아이의 마음까지 안아주는)>을 지었으며, 유튜브에서 <놀이치료사 하하 선생님의 눈맞춤TV>를 통해 부모들과 소통하고 있다.
방수호 기자/bsh2503@manz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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