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민경미(유아 특수교육 교사)
Q. 아이가 항상 수줍음이 많고 불안한 아이입니다. 취학 전에는 아이가 유치원에 가기 위해 엄마와 헤어지는 것을 너무 싫어했고, 1학년 시작했을 때는 극도로 더 악화됐습니다. 아이는 혼자 남겨질까 봐 늘 걱정합니다. 그 외에도 주위에 나쁜 일이 생길까 봐 걱정하는 말을 많이 합니다. 때론 그러한 강박 관념이 심해져 친구들 또한 거리감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위에 가까운 친구가 거의 없습니다. 걱정이 많은 우리 아이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A. 모든 아이들은 어두운 침실, 새 학년, 새로운 도전 등 두려움을 갖고 불안해합니다. 대부분은 불안함을 걱정하며 불평하고 넘어가지만 그중 3~17세 어린이 약 7%가 불안장애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일반인의 15%, ADHD 아동의 약 25%가 어린 시절 불안 장애를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아이의 마음을 알게 모르게 조금씩 쇠약하게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불안감을 가진 아이들에게 걱정과 불안은 자연적으로 사라지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 심해집니다. 심각한 불안감을 가지니 아이들은 먹거나 잠을 자거나 학교에 가는 일상적인 것들까지 멈출 수 있습니다.
아동기 불안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의 뇌에는 위험을 감지할 때 알리는 일종의 감지기가 있는데, 그것은 어떠한 일이 생길 때 싸우거나 도주하라는(Fight or Flight) 반응을 촉발시킵니다. 하지만 불안한 아이의 경우 이 감지기가 더 민감하고 예민한 수준으로 설정돼 있어 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불안은 집안 내력인 경향이 있는데 불안한 부모를 둔 아이는 부모가 불안하지 않은 아이에 비해 불안 장애를 가질 가능성이 최대 7배 더 높습니다. 이는 유전적인 이유 외에도 불안한 부모의 마음과 행동으로부터 아이가 많은 불안 행동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동기 불안 치료나 인지행동 치료를 할 경우 부모가 함께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의 불안 증상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아이가 보통 7~8살이 되면 주변의 세상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에 걱정하는 경향이 많아집니다.
정상적인 발달 범위에서의 걱정과 불안 장애의 차이는 '심각성'입니다. 어린아이는 자신의 걱정이 비현실적이거나 과장된 것임을 깨닫지 못하고 행동을 통해서만 그것을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병에 걸리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다면 아이는 지속적인 안심을 찾으려 하거나 강박적으로 손을 씻을 것입니다. 만약 부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걱정한다면 부모와 헤어지거나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불안 장애의 증상으로는 두통, 복통, 수면장애, 행동장애 등이 있습니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빠지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지속적으로 관련된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재 현장의 뉴스를 보면 “우리 집에도 불이 날 수 있나요?”라고 정상적으로 물어볼 수 있는데 몇 달 후까지 화재에 대해 집착하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불안장애의 유형에는 무엇이 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아이의 불안은 여러 가지 장애로 나타날 수 있는데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반화된 불안 장애
일반화된 불안 장애는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는 경향일 뿐만 아니라 일상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까?', '시험을 잘 못 치면 어떡하지?', '좋은 학교에 들어갈 수 있을까?' 등과 같은 불안은 과도하게 공부하거나 연습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불안을 가진 아이는 기대에 부응하는 능력에 대해 끊임없이 걱정합니다. 이로 인해 피로, 복통, 두통을 포함한 신체적 증상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사회 불안 장애
사회적 불안이 있는 아이는 사람을 만나거나 대화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가끔 수줍음을 타거나 자의식을 갖지만 아이가 당황스러운 행동을 하거나 부정적으로 판단되는 것에 대한 과도하게 걱정할 때는 이 장애를 갖고 있을 수 있습니다.
사회적 불안이 있으면 아이가 학교나 다른 사회적 상황을 피하고, 그곳에 가라는 압박을 받으면 울거나 짜증을 냅니다. 어떤 아이는 수업 시간에 말을 하거나 식당에서 주문하는 것과 같은 것에 특히 두려워하는 사회적 불안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선택적 함구증
선택적 함구증을 가진 아이는 가족, 친구와 쉽게 대화를 나누지만 남들 앞에서는 불안해서 말을 전혀 하지 못합니다. 부모와 교사는 때때로 이 침묵을 아이가 의도한 것이라고 해석하지만 아이는 사실 극심한 자의식으로 마비되진 것 일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아이에게 말을 하라고 해도 아이는 얼어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아이는 말은 하지 않고 의사소통을 위해 고개를 끄덕이거나 얼굴 표정을 사용할 것입니다.
강박장애
만약 아이가 극심한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다면 이를 없애기 위해 반복적인 의식을 해야 한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강박장애'입니다.
강박장애를 가진 아이는 원치 않는 생각과 두려움에 압도돼 반복적인 행동에 의해 그 불안감을 완화시키려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불안 공포를 중화시키고 편해지기 위해 손을 억지로 씻거나 문을 잠갔다가 다시 잠그거나 반복적인 질문을 하고 안심을 구하는 등의 의식을 하기도 합니다.
가정에서 아이의 불안을 줄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요?
아이가 불안 행동을 보이긴 하지만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우선 집에서 먼저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두려움에 맞설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이가 개를 두려워해 불안해한다면 아마도 부모님은 아이를 개로부터 멀리 떨어뜨리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아이의 두려움을 더 강화시키는 것일 수 있습니다.
무조건 피하기보다 두려움에 맞서고 그것을 관리하는 기술을 알려줘야 합니다. 즉, 두려워하는 개를 피하기보단 멀리서 개를 지켜보고 목줄에 매어있는 상태에서 쓰다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이때, 아이가 마주하기 싫은 상황에 직면하도록 강요를 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아이가 두려워하거나 크게 불안해한다고 비난하는 것도 삼가야 합니다. 아이를 부드럽게 격려하되 아이가 실제로 불안을 완화할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불안의 원인을 알아보세요
불안한 상황에서 아이를 안심시키기 전에 먼저 어떤 것이 아이를 초조하고 불안하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 필요가 있습니다. 진정한 이유를 알면 그에 대처할 수 있도록 미리 아이의 큰 불안 요소를 낮춰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신체적으로 호소하는 아픔의 주요 원인이 불안이라면 불안한 감정이 신체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진정시키는 법을 가르쳐주세요
몸속에 불안한 감정을 두고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들이 여러 가지 있는데, 심호흡, 숫자 세기, 비눗 방울 불기, 색칠하기 등이 대표적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불안과 화를 통제할 몇 가지 방법에 대해 얘기해 보고 아이에게 맞는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글 = 민경미 (유아 특수교육 교사)미국 캔자스 대학 교육 심리(아동발달/학습) 박사 과정중이며 동 대학 유아 특수교육 석사 졸업했다.캔자스주 유아특수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며, 캔자스주 공립학교 셀돈(Sheldon) 유아 특수 교사로 재직중이다. 미국DEC와 ISJ 학회에서 ‘아이의 실행 기능 높이는 교육법’과 ‘트라우마 아이들을 위한 효과적 자기조절법’등 다수 논문을 발표했다. 저서로 <트라우마 있는 우리 아이,어떻게 훈육할까?>를 지었다.
길문혁 기자/ansgur0317@manz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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